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스퀘어 7탈출 나쁜 놈 옆에 더 나쁜 놈, 봐도 봐도 참을 수 없는 ‘순옥적 허용’ [SS초점]
878 5
2023.09.24 19:45
878 5

DAojLe


작품을 보는 눈높이가 전 세계적으로 까다로워진 한국 시청자들이 유일무이하게 관용을 베푸는 작가가 있다면 아마 김순옥 작가일 테다. ‘순옥적 허용’,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 ‘김순옥 월드’에선 김순옥을 따르라”라는 말을 지어내며 특의 비논리성을 옹호해 왔다.


개연성이 부족하지만 시청자들은 그 이상의 자극과 재미를 선호했다. 평단에서 김순옥 작가의 무논리를 지적해도, 작가가 쌓은 세계를 즐겁게 받아들이는 대중은 시청률로 화답해왔다.


그러나 이번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은 앞선 ‘펜트하우스’와 제법 다른 분위기다. 초반부터 지나치게 몰아붙인 탓일까, “정신이 피폐해진다”라는 시청자가 속출하고 있다. ‘7인의 탈출’은 가짜뉴스·원조교제·10대 학교 출산·가정폭력·납치·고문·살인 교사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범죄가 넘쳐난다. 그 과정에 사회와 타인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는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김순옥 드라마’라고 해도 조금은 진중히 다룰 필요가 있는 소재를 마구잡이로 갖다 쓰는 바람에 보는 내내 불편함이 전달된다. 어차피 개연성은 없을 드라마라고 하지만, 돌아서 생각해보면 문제가 되는 현실적인 의문이 산적하다. 시청률은 상승 곡선이지만, 불편하다는 반응이 너무 많아 안정권에 들기까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VqWOdr


‘7인의 탈출’은 악인을 주인공으로 이들을 복수하는 ‘피카레스크’다. 스페인에서 유래한 문학 장르다. 주요 인물이 도덕적 결함을 갖춘 악인들로 등장해 이야기를 이끈다. 애초 공언했던 것처럼 ‘7인의 탈출’에는 악인들만 등장한다. 하나같이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중무장했다.


어릴 적 버린 친딸 방다미(정라엘 분)을 데려온 뒤 할아버지 방 회장(이덕화 분)에게 돈을 뜯어낼 용도로만 쓰는 금라희(황정음 분), 온갖 거짓말로 방 회장의 돈을 받을 계획인 차주란(신은경 분), 자기 잘못을 친구에게 뒤집어씌울 뿐 아니라 인생 자체를 파멸로 몰고 가는 한모네(이유비 분), 진실을 애써 감추며 학생에게 뇌물을 받는 교사 고명지(조윤희 분), 문어발식 나쁜 짓을 일삼는 양진모(윤종훈 분), 죄를 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경찰 남철우(조재윤 분)까지, 방다미를 괴롭히는 인간들은 현실에서 보기 힘들 정도로 나쁜 면모를 갖추고 있다.


청을 조금 더 많이 넣었다고 손녀에게 성질을 부리는 방회장이나 돈 때문에 가짜뉴스를 마음껏 퍼뜨리는 주용주(김기두 분), 한모네를 위해 죄를 짓는데 서슴지 않는 유진(엄지윤 분)과 소연(장하경 분)도 마음을 줄 수 없는 캐릭터다.


너무 많은 사람에게 치이는 방다미와 그의 양부모인 이휘소(민영기 분), 박난영(서영희 분), 어딘가 비밀을 가진 것 같은 강기탁(윤태영 분)이 그나마 마음을 줄 선한 캐릭터인데, 반대편이 너무 비인격적이라 이들을 본다고 쉽게 힐링이 되지 않는다.


eGgbSg


4화까지는 악들이 선인들을 무차별적으로 괴롭히는 모습이 나온다. 방다미가 괴로운 상황에서 벗어날 것 같으면, 더 나쁜 놈이 더더욱 나쁜 짓을 하는 것으로 방다미의 괴로움이 가중됐다. 덕분에 방다미는 완전히 코너에 몰렸다. 그나마 힘이 될 것 같았던 방 회장마저 목숨을 잃었다. 상황은 완전히 최악으로 흘렀다.


뿐만 아니다. 10대의 나이에 아이를 출산한 한모네가 저지른 거짓말이, 너무 쉽게 받아들여졌다. 진실을 말하는 방다미를 믿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의학이나 경찰 수사가 전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한국임에도,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해 억지로 짜 맞췄다. 별다른 이견 없이 방다미의 퇴학은 신속하게 처리됐다.


