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스퀘어 졸업 드라마 ‘졸업’이 가르쳐준 인생수업 [김효원의 대중문화수첩]
3,328 2
2024.07.02 09:41
3,328 2

[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매달 새로운 드라마가 나오고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고 또 잊혀진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잠시 드라마에 빠졌다가 걸어나와 우리는 또 각자의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나 드라마는 드라마 그 이상일 때가 많다. 드라마가 나올 때마다 과몰입하고 울고 웃는다. 고작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지구가 멸망하는 일보다 더 흥분한다.

한국인에게 드라마는 왜 이토록 중요한가. 요즘 한국인들은, 공부하는 석박사님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책을 읽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국민 독서 실태 조사를 보면 2023년 독서율은 43%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조사다.

그 자리를 드라마가 차지했다. 드라마 작가들이 더욱더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져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병원에서 연애하는 얘기, 로펌에서 연애하는 얘기, 방송국에서 연애하는 얘기는 하도 많이 봐서 더 이상 볼 인내심이 없다. 재미있으면서 시청자를 조금은 성장하게 만드는 드라마가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6월 30일) 종영한 tvN 토일극 ‘졸업’(연출 안판석, 극본 박경화,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제이에스픽쳐스)이 이룩한 성취는 눈부시다.

‘졸업’은 대치동 스타 강사 정려원(서혜진 역)과 그의 제자 위하준(이준호 역)이 벌이는 로맨스를 내세워 ‘학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라는 ‘뻔한 내용이겠지’라는 선입견 때문에 극 초반에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스타 강사와 제자의 러브라인은 거들 뿐, 대형 학원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깊은 내면을 생생하게 다뤄 흥미를 전했다. 탄탄한 대본과 세련된 연출로 재미, 감동, 교훈, 여운까지 드라마가 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선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사로서는 연봉 수억원을 벌어들일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어른으로서는 미완성인 서혜진은 세상 무서운 것 없이 돌진하는 제자 이준호와 연애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껍데기를 깨고 나와 꿈을 향해 새로운 출발을 한다. 서혜진이 먹고사니즘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나는 모습은 매일 사표 쓰는 장면을 시뮬레이션하는 직장인들의 마음에 통쾌함을 전했다.

‘법대생’이었던 서혜진이 자신이 왜 돈을 벌려고 했는지 깨닫고 다시 공부하기로 마음먹고는 이준호에게 “내가 뭔가 이뤄내면 그때는 네가 나한테 줘. 빛나는 졸업장”이라고 말한 대사는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에게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선택해서 하지 않는 사람은 아직 졸업하지 못한 것”이라는 드라마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일깨워준다.

마지막회의 함정에 빠지지 않은 점도 칭찬할 만하다. 흔히 드라마의 마지막회가 “그렇게 해서 왕자와 공주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를 설명하기 위해 진부한 장면들을 줄줄이 나열하며 전파를 낭비하는 데 비해 ‘졸업’의 마지막회는 ‘인간답게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알려주는 데 모든 신을 집중해 감동을 더했다.

드라마는 ‘작가놀음’이다. ‘졸업’의 박경화 작가는 놀랍게도 이 작품이 첫 데뷔작이다. 20년간 홍보 업계에서 일하다 작가공부를 시작해 CJ ENM이 실시한 신인 창작자 발굴 프로젝트 오펜(O‘PEN)에 단막극 ‘스톡 오브 하이스쿨’을 썼고 이 대본이 안판석 PD의 눈에 띄어 ‘졸업’을 집필했다. 드라마가 보여줄 수 있는 미학을 수준높게 완성한 박경화 작가가 보여줄 차기작이 벌써 기다려진다.


https://naver.me/xk1iDAnA

목록 스크랩 (0)
댓글 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주지훈×정유미 tvN 토일드라마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석지원×윤지원 커플명 짓기 이벤트 97 00:10 4,818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872,81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680,24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960,117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7,346,719
공지 알림/결과 📺 2024 방영 예정 드라마📱 98 02.08 1,990,962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2,046,880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3,186,565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61 22.03.12 4,243,136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8 21.04.26 3,436,436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7/1 ver.) 171 21.01.19 3,458,993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3,477,215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59 19.02.22 3,563,147
공지 알림/결과 작품내 여성캐릭터 도구화/수동적/소모적/여캐민폐 타령 및 관련 언급 금지, 언급시 차단 주의 103 17.08.24 3,404,567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3,735,969
모든 공지 확인하기()
13628881 잡담 이 배우 이 필모만 봐도 연기 다 본거나 마찬가지다 싶은 필모 있어? 03:59 38
13628880 잡담 일부 커뮤 과몰입자들의 특징이 있는거 같음 03:43 93
13628879 잡담 조립식가족 시작했는데 이거 왜케 매화 눈물이 나니.. 4 03:38 70
13628878 잡담 지금전화 선공개 몇번 봤냐 ㅋㅋㅋㅋㅋㅋ 1 03:37 105
13628877 잡담 와벌써 새벽 3시넘었네 03:34 46
13628876 잡담 정채연 특유의 쪼가 있음 ㅋㅋ 3 03:33 198
13628875 잡담 오당기 재밌어? 1 03:30 42
13628874 잡담 아니 저기..유어아너 본 사람 1 03:22 95
13628873 잡담 조립식가족 원작 본 사람? 3 03:14 97
13628872 잡담 방금 쿠플 안나 다 봤어 1 03:10 121
13628871 잡담 선업튀 알라딘 베스트셀러 총결산에 우리 대본집 1 03:10 118
13628870 잡담 페이스미 여주 오빠 죽었어? 2 03:06 78
13628869 잡담 넷플드 메넨데즈형제들 같은 시리즈 추천좀 1 02:58 84
13628868 onair 립스틱 송아 집에 안갔구나!!!!!!!!!!! 02:56 65
13628867 onair 립스틱 연승이네 얘기 나올 때마다 다가올 불행이 보여서 너무 불안해 1 02:46 77
13628866 onair 립스틱 쓰담쓰담해달래 아 1 02:44 73
13628865 onair 립스틱 송아 소개팅 거부하고 신경쓸 데 있다니까 현승이 표정을 못 숨기네 02:43 72
13628864 onair 립스틱 애기소이는 여기서도 똑쟁이네 02:30 126
13628863 잡담 위키드 진짜 아무 정보도 모르고 봐도 재밌으려나? 4 02:29 271
13628862 onair 립스틱 이 둘은 어색해졌는데 난 입꼬리가 주체가 안 되네 푸핰핰하가하가 02:25 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