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한줄평 :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 갔다!
착한 휴먼코미디가 뒤숭숭할 수 있다니, 그것도 재주라면 재주다. 뭐라고 말하는지 그 맥락을 종잡을 수 없다. 영화 ‘대가족’(감독 양우석)이다.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김윤석)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가족 코미디다. ‘변호인’ ‘강철비’ 양우석 감독의 신작으로, 웃음과 감동 속에 가족에 대한 메시지를 녹이려고 했으나 실패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 ‘변호인’으로 코 끝 징한 감동을 선사했던 양우석 감독의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조악한 완성본이다. 편집은 메마른 만두피처럼 툭툭 끊기고, 장면 연결은 거칠다. 오히려 편집이 엉망인 게 시작부터 끝까지 균일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목적을 알 수 없는 장면들도 곳곳에 삽입돼 이야기의 맥을 끊는다. 뒤로 갈수록 더욱 산만하다.
일부러 관객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게 하기 위한 ‘불친절한 연출’이었다고 하기엔 ‘신파’는 사골처럼 친절하게 우려낸다. 2000년 배경인 이야기라고 해도 2000년에 개봉한 영화처럼 느껴질 필요는 없지 않나. 촌스러운 장면 배열과 뜬금없는 사운드트랙이 볼 맛을 더욱 잃게 만든다.
이때문에 혼신의 힘을 다한 배우들의 연기력은 낭비된 느낌을 준다. 특히 ‘이순신’을 벗고 스크루지 영감처럼 완벽하게 변신한 함무옥 역의 김윤석은, 아깝다. 그나마 두 아역배우 김시우, 윤채나와 함께 만들어간 에너지가 이 영화을 지탱하는 유일한 힘이다. 이승기와 김성령도 몫을 해내려 애쓴다.
다만 초반 등장하는 아름다운 대자연은 장관이고, 절경이다. 12월 11일 개봉.
■고구마지수 : 3.5개
■수면제지수 : 3.0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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