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풀이 하겠습니다.
해명할 것이냐?(=해명해라.)
아니옵니다.
잘못했다 빌어볼 것이냐?(=잘못했다 빌어라. 그럼 다 잊고 용서해주겠다.)
감히 그리할 수 없나이다.
두 사람은 남녀관계지만 상하관계이기도 해서
부모-자식 관계가 떠오르기도 한 부분이었어.
부모님이랑 다투면 그럴 때 있잖아.
분명 내가 잘못한게 맞는데, 자존심 하나 남아서 근데 잘못했다고는 못하고
'그래요. 나 이~~만큼 잘못했어요. 그니까 어디 벌 내려보던가' 식이었던..
그 속엔 부모가 나를 사랑하고 나를 미워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니까.
그 사랑이... 내 사랑보다 크단걸 무의식적으로/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
덕임이의 대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이산의 사랑이 이미 익숙해서 무의식적으로 이 사람이 감히 나를 죽이지 못한단 걸 알고 있는거야.
내가 가진 마음보다 더 큰 마음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난 다 줘야하지만 넌 다 못주잖아! 라고 거절해놓고 정작 본인의 마음은 전부는 커녕 이산에 미치지도 못했어.
그렇게 무의식은 알고 있고 느끼고 있던 이산의 큰 마음을 덕임은 언제 알게 될까.
덕임이가 잘못했다 빌었다면 용서했을 것을 암시하는 대사는 또 있어.
출궁을 명한 다음날 덕임의 빈 방에서 한 혼잣말 "정말 떠났구나. 빌지도 매달리지도 않고.."
이런 관계의 절정은 청연군주의 궁가에서 이루어진 대화야.
마치 자식이 부모한테 나 아직 화났고 억울하니까 그거 알아줘 하듯 뻔뻔하게 아는 체 하지 말라는 덕임이
그리고 잘못은 본인이 해놓고 오히려 더 뻔뻔해져있는 덕임이한테 황당하기만 한 이산
덕임이는 뭘 알아줬으면 하는 걸까.
소중한 동무를 잃을까봐 걱정하고 전전긍긍했던 자기의 기분을 고려하기 전에, 왕의 자세로 그 사건을 대한 것
그러니까 여인인 본인보다 군주로의 일이 먼저인게 머리로는 알면서도 서운한 거지.
산이 군주가 아니라 필부였으면 얘기했을까. 아님 궁녀가 아닌 후궁이었다면 얘기했을까.
둘 중 그 어느 것도 아니니 표현방식이 왜곡될 수밖에 없는 거지.
그럼 한쪽이 굽혀야 하는데, 누가봐도 덕임이가 굽히는게 맞거든. 잘못도 했고, 아랫사람이기도 하고.
여기서 다시 덕임은 언제 이산의 마음이 자신의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을 무의식이 아니라 의식으로 깨달아 알았을까.
이산이 고맙다고 표현했을 때, 그러니까 상하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관계로 이야기를 했을 때,
비로소 덕임이에게 그 마음이 내려 앉은거지..
내 잘못에도 먼저 손 내밀어주시는 부모님께 더 죄송함을 느끼듯,, 덕임이는 산이를 거절할 수가 없어.
내 마음이 온전히 보답받았으니까
짦은 대산데, 볼수록 둘의 관계를 잘 표현한 대사야.. 남녀관계인데 상하관계라는 모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