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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글리치 '글리치' 진한새 작가 "주제의식 보다 주인공의 관계가 먼저, '지효'에 내 액면 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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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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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수업'과 '글리치'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낸 진한새 작가를 만났다.

https://img.theqoo.net/irBPm

지난 2020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 수업’을 통해 10대 성범죄의 현실로 신선한 충격을 안긴 진한새 작가는 지난 10월 7일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전여빈 분)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나나 분)가 흔적 없이 사라진 지효 남자친구의 행방을 쫓으며 ‘미확인’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서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글리치'를 선보이며 SF 미스터리 장르에 도전했다.

'인간 수업'을 발표할 때만 해도 드라마의 소재나 내용이 너무나 파격적이고 적나라해 이 당돌한 신인작가가 누구냐에 관심이 쏠리며 '모래시계'로 유명한 송지나 작가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더 큰 이슈가 되기도 했었다. 당시에는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던 진한새 작가가 이번 '글리치'를 공개하고는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런 자리가 무섭기는 하다. 하지만 이제는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해서..."라며 대면 인터뷰를 하게 된 이유를 밝힌 진한새 작가는 "'글리치'는 '인간 수업'이 끝나도 난 1년 뒤에 기획한 작품이다. 확신을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니고 계속 이야기를 하는데도 이 이야기가 마음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하게 된 이야기다. '인간 수업'으로 범죄 이야기만 쓰는 사람이라거나 성범죄 전문 작가로 딱지 붙여질까 봐 기왕이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해보고 싶기도 했다"라며 '글리치'를 통해 SF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글리치'의 이야기는 아내와의 대화에서 시작되었다는 진한새 작가는 "아내가 어릴 때 UFO를 봤다고 하더라. 엄마 손을 잡고 있다가 봤다고 했는데 저는 에이 설마~라고 하고 아내는 아니다, 진짜 봤다고 옥신각신하는 자체가 재미있었다. 변증 같기도 하고, 이걸 늘이면 드라마가 돼지 않겠나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라며 UFO가 등장하는 이 이야기의 기원을 설명했다.

그러며 "오히려 요즘 들어 UFO가 갑자기 재조명되는 것 같고 D.C. 갤러리에도 생긴 것 같은데 제가 기획할 때만 해도 대중적인 코드는 아니었다. 노스텔직한 걸 쫓아보자는 생각이었고 안 해봤던 이야기를 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UFO에서 시작되었지만 두 여성의 관계를 다루는 이야기가 되었다"라며 작품의 주제를 좁혀가게 된 배경을 이야기했다.

'글리치'는 '지효'와 '보라' 두 여성의 여정을 그리는 이야기다.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됐지만 이 설정의 시작은 인터넷에서 본 일본 만화의 한 장면이었다고 진 작가는 이야기했다. "학교 옥상에서 고등학생 둘이 만나는 장면이었다. 둘 다 아웃사이더인데 하나는 모범생이고 하나는 문제아였다. 그 장면이 너무 좋더라. 그 장면에서 남학생으로 바꾸거나 남녀로 바꾸어도 그 느낌이 안 나고 아닌것 같았다"라며 여성 둘을 작품의 주인공으로 세우게 된 이유를 밝혔다.

진한새 작가는 "짧은 이미지나 장면에서 시작해서 주제의식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작업을 하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모르겠다가 이래서 이런 장면을 떠올리게 된 건가 싶게 이야기가 만들어졌다"라며 자신만의 스토리텔링 방법을 공개했다.

https://img.theqoo.net/IPEKE

남자 작가인데도 불구하고 '글리치' 속 여자 주인공의 심리나 감성을 섬세하게 잘 그려낸 진 작가는 "메인 소스는 제가 어릴 때 순정만화를 좋아했던 게 기반이 된 것 같다. 거기에 자라며 사람 간의 관계로 배운 것들이 더해지며 감수성이 만들어졌다. 거기에 노덕 감독이나 아내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상상을 더해서 만들었다"라며 함께 작업한 파트너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진 작가는 "대본이 2~3부 정도 나왔을 때 노덕 감독님이 섭외되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은 합숙을 하며 대본 작업을 했으니 뒷부분은 노덕 감독과의 공동작업이라고 봐야 한다"라고 공을 돌리며 "감독님도 외계인 에피소드를 준비했었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 저는 SF 장르가 벅찼는데 감독님은 부담보다는 도전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으시더라"라며 노덕 감독의 도움을 많이 받았음을 밝혔다.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진 작가는 이 작품의 주제의식을 먼저 정해두지 않고 두 주인공의 관계를 먼저 신경을 썼다. 진 작가는 "둘이 같이 재미있는 놀이를 하다가 헤어진 건데 쓸쓸함은 '보라'에게 집중된 감정이다. '보라'가 그런 감정을 많이 표현하고 있지만 사실 둘 다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지효'는 그걸 깨닫지 못하는 아이이고 '보라'는 적극적으로 뛰어다니는 인물"이라고 인물들을 설명하며 "'지효'에게 제 자신의 액면을 많이 투영했다"라며 실제 자신의 성격은 '지효'쪽에 가깝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 '지효' 역할에 전여빈을 생각하며 글을 썼다는진 작가는 "'멜로가 체질'에서 전여빈이 상사에게 야단맞는 장면에 꽂혔다. 특히 1부의 작업을 하다 보니 너무 딱 맞더라. 실제 캐스팅이 될 거라 생각은 못 했지만 처음부터 '지효' 역할에 전여빈을 밀었다"라며 전여빈이어야 했던 이유를 밝혔다.

