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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리뷰: 포테이토 지수 69%] '조커: 폴리 아 되'...성공한 1편의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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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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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예상·기대치 빗나간 137분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는 없을 듯

 

 

[맥스무비= 이해리 기자]

 

 


돌아온 조커가 영 신통치 않다. 

 

관객의 예상을 빗나가는 건 시작일 뿐. 장장 137분 동안 수용소와 재판장을 반복해 오가면서 아서 플렉의 현실과 상상을 교차하는 영화는 1편이 보인 광기의 폭발력을 전혀 따라가지 못한다. 5년 전 나온 '조커'의 탄생을 열렬히 지지하는 팬들에게 가차 없이 당혹감을 안긴다. 영화의 내용으로나, 초반부터 쏟아지는 관객의 냉혹한 평가를 고려할 때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를 또 만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1일 개봉한 '조커: 폴리 아 되'가 초반부터 관객의 혹독한 평가에 직면했다. 기대가 높으면 실망이 크다는 사실은 영화 흥행의 불문율. 하지만 기대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영화는 고담시의 외톨이 아서 플렉이 내면에 잠자고 있던 광기를 깨워 문제적 존재 조커로 변화하는 과정을 다룬 2019년작 '조커'가 이룬 성취에만 기댄 채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는다. 정신 질환이 공유되는 상태를 일컫는 의학용어인 '폴리 아 되'라는 부제 또한 오히려 실망감을 키운다. 조커와 할리 퀸 사이에 형성되는 광기의 공유가 어떻게 이뤄질지 궁금증을 키웠지만 시시하게 휘발된다.

 

 

 

● 뮤지컬 설정이 문제가 아닌...'조커'의 정체성 증발 

 

 

조커가 고담시를 혼돈에 빠트리고 2년이 지난 뒤 악명 높은 아캄 수용소에 갇혀 재판을 기다리는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은 피폐하고 무기력한 상태다. 수용소에서 우연히 만난 리 퀸젤(레이디 가가)의 적극적인 모습에 이끌리는 그는 함께 부르는 노래로 감정을 나누고 둘만의 세상을 상상한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다. 

 

무고한 이들을 죽인 죄로 아서 플렉의 재판이 시작될 무렵, 리 퀸젤은 수용소를 나와 스스로를 할리 퀸이라고 칭하면서 조커의 연인이자 추종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변호사는 리 퀸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미 사랑에 빠진 아서 플렉의 귀에 들어올리 없다.  

 

영화는 아서 플렉의 재판 내용에 러닝타임 대부분을 할애한다. 수용소와 재판을 오가는 비루한 현실을 벗어나는 방법은 상상뿐이다. 아서 플렉은 운명의 상대 리 퀸젤과 세상을 도발하는 상상을 하고, 그 장면들은 영화 내내 뮤지컬 형식으로 쉼 없이 이어진다. 

 

개봉 전부터 '우려'와 '궁금증'이 증폭된 뮤지컬 설정은 영화에서 상당한 분량을 차지한다. 무대에서 그토록 주목받고 싶었던 코미디언 아서 플렉이 상상 속 뮤지컬 무대에서만큼은 마음껏 주인공이 된다는 장치로 뮤지컬은 효과적인 기능을 한다. 노래에 온전히 감정을 싣는 두 배우의 진심도 느껴진다.

 

사실 영화 전체에서 뮤지컬 설정은 그리 문제가 아니다. 이번 영화의 함정이자 한계는 조커의 정체성이 증발했다는 데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받은 학대의 상처로 인격이 분리된 장애를 지닌 아서 플렉은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느끼는 격렬한 배신감, 사람들로부터 외면받고 무시당하면서 받는 상처로 내면에 움튼 존재 조커로 각성한다. 1편의 마지막은 조커가 일깨운 광기로 뒤덮인 고담시를 비춘다. 한껏 고조된 분위기 끝에 출발하는 2편이지만, 오히려 조커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할리 퀸과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 광기와 폭주의 교감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1편을 잇는 후속편이라기보다 1편에 달린 별책부록에 가깝다. 그런 이야기를 2시간 넘도록 이어간다.

 

특히 재판 말미, 스스로 조커가 아니라고 선언하는 아서 플렉의 절규에서는 이번 '조커: 폴리 아 되'가 조커에서 벗어나 제대로 살아가는 한 인간이길 바라는 아서 플렉으로 회귀했다는 짙은 인상을 준다. 캐릭터가 혼란스럽게 붕괴된다. 새로운 인물 할리 퀸 역시 소극적인 역할에만 그친다. 재판 장면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설정에서도 조커 시리즈의 고유한 매력은 사라진다.

 

굳이 미덕을 찾자면 장면마다 밀도를 높여 쌓아가는 미장센의 힘이다. 관객의 집중력을 끝까지 붙잡는다. 또한 1편에 등장한 아서 플렉의 직장 동료인 개리가 증인으로 출석한 재판 장면에서 잠자던 파괴 본능이 깨어난 아서 플렉이 현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재판장을 저격하는 장면의 긴장감도 짜릿하다. 하지만 그 뿐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문득 궁금해진다. '조커: 폴리 아 되'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주도권을 쥔 주체는 누구였을까.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토드 필립스 감독이었을까, 없어서는 안될 존재인 배우 호아킨 피닉스였을까, 1편을 통해 전 세계에서 10억달러(1조3200억원)를 벌어들인 워너브라더스였을까. 

 

 

https://www.maxmovie.com/news/439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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