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욱) 손님
해영) 응?
지욱) 왜 화 안 내요?
해영) 내가 화낼 일이 뭐가 있어?
지욱) 내가 말 안 했잖아요 떠날 수도 있다고
해영) 말 안 할 수도 있지. 근데 언제 떠날 건지는 얘기해 줘. 침대는 좀 아깝다 많이 쓰지도 않았는데. 뭐 먹을래?
지욱) 그게 다야? 내가 떠날 수도 있는데 다신 못 볼 수도 있는데, 그게 다냐고
해영) 이 집에서 언니, 오빠, 동생으로 같이 산 사람이 몇명인 줄 알아? 그 수많은 사람 중에 나한테 남은 건 자연이랑 희성이밖에 없어 가족처럼 살다가 가족이었다가 그렇게 남이 돼서 멀어지는 거? 나 너무 익숙해.
지욱) 나도 그중의 하나구나
해영) 너 가야 되잖아. 갈 거잖아 그냥 가
지욱) 알았어요 갈게요.
저녁은 혼자 먹어요
해영) 개새끼
지욱) 가짜 신랑 해달라고 해서 했을 때는 천사견이라고 하더니 가라고 해서 가니까 개새끼야?
해영) 할머니 돌아가셨어 돌아가신 할머니 말 안 듣는다고 더 잘못될 게 있어?
지욱) 손님
해영) 엄마? 엄마가 너한테 뭐 해줬는데 한번이라도 너 안고 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있니? 근데도 할머니 유언 지키려고 엄마 지키려고 떠난다고? 야! 넌 개새끼도 아니야 그냥 등신 머저리 개호구 새끼야 알아?
지욱) 나를 안고 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너도 없어.
손해영 너도 나 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사랑해 손해영
해영) 확실히 말해. 그래서 갈 거야 말 거야
지욱) 말하고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