왕사남 보고옴.
기대를 품고 밤 9시 영화.
진짜 진짜 그동안 짤 보고 스포 보고 엄청 기대 함.
주머니에 휴지도 잔뜩 넣어감.
막판에 끝날 때 휴지로 눈물 콧물 다 닦았음.
중간에는 눈물이 안 났느데 막판에 전하 돌아가실 때 눈물이 남.
영화 잘 보긴 함.
쉽더라.
그런데 쉽다는 이면에는 영화가 좀 평이하더라.
클라이막스라는 것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어.
기승전결로 흐르는 클라이막스라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기 - 승 - 결이 되어버린 느낌.
그냥, 좀 후루룩? 시시하게? 끝이 나버림.
정말 너무, 뭔가, 뭔가가 없었어.
그 짜릿한 한방이라는 것이 없었어.
하다 못해서 금성대군의 궐기라도 좀 멋있게 짠! 했어야 하는데...그것도 없었음...
화면은 뚝뚝 끊어지고, 영화가 매끄럽게 연결이 안되는 느낌을 받음.
굳이 저 각도로? 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들이 있었고.
금성대군 사약 먹고 피 토하는 장면이나 매화가 뛰어내리는 장면은 뺐어도 될 뻔 했더라.
보는 내내 느낌이 조선판 서프라이즈 보는 느낌이었음.
아니면 천일야사? 그 깔로 보였던 것이 사실임.
진짜, 배우가 살린 영화? 라는 생각이 들었음.
유해진은 정말 미쳤더라. 유지태도. 전하도.
더 입체적으로 살릴 수 있었던 인물들을 평이하게 그린 것도 그렇고.
굳이 넣지 않아도 될 대사들도 조금 거슬리긴 했음.
너무 인위적인 대사들.
백성을 긍휼히 여기는 것이 왕의 마음, 이런 대사들.
중간 중간에 돈을 안 썼나? 싶었던 장면들도 있었고.
알고 가서 그런가 생각보다 호랑이는 신경쓰이지 않더라.
다만 정말 아쉬움이 많았던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
내가 사극을 너무 좋아해서 더 그럴지도.
진짜 극장에 걸리는 사극 영화는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다 보긴 했지만...
한 방. 임팩트. 그게 없고, 장면 전환이 너무 뜬금없고, 너무 잘라버린 느낌이 강했어.
금성대군의 모습도 너무 평면적이었고...
내가 평론가가 아니니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하여간에 그랬어.
그래도 보고 나오니 속은 후련하더라.
나도 천만대열에 끼어야지! 하면서 벼르고 간 극장이었거든.
나, 남편, 그리고 딸.
이렇게 셋이서 봤는데 셋의 의견이 모두 동일한 것도 개신기했음 ㅋ
남편은 안 울고 나하고 딸만 울었어.
내가 조금 더 많이 울긴 함. ㅎㅎㅎㅎㅎ
나한테 있어서 왕사남은 아마 두쫀쿠가 될 것 같아.
엄청 기대하고 먹었는데 생각보다 내 스타일이 아니었던 것이지.
누군가에게는 아마 엄청나게 맛있는 두쫀쿠지만 나에게는 한 번 먹어본 것으로 족하다 싶은 것처럼. 두 번은 먹지 않을 간식인 것처럼.
누군가에는 인생작, 눈물 나는, 그리고 정말 멋진 영화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그냥 한 번 본 것으로 만족한, 두 번은 보지 않을 그런 영화 같아.
그래도 꼭 천만 갔으면 좋겠어!
사실 매일 매일 12시만 되면 오늘은 몇명이 봤을까, 천만은 언제 갱신할까 두근거리면서 보고 있거든.
오늘 701만! 거기에 우리 가족 표도 3장 들어감!
멋있었던 장면
1. 전하가 밤에 답신을 활로 쏘는 장면 - 마루에 서서 활시위를 겨누는 전하가 멋있었어. 난 그런게 취향인가봐.
2. 전하가 금성대군을 만나러 가기 위해 펄럭! 도포를 입으실 때. - 역시 난 그런 취향인가봐 ㅋ
3. 네 이놈 (호랑이 이놈! 한명회 이놈!)
4. 전하가 물에 빠져 한숨 쉬실 때. (이것 역시 내취향.)
덤으로, 개그는 나와 코드가 맞았음.
차라리 계속 코미디였음 했었어, (역사가 코미디로 끝날 수 없었긴 하지만).
그 주고받는 개그 대사들이 제 취향이었어요. (사실 전 시발도 좋았거든요 ㅋ)
그랬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