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후기(리뷰) 손보싫 화면해설 #3 - 가족. 그 가깝고도 먼 관계 (4화 공항씬)
370 7
2024.10.20 01:50
370 7

"어 나 지금 공항. 지욱이가 같이 왔어"

[걔가 거기까지 왜?]

"아니이. 안우재 와이프가 공항 버스타는 것까지 지켜봐가지고."

[걔는 왠 오지랖이야.]

"내 업보지 뭐."

 

YqoZvq

전화 통화를 하며 대기실로 향하던 해영의 걸음이 지욱을 발견하는 순간 멈췄다. 지욱은 한 가족을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하하호호 웃으며 선물을 이야기하는 가족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그걸 바라보는 지욱의 모습은 퍽 쓸쓸해보였고, 그걸 보는 해영은 안타까움에 입이 썼다. 해영은 아무렇지 않은 척 지욱에 옆으로 가 앉았다.  

 

"다했다~" 

 

해영의 목소리에 지욱의 고개가 해영 쪽으로 돌아갔다. 

 

 

https://img.theqoo.net/SGrGYu

 

"편 is free~ 이제 가도 돼. 뭐 어떻게, 온 김에 신행도 같이 갈래?"

 

해영의 너스레에 지욱이 픽 웃었고, 해영도 따라 웃었다. 

 

"휴가.. 어머니하고 보낼 줄 알았어요."

 

해영의 입가에 웃음이 사라졌다. 지욱에게 향했던 시선을 거두며, 해영이 말했다. 

 

"나 엄마랑 그렇게 안 친해.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아, 안 친해? 안 좋아한다고? 어머닐?"

"응"

 

예상치 못한 답변에 놀란 지욱의 입에서 반말이 튀어나왔지만, 해영은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어떻게 은옥 엄마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지? 지욱은 햇살같이 따스하고 살갑던 은옥을 떠올리며, 이번 가짜 결혼식의 또다른 목적을 언급했다. 

 

"가짜 결혼식 어머니 위해 한 거였잖아요. 사랑하니까."

"사랑은 하지. 근데.. 좋아해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것처럼, 사랑해도 좋아하지 않을 수 있는 거잖아."

 

엄마니까, 가족이니까. 그래서 사랑은 하지만.. 그 뿐이라는 뜻이 담긴 말을 덤덤하게 뱉는 해영의 얼굴이 퍽 쓸쓸해보였다. 마치 담배와 겨루던 어린 지욱의 모습처럼.  왜 저런 생각을 했을까. 무엇이 손님을 서운하게 했을까. 고민하던 지욱이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이, 서운해서 그런 거예요? 어머니가 손님 기억못해서, 아, 그건 병 때문에~"

"우리 엄마 원래 그랬어."

"원래?"

 

YItZHG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해영은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관심 줄 데, 신경쓸 데가 많아서, 난 늘 기억 안나는 애. 까먹은 애. 그래도 괜찮은 애. 왜냐? 친딸이니까"

 

순간적으로 자신을 따스히 안아주며, 더없는 애정을 베풀던 은옥의 모습이 떠올랐다. 해영이 말하던 관심 줄 데, 신경쓸 데였던 지욱. 어쩌면 자신은 해영에게 돌아가야했을 애정과 관심을 갈취한 것이었을까. 한편으로 지욱은 조심스레, 진심으로 미안해하며 해영에게 자신이 은옥의 위탁아임을 들키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던 은옥의 모습을 떠올렸다. 

 

'지욱이 비밀 잘 지키니?'

 

왜 그토록 은옥이 자신의 존재를 해영에게 숨기려 들었는 지, 이제는 전부 이해할 수 있었다. 해영에게, 지욱의 존재는 상처가 되기 충분했으니까. 지욱의 표정이 조금씩 어두워졌다. 

 

"헐, 나야말로 까먹을 뻔 했다. 이거, 알바비"

 

그 때 해영이 호들갑을 떨며 제법 두툼한 봉투를 지욱에게 내밀었다. 알바비? 

 

"애기 임보해 주기로 했잖아요"

"노동력의 대가는 무조건 돈이야~ 돈으로 받아. 네가 여기까지 와준 것처럼 나도 임보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해영은 세상물정 모르는 애에게 한 수 가르쳐준다는 듯이, 충고까지 하면서 지욱에게 알바비를 받을 것을 종용했다. 

 

"됐어요."

 

엄마를 위한 결혼인데, 사실은 아무것도 받지 않고 할 수도 있었던 일이라, 지욱은 거절하려 했다. 그러나 해영은 아랑곳하지않고 억지로 지욱의 주머니에 봉투를 쑤셔넣었다. 

 

kFDnnm

"최저시급에서 아주 조금만 더 넣었어. 딱, 캐나다 항공권 살 정도로만"

"누가 캐나다에 간대? 캐나다 오라는 소리 듣기 싫어서 결혼한 건데."

