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youtu.be/VoRz8LgfbTw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에게 왜 그렇게 무심하셨습니까
아비의 사랑을 앗아가는 것이 모자라
아비를 앗아가더니
목숨 하나 부지하기도 벅찬 삶에
천명을 내리시어
고통을 알게 하고
사랑마저 알게 하여
이 한 사람이 온 삶을 다 해 수백 수십만 명을 위해 살았는데,
오직 천명을 따른 그가
천성을 거스르면서까지 단 하나 선택한 것을
아니, 그 단 하나에게 선택받을 때까지 지독히도 기다려온 것을
어찌 그리도 매정하게 앗아가십니까
평범한 삶은 상상조차 못 해본 그가
백성의 행복은 매일 매 순간 염려하는 왕이
처음으로 유일한 자신의 행복을 찾았는데
왜 순간으로 스쳐 지나가게 두셨습니까
그런 그를 고통스럽게도 사랑한 여인의 소중한 마음이 탐이 나셨습니까
그 절절한 사랑의 결실을 하늘도 가지고 싶었습니까
100년도 짧은데 그 반에 반이라도 기다려주실 순 없었습니까
그녀가 떠난 뒤 그의 생은 어떠했는지 살피었습니까
그의 생이 아니었습니다.
오직 당신의 명을 따른 왕의 생만이 남아
그 눈은 공허하고
그 발걸음은 힘이 없고
그의 삶은 없었습니다.
몹시도 외로운 그의 마지막은 살피었습니까
그 끝자락에서 꺼낸 기억 한 조각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애써 잊으려했으나
잊은 것이 아니었던
찰나의 행복
그 짧은 찰나 속에서는 여느 때였던
사랑하는 여인과 마주하고 함께하던 날 밤
한 이불을 덮고 도란도란 나눴던 이야기
그뿐이었습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당신이 그 날 앗아간 것은
그녀만이 아니었음을 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