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도 건축적 공간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들의 심리적 상태와 관계의 긴장감을 암시하고 표현하는 중요한 장치로 사용된다. 우선 여기서는 등장인물들이 밀폐된 실내 공간에 배치된다. 방, 복도, 지하공간 또는 외부와 단절된 사무실 등에 배치함으로써 인물들을 외부세계와 격리된 상태로 표현한다. 이런 밀폐된 공간은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고립감을 반영하고 비밀, 불안, 숨겨진 동기를 상징한다. 또한 긴장감과 억압된 감정을 강조하기도 한다.
드라마에서는 유리창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취조실의 유리창이 자주 등장한다. 이를 통해 외부와 내부가 시각적으로 연결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단절된 느낌을 준다. 유리창을 통해 인물들이 바깥세계를 바라보지만 상호작용하는 장면은 보기 힘들다. 유리창은 현대사회에서 인간관계의 단절과 타인으로부터 소외된 심리를 나타낸다. ‘바라보지만 닿을 수 없는’ 거리감은 등장인물들의 내적 고립과 외로움을 표현한다.
주요 장면에서 모퉁이나 경계공간-복도, 건물의 교차점 등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딸 ‘장하빈’의 방 앞의 막다른 복도는 방문이 열렸을 때와 닫혔을 때의 상반된 장면을 통해 극의 심리적 긴장감을 표현한다. 즉 경계공간은 인물들이 갈등 속에 처해 있음을 나타내며, 선택의 기로 또는 관계의 변화 가능성을 암시한다. 특히 모퉁이는 긴박한 심리적 상황과 갈등의 전환점을 시각적으로 상징한다.
안읽은 덬들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