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손에 쥐고 있던 단테의 '신곡' 첫 구절 '우리 인생길의 한 가운데에서 나는 올바른 길을 잃고 어두운 숲속을 헤매고 있었다'가 계속 마음에 쓰였다는 김지은 작가는 "나는 계속 걸어가는데 지금 어디에 있는지 날은 계속 어두워지는데 여기서 멈출 수도 없는데 마치 꼭 제 자신을 보는 거 같아서. 그러다 또 다른 인생길에서 숲속을 헤매고 있을 누군가와 함께 걸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 얘기를 들어주고 싶었고 저 역시 위로 받고 싶었다. 그 사람이 은수현이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은수현이라는 인물을 처음 그려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쩔 수 없이 작가는 작품을 쓸 때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드라마는 예술 문학이 아니라 대중문화니까. 그런데 처음으로 시청률이라는 숫자보다 오롯이 사람의 마음에 더 집중해보자 생각하고 썼던 작품이 '원더풀 월드'"라며 "현실이 답답하고 어둡고 희망이 없어 보일 때 사람들은 현실을 닮거나 현실보다 힘든 드라마를 회피하고 싶은 심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원더풀 월드'가 그런 드라마이다. 담장이 없는 밝은 드라마와는 달리 우리 드라마는 담장이 있었던 것 같다.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절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11%가 넘는 두 자리 시청률이 나온 게 믿겨지지 않는다. 어쩌면 어둡고 힘들어도 결국 연대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같이 들여다 봐주신 게 아닐까. 담장이 있는 드라마에 발끝을 들고 안을 들여다 봐주신 분들의 용기와 애정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밝은 작품이 아님에도 큰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제발제발...이거까지 봐야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