심지어 실제 교사들은 화가 잔뜩 났다. 교사 역의 고명지의 행태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졌다는 것이다. 학교 일선에선 학생들이 주는 케이크조차 문제가 될까 받지도 않는데, 고명지가 학생에게 고가의 액세서리 뇌물을 받는 게 너무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교사 인권이 민감한 가운데 이러한 갈등을 고려하지 않고 자극적인 요소만 넣은 것에 반감이 크다. 일각에서는 이 드라마 제작진을 고발할 것이라고 암시하기도 했다.


ZHBtUv


이 외에도 한모네의 출산 과정이 마치 대변을 보는 듯 황당무계하게 연출된 대목이나, 시시때때로 악을 질러대며 상황에 비해 너무 감정이 과잉된 배우들의 연기도 비판 포인트다. 다른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임에도 이번만큼은 과하게 감정을 써서 연기가 못마땅하다는 지적이 많다.


언제나 자극적인 상황을 만들고 뒷부분에선 언제 그랬냐는 듯 가볍게 수습하는 방식을 고수해온 김순옥 작가라는 점에서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다. 오히려 이미 죽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 언제 살아 돌아올지를 예견하는 게 심적으로 편하다.


“부검을 하기 전까진 죽음을 믿지 말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니, 계속 의심하면서 봐야 한다. 아마 허탈감을 느끼는 건 또 시청자가 될 테다.


4화까지 제작진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드라마가 꼭 교훈적인 메시지를 던질 필요는 없지만, 사회 현실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인간에 대한 공감과 존중은 꼭 따라야 한다. 하지만 ‘7인의 탈출’은 오락성으로만 용납할 수 없는 비상식적 악행이 즐비하다. 또 김순옥의 펜대에 놀아나야 할지, 이번만큼은 제동을 걸 필요가 있어 보인다.



https://naver.me/F2icIifV

목록 스크랩 (0)
댓글 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웨이브X더쿠] 드덕들을 위해 웨이브가 개발한 스마트폰 중독 테스트 이벤트🔥 feat. 뉴클래식 프로젝트 769 11.22 48,357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790,58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607,08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872,651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7,264,998
공지 알림/결과 📺 2024 방영 예정 드라마📱 98 02.08 1,962,308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2,029,862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3,166,174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61 22.03.12 4,218,877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8 21.04.26 3,414,970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7/1 ver.) 171 21.01.19 3,438,674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3,455,644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59 19.02.22 3,525,414
공지 알림/결과 작품내 여성캐릭터 도구화/수동적/소모적/여캐민폐 타령 및 관련 언급 금지, 언급시 차단 주의 103 17.08.24 3,381,844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3,720,214
모든 공지 확인하기()
13618251 잡담 ㅇㄷㅂ 주량 이상 마셨는데 안 취하네 04:20 16
13618250 잡담 지금전화 오믈렛 스포가 뭔데 언제 지나간건데ㅠㅠㅠㅠ 3 04:13 48
13618249 잡담 난 핑계고 강하늘-이동휘 나온편이 왜케 재밌지 2 03:44 96
13618248 잡담 열녀박씨 오랜만에 울 드 오스티 들었는데 03:42 34
13618247 잡담 외나무 윤지원이 좋아하는 선생님 역할 배우 말야 3 03:34 106
13618246 잡담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보는 중인데 정재형 진짜 천재같아 3 03:24 183
13618245 잡담 지금전화 백사언 수어 못하는 거면 그런 장면 있었으면 좋겠다.. 3 03:02 265
13618244 잡담 위키드보고와서 브리저튼 보고있음ㅋㅋㅋ 1 03:02 163
13618243 잡담 플랑크톤 꾹 참고 다 봤는데 그냥 그랬다.... 1 02:59 256
13618242 잡담 그래도 요새는 어딜가나 숨어서 덕질하잖아 그나마 여기가 나아 4 02:51 297
13618241 잡담 12부작 로코 좀 좋은거 같아.. 2 02:51 326
13618240 잡담 배우덬들은 노잼이면 아예 안달려?? 10 02:50 331
13618239 잡담 ㅇㄷㅂ 해야할거있는데 ㅈㄴ 허리아파...ㅠ 2 02:49 170
13618238 잡담 내배우드가 노잼인것도 진짜 슬픔 4 02:47 292
13618237 잡담 내배우 작품할때 커뮤 끊어본적있어? 4 02:45 250
13618236 잡담 요새 드라마 다 12부작이야? 2 02:44 275
13618235 잡담 열혈사제 천주교덬인데 귀신 어떻게 풀지 너무 궁금한게 02:43 216
13618234 잡담 정숙한 방금 1화 다 봤는데 5 02:43 269
13618233 잡담 이름이 더쿠인게 무색할때가 대부분인듯.... 1 02:42 300
13618232 잡담 생각할수록 못되쳐먹은거 같음 팬들 멘탈공격을 위해 1 02:42 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