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후기(리뷰) 아라문 안녕, 나의 꿈.
854 3
2023.11.08 01:02
854 3

tsgwqx

 

 

 

 

분명 빛이 내는 소리가 있다. 탄야는 잠에서 깨어남과 동시에 그런 생각을 했다. 귓가에서 또 하나의 세상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 깰 수 있다. 탄야가 아주 오랜 꿈에서 깨어났던 그 날처럼. 

 

 

고개를 돌리자 깊게 잠들어있는 은섬이 보인다. 탄야는 제 어깨 위 이불 위로 얹어진 은섬의 손을 조심히 내리고 아예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돌아누웠다. 분명 고단할텐데 그 고단함을 깨끗하게 가린 얼굴이다. 은섬은 분명 같았지만 또 그래서 달라졌다. 탄야는 문득 그것이 슬펐다.

 

 

너도, 나도 겁이 많아졌어.

너는 여전히 내가 깨어나지 못할까 두려워하고

나는 아직도 네가 깨어나지 못한 나를 볼까봐 무서워.

 

 

비취산의 해독제는 분명 유효했지만 탄야를 감싼 잠의 기운은 생각처럼 말끔히 걷히지 않았다. 그 기운이 점점 옅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탄야는 불쑥불쑥 잠들었다. 자신을 보러 온 모아에게 주고 싶은 머리장식을 찾으러 방에 들어갔다가도, 채은이 약을 데워오길 기다리다가도, 은섬의 어깨에 기대고 앉아 어떤 날의 이야기를 듣다가도.

 

 

그렇게 제가 먼저 잠든 날이면 은섬이 편히 잠들지 못하는 걸 안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달아난 잠에서 깬 저를 눈치채지 못하고 내내 다독거리던 은섬의 손. 부러 고개를 들어 눈을 맞추자 벅차게도 환히 웃던 얼굴. 

 

 

- 나 일어날 때마다... 이렇게 매번 반가워하면 어떡해.

- 매번 반가운걸 어떡해.

 

 

그 말이 꼭, 내가 잠들어있는 내내 네가 울었다는 말 같아서. 기나긴 꿈을 꾸는 나를 내도록 지켜보며 얼마나 많은 날을 지샜을지 가늠할 수도 없어서. 도로 은섬의 품에 고개를 묻고 오래도록 울었던 어느 날. 그 즈음부터 탄야는 은섬보다 일찍 일어나려 애썼다. 다섯 번 중 세 번은 성공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그 세 번에 속한 아침이었다.

 

 

은섬의 볼을 살며시 쓰다듬자 눈꺼풀이 떨리더니 곧 열린다. 탄야는 있는 힘껏 미소지었다. 제 귓가에서 세상이 열리듯 은섬의 세상도 이제 깨어날테니. 내가 너의 세상이니 나는 눈을 뜨고 있어야지. 탄야가 손끝으로 장난스레 은섬의 눈가를 문지르자 팟- 하고 웃음이 터지더니 그대로 탄야를 당겨와 끌어안는다. 코 끝이 닿고, 자연스레 입술이 맞닿았다 떨어졌다. 

 

 

안녕, 나의 꿈.

안녕, 나의 세상.

 

 

 

 

 

목록 스크랩 (0)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036,101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577,115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325,93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719,201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844,298
공지 알림/결과 📺 2024 방영 예정 드라마📱 83 02.08 477,262
공지 잡담 📢📢📢그니까 자꾸 정병정병 하면서 복기하지 말고 존나 앓는글 써대야함📢📢📢 13 01.31 507,947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865,630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5 22.12.07 1,777,064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51 22.03.12 2,742,501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1 21.04.26 2,049,794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4/4 ver.) 153 21.01.19 2,185,345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7 20.10.01 2,196,361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39 19.02.22 2,253,701
공지 알림/결과 ★☆ 작품내 여성캐릭터 도구화/수동적/소모적/여캐민폐 타령 및 관련 언급 금지, 언급시 차단 주의 ☆★ 103 17.08.24 2,215,316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2,440,620
모든 공지 확인하기()
6541 스퀘어 아라문 달새본 결혼식(feat.chosen one) 2 03.03 385
6540 잡담 아라문 오늘 달새본 결혼식인가봐 4 03.03 230
6539 잡담 아라문 이거 방영 시작하고나서 전시즌 안보면 못보는 병 걸려서 2 01.26 217
6538 잡담 아라문 갑자기 생각나서 회오리불 회차 복습함 1 01.06 127
6537 잡담 아라문 아스달에 사람 살아요..... 3 23.11.23 264
6536 잡담 아라문 짹에서 봤는데 은섬바라기 탄야ㅋㅋㅋㅋㅋㅋㅋㅋ 3 23.11.13 364
6535 잡담 아라문 은섬 vs 사야 누가 더 취향임?? 6 23.11.13 230
6534 잡담 아라문 1화 맨처음에 이나이신기 얼굴 이름 아는 사람 아무도 없다 그래놓고 왜 다들 은섬인거 아는건데?? 2 23.11.10 156
» 후기(리뷰) 아라문 안녕, 나의 꿈. 3 23.11.08 854
6532 잡담 아라문 새삼 타곤도 참 대단한게 1 23.11.06 204
6531 잡담 아라문 call of Arthdal 이거 들으면 은탄 1열로 가있음... 2 23.11.05 158
6530 잡담 아라문 칸모르를 타는 이나이신기 <- 이거 왜케 좋지ㅠㅠㅠㅠㅠㅠ 1 23.11.05 133
6529 잡담 아라문 chosen one이랑 아스달 크로니클 듣고 있으면 갑분 청동기시대 사람 된 기분 3 23.11.05 133
6528 잡담 아라문 사야가 죽인 단벽이 누구야? 1 23.10.30 232
6527 스퀘어 아라문 늠름한 사야 2 23.10.29 441
6526 잡담 아라문 아고족 후퇴하고 잎생이 은섬이한테 우리 계획대로 시간 벌었다고 한 거 3 23.10.29 232
6525 잡담 아라문 사야 잘살고 있네🥹 4 23.10.29 386
6524 잡담 아라문 와한족들 죽을때 안슬프지 않았어? 3 23.10.29 262
6523 잡담 아라문 셋 다 탄야 말 진짜 오지게 안듣네... 5 23.10.29 349
6522 잡담 아라문 타추간이랑 미루솔 애기데리고 궁에 놀러오면 5 23.10.28 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