"가고 싶어서 듣기 싫은 건 아니고?"

 

말이 전혀 안 통하네. 진짜 그런 거 아닌데. 지욱은 한숨을 푹 쉬고 이별을 고했다.

 

"갈게요. 여행, 잘 다녀와요."

"남편!"

 

채 한 걸음 떼기도 전에 등 뒤에서 들리는 말에 지욱이 멈춰서 돌아섰다. 

 

"할머니는 손자보다 딸이 우선이었지만, 나는 내 남편이 우선이야. 오로지 내 남편을 위해서 말하는 거야, 난. 남편이 가고 싶은 데 가고, 남편이 보고싶은 사람 만나고, 남편이 살고 싶은 대로 살아."

 

어제 내가 한 말이 마음에 걸렸었나. 그런데 그보다, 

 

"왜 자꾸, 남편이라고 불러?"

 

우리의 계약은 결혼식까지였잖아. 결혼식이 끝난 지금은, 이제 아무것도 아니고. 의아해하는 지욱에게 해영이 반지낀 손을 흔들며 말했다. 

yKsiIQ

"우리 아직, 가족이야!"

 

당신은 내가 누군지 모르면서, 그저 식이나 같이 올린 가짜신랑에게, 그 잠깐의 인연만으로도 내게, 그렇게 말해주는 구나. 지욱은 자신도 모르게 픽 웃어버렸다. 그리고 결심했다. 

 

한순간이나마 자신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가장 아픈 손가락으로 생각해준 해영이 상처받지 않게 하기 위해, 도망치기로.  

 

 

 

 

 

 

목록 스크랩 (1)
댓글 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이소이 X 더쿠💖] 세럼이 아니다. 쎄럼이다! 더 쎄져서 돌아온 아이소이 NEW 잡티로즈쎄럼! 50명 체험단 모집 372 03.15 13,50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278,38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834,30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207,86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094,805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3/12 ver.) 62 02.04 237,969
공지 알림/결과 ────── ⋆⋅ 2025 드라마 라인업 ⋅⋆ ────── 112 24.02.08 2,740,417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2,756,452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3,858,710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64 22.03.12 4,996,226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8 21.04.26 4,104,172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4,170,763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72 19.02.22 4,309,997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4,461,478
모든 공지 확인하기()
14054168 잡담 ㅍㅆ 난 학생시절까지만 딱 재밌었는듯 02:03 7
14054167 잡담 폭싹 5회인가? 박보검 대사 중에 그 하루가 참 치사스럽다 이런 대사있자나 이대사 다른 작품에도 나오지않아? 02:03 6
14054166 잡담 나 근데 금명이 버스 장면 예고로 나올 때 1 02:03 10
14054165 잡담 젊은애순-금명 같은 배우인것도 좀 미스인듯 3 02:03 46
14054164 잡담 언더스쿨 빨리 해성수아 청혼 데칼 나올 거라고 해. 02:02 11
14054163 잡담 언더스쿨 나 솔직히 연기합 이런거 크게 잘 못느끼는데 2 02:02 33
14054162 잡담 언더스쿨 먼훗날 병문고의 괴담은 이사장 괴담만 남을듯 02:02 23
14054161 잡담 은명이 약간 신경쓰이는 재질임.. 얘 뭐 말도 잘 안하는데 2 02:02 40
14054160 잡담 폭싹 난 근데 이미 이렇게 전개되고 있는거 그냥 이리 전개된 상황에서 즐기자 주의라 11 02:00 121
14054159 잡담 폭싹 금명이가 틱틱거리는것보단 차라리 지나치게 착한아이처럼 구는게 맞지않나 9 02:00 109
14054158 잡담 폭싹 관식이가 애순이한테 시 쓴거 보여줄때 2 02:00 41
14054157 잡담 동백꽃도 작감배합이 좋아서 그렇지 불호포인트는 꽤 있었음 1 02:00 91
14054156 잡담 폭싹 밸런스는 1막이 가장 좋았던듯 02:00 36
14054155 잡담 폭싹 와중에 금명이 서울대입학 인동 2위까지 올라왔다 ㅋㅋ 3 02:00 116
14054154 잡담 그럼 폭싹은 4.3도 학생운동도 안나오는 시대극이 된거야 지금까진..? 4 02:00 124
14054153 잡담 언더스쿨 근데 해성수아 이렇게 될줄 몰랐을 때도 상담실씬 ㅈㄴ 좋아했음 2 02:00 44
14054152 잡담 언더스쿨 존댓말하던게 전생같다 2 02:00 39
14054151 잡담 언더스쿨 정체 밝힐때 자연스럽게 말 놓는거에서 못벗어나는중 3 02:00 35
14054150 잡담 임상춘 남캐들 유니콘인거 ㄱㅊ은데 1 01:59 105
14054149 잡담 폭싹 배우 안 바뀌는 기준 알겠는데 학씨랑 학씨 와이프가 제일 웃김 3 01:59 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