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인 엄태화 감독은 어떤 반응을 보여줬나?
"엊그제 형과 형수님과 만났다. 형수님이 '놀아주는 여자'를 보고 있는 모습이라고 사진을 보여주셨다. 하나는 형이 형수님을 찍은 건데, 형수님은 '놀아주는 여자' 보면서 계속 울어서 눈물을 닦고 계셨다. 또 다른 사진 속 형은 막 인상 쓰면서 딴 곳을 쳐다보고 있더라. 제가 낯간지러운 말을 하고 그러니까 그런 표정을 짓더라."
- 내가 생각해도 이건 좀 멋있었다, 재미있었다 하는 장면이 있다면?
"보통 처음 볼 땐 긴장해서 잘 안 웃는다. 그런데 처음 보는데도 웃음이 났던 장면이 있다. 뽀뽀하고 나서 기절하는 장면을 보고 '왜 저러나?' 싶었다."
- 종방연도 화제가 많이 됐다. 드라마 촬영이 끝난 지 오래됐는데 이렇게 많은 이들이 모이는 건 그만큼 다들 돈독하고 애정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할 텐데, 오랜만에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다들 각자 다른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오시지 못한 스태프들도 있었지만 그렇게 다 같이 만나니까 반가웠다."
- 누가 모이자고 연락을 한 건가?
"저는 회사를 통해서 연락이 왔다. 저는 카톡이 없다. 아직 안 쓰고 있다."
- 요즘은 단톡방 통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공유를 하지 않나? 불편함이 있지 않나?
"제가 단톡방에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는데, 회사와 일을 할 때도 사진이나 문서를 메일로 보내주신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안 쓰다 보니까 계속 그렇게 됐다. 꽤 오래전인데, 형이 휴대폰을 가져와서는 "너 이런 거 해야 된다"라고 하며 카톡 가입을 시켰다. 그런데 갑자기 "카톡 카톡"하면서 엄청 많이 오더라. 그래서 제가 바로 탈퇴해버렸다. 알람만으로도 너무 놀라서 탈퇴한 후에는 안 한다."
- 한선화 배우가 인스타그램에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는데 확인은 했나?
"다 보고 알고 있다. 친구가 가입시켜줘서 볼 수 있는 계정은 있다. 작년에 만들어줬다. 저는 보는 것만 된다.(웃음)"
- 데뷔 18년 차가 됐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어떤지 궁금하다.
"18년까지는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마음가짐은 비슷한 것 같다. 매 작품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큰 차이 없다. 똑같이 긴장한다."
- 연기할 때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이 일이 직업이다 보니 잘 해내야 하니까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
- 연기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도 궁금하다.
"처음 시작한 건 교회에서 시켜서였다. 그때 잘생긴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학원을 진지하게 다녀보자고 하더라. 그 친구는 미술 학원을 등록하고 저는 연기 학원을 등록했다. 처음엔 이렇게 힘들 줄 모르고 약간 멋있어 보여서 시작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굉장히 열심히 했다. 재미가 있었는지, 아님 잘하고 싶었는지. 시간이 빠르게 지나다 보니 벌써 20년이 넘었다. 그 친구는 의상 쪽 일을 하고 있다."
- 성격이 'IIII'라고 할 정도로 조용하고 차분한데, 연기하면서 밝아진 면도 있나?
"그 모습은 제 여러 모습 중 하나인 것 같다. 방송에 나가면 카메라가 있고 스태프도 있어서 낯설다. 그래서 더 그런 모습만 부각이 되는 것 같은데 친한 친구와 둘이 있으면 수다 떠는 걸 좋아한다. 다양한 모습이 있다."
- '거미집'에 특별출연했을 때 너무 잘생긴 배우로 나와서 모두가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놀아주는 여자'까지 멋진 역할을 하다 보니 팬들은 계속 이런 연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보내기도 하더라.
"저는 항상 하고 싶었다. 하지만 시켜주셔야 하니까.(웃음)"
- 이번에 '놀아주는 여자'를 통해 '로코킹'이라는 수식어도 생긴 것 같다. 또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나?
"수식어를 붙여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많이 붙여주시면 그것에 맞게끔 더 열심히 힘내서 해보도록 하겠다. '로코킹'은 한두 작품 더 해봐야 알 것 같다."
- 자신의 필모그래피 중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이 작품을 찍고 나서 배우를 직업으로 해봐도 되겠다고 생각했던 계기가 된 작품은 '밀정'이다. 그전까지는 계속 고민을 많이 했다. 부족함을 많이 느꼈었다. '밀정' 때 김지운 감독님과 송강호 선배님이 많은 자신감을 주셨다. 말로 특별히 해주셨다기보다는 그냥 느껴진다. 그래서 정말 감사했다. 선배님에게 공격적인 연기를 해도 다 받아주신다. 잘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힘을 주셨다. 연기가 재미있구나, 하면서 신나기도 했다. 그 작품을 계기로 직업적으로 더 생각하게 됐다. 너무나 감사한 작품이다."
- 이번 '놀아주는 여자'는 어떤가? 자신감이 생긴 부분이 있나?
"자신감보다는 감사하다는 마음이 엄청 깔린 것 같다. 매번 다른 대본이고 캐릭터다 보니 계속 확신이 없을 것 같다. 찍을 때 모니터한 것과 편집본은 느낌이 달라서 감을 잘 못 잡겠더라. 그래서 확신이 없었던 것 같다."
- '놀아주는 여자'는 배우 엄태구에게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가?
"다른 색깔을 낼 수 있게 캐스팅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또 다들 재미있게 봐주셔서 다행이고, 이렇게 잘 끝나서 또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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