'보라'를 연기한 나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굿 와이프'에서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노덕 감독이 섭외해오셔서 처음 만났는데 말투에서 나른한 느낌이 있더라. 그때 제가 한참 '보라'의 대사 톤을 못 잡던 시기였는데 나나가 말하는 걸 보니까 바로 느낌이 와서 대본에 반영했다. '이건 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나나의 실제 모습에서 캐릭터의 말투를 따왔다며 비하인드를 밝혔다.

'글리치'에는 눈에 띄는 다른 배우들도 많이 출연했다. '영기'를 연기한 정다빈에 대해서는 "중요한 역할이었다. 처음 생각한 이미지는 학교 반장 같은 이미지였다. 땡그랑 안경을 쓰고 선도부원 같은 모습이길 바랐다. 그런데 감독님의 섭외는 의외였다. 액션도 많은데 괜찮을까 했는데 작은 덩치인데도 무리를 이끌어가는 인물을 잘 연기해 줬다"라고 이야기했으며 '서 집사'를 연기한 백주희에 대해서는 "백 배우의 팬이었다. 너무 좋아하는 배우였고 그 배역을 너무 좋아해서 '서 집사'가 점점 더 큰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끝으로 갈수록 더 역할을 많이 드렸다."라며 의도적으로 역할을 키웠다는 고백도 했다.

'지효'의 남자친구 '이시국'에 대해서는 "'시국'은 인간 맥거핀(별것 아닌데 부각시켜서 관객들에게 혼란을 일으키는 단서) 같이 쓰이던 인물이었다. 그랬던 '시국'이에게 외계인에 대한 믿음의 씨앗을 '지효'가 던졌고 결국 시국이가 변하는 순간을 엔딩으로 가져갔다"라며 엔딩에도 의미를 담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극 중에 등장하는 '좁'은 성경에 나오는 '욥기'를 떠올리게도 하는데 "'욥기'는 신과의 문답을 통해 믿음을 붙들려고 하는 인물이라면 '좀'은 자기 스스로가 신이라고 동일시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름이다"라고 진 작가는 이야기했다. "일부는 의도한 이름인데 어떤 이름들은 시청자들의 해석을 보며 놀라기도 했다. 저는 보통 이름을 지을 때 부르기 좋은 걸로 짓는 편인데 '보라'는 노덕 감독이 '진실을 보라고 하는 거구나'라며 뜻을 찾으시더라. 그런 뜻은 없었지만 그냥 '맞다'라고 대답했었다. '김직진'의 경우 의미를 담은 작명이고 '이시국'은 말장난처럼 '이 시국에 이시국이 없어져 버렸어' 이런 의미로 지었다."라며 캐릭터의 작명 비하인드를 밝혔다.

'글리치' 속에서 사이비 종교 등 장르적 장치는 메시지 전달을 위한 도구로 쓰였다는진 작가는 "'어떤 장르를 해야지'라기보다는 도구가 필요해서 사용한 것이다. 이 작품은 신념에 대한 이야기다. UFO에서 시작된 이야기지만 과연 외계인이 있냐 없느냐로 옥신각신하는 사실 검증에서 믿느냐, 안 믿느냐를 따리는 신념의 이야기가 된다. 신념 없이 살 수 있지만 그게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눈에 안 보이는 뭔가를 믿는 걸 신념이라고 한다면 '지효'가 1부에서처럼 눈앞에 있는 것만 쫓으며 살게 된다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 채로 살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신념이 있다면 진심으로 자기의 인생을 살수 있게 되는 것 같다."라며 이 작품의 메시지를 밝혔다.

이런 메시지를 쓰게 된 이유에는 어떤 계기가 있었을까? 진 작가는 "큰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작게 느끼는 것들을 크게 확대한 거다. 스스로도 당연한 거라 믿었는데 아니라고 확 무너지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된다. 그게 어떤 사건으로 남기보다 감정으로 남더라. 그런 감정들이 작품을 하다 보면 툭툭 튀어나온다"라며 일상에서의 사소한 감정들도 잘 새겨놨다가 작품에 쓰게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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