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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옷소매 엊그제 영조 씬들이 있어서 여범 에피가 더 잘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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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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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생전 어릴 때부터 늘 비참함과 눈치 속에서

부친에게 아무런 사랑도 기대도 받지 못하면서 출신의 열등의식에 짓눌려왔고

온 세상은 정적과 반대 투성이에

형을 죽여서 왕위를 찬탈했다는 억울한 소문까지 평생 떠안고

왕관을 쓴 자의 무게를 버겁게 견뎌야 했던 시간들


늘 팍팍한 수라의 길을 헤쳐가면서 사람을 믿지 못하고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적대적이고 겉과 속이 다른 시선들을 느끼며

사방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게 익숙해졌고

세월이 지나 굳어가며 성격은 괴팍하게 비뚤어져만 감



그러면서도 자신의 손으로 나라를 휘어잡고 바로 세워

스스로의 능력으로 자기 입지와 위세를 드높이기는 했어도

누구 하나 축하해주고 진심으로 인정해주는 이 없었고

누구 하나 걱정해주는 이라고는 없이

주변에 따르는 사람들은 늘 두려워하고 눈치 보기에만 바빴다


아무에게도 속마음을 얘기할 수 없어 세상에 그저 자기 하나만 남겨진

역설적으로 천상천하에 오직 덩그러니 자신 하나뿐인

지존으로서의 고독하고 고립된 나날들


그래서 치매기가 오는 와중에도

앞으로 군왕의 삶을 이어갈 이에게 중요한 얘기로서

낚시터에서 세손에게 진심을 담아 알려줌

신하는 적이 되니 안 되고 마음을 나눌 여인이 반드시 한 명은 필요하다고



하지만 스스로는

나랏일은 잘 해냈으나 그와 같은 방식과 성격으로 집안을 잘 돌볼 수는 없었기에

본편에는 안 나오지만 정실이었던 정성왕후와의 부부관계는 갈등으로 얼룩진 최악

후궁감이었던 제조상궁 조씨는 말은 통하였으나 자신과 같은 독종으로서 이해가 통했던 것

사방을 둘러봐도 왕실 여인들마저 모두 정치적인 계산들 뿐


그런 와중에 자신의 어머니와 같은 궁녀 출신의 여인인 영빈을 만나

그녀에게서야 겨우 마음을 털어놓고 잠시 기댈 수가 있었는데



그 끝은 결국 또다시 파탄이 나서

자신이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기댈 곳이었던 영빈에게마저

자기 손으로 배아파 낳은 적장자를 죽이게끔 청을 올리게 만들어야 했고

그 자식은 괴롭고 쓸쓸하게 가둬 죽였으며

영빈은 그 죽은 자식의 삼년상을 치른 바로 다음 날 비참하게 세상을 떠남(병사 혹은 자살설 있음)



그렇게 황망하게 영빈마저 장례를 치르는 길

조문 자리에서 한때 자기가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진심으로 온 힘을 다해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사랑과 관심을 아낌없이 쏟아부으며 오로지 지극정성으로 돌봤던

그러나 허무하게 요절하고 만 화평옹주의 어릴 때와 무척 닮은 생각시 아이를 우연히 보고

단지 느꼈던 기분



스스로가 제대로 가정을 이끌어서

지금은 모두 잃어버린 사랑하는 아내와 그 딸을 함께 데리고

마음놓고 행복하게 살 수만 있었더라면...



이 얼음이 차다 한들 내 마음보다 찰까...

내 정녕 그녀를 잃었구나... 이제 두 번 다시 오지 않겠지...



그래서 여범의 일이 있었을 때

치매 속에서 정신이 온전치 않아 사리 구분이 안 되는 와중에도

눈을 감고 들려오는 목소리 속에서

현실에서 허락되지 않는 환상과 함께 서린 안타까운 죽음의 풍경들이

평생의 회한과 척박한 고독함과 서러움과 한 맺힌 아픔이

혼자서 떠안고 살아간 얼음보다 차게 사무친 마음과 함께 어지럽게 뒤섞여

왕은 숨죽여 눈물을 흘렸던 것이었음



그리고 그뒤 시간이 지나도 끝내 그 외로움 속에서 건져지지 못하고

병세는 갈수록 더 악화되어 망상과 의심의 진창에 날로 깊게 허우적대면서

끝내 아끼던 손자 너마저 내가 빨리 죽기를 원하는 거냐고 무너진 채 울부짖으며

노년에 홀로 미쳐가는 왕...


그리고 이렇게 평생을 모난 자기자신과 싸우느라 지쳤고

지금도 혼자 외롭게 어둠 속을 헤메고 있는 영조에게

보위에 오르기 직전 정적들과 위험들이 쳐다보는 눈 앞에서 자신을 모두 내던지며

솔직하게 담아왔던 깊은 속마음을 다 털어놓고

원망도 있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내 할아버지를 이제라도 붙잡아 지키고 싶다고

그러니 할아버지도 부디 자신을 지켜달라고

손자로서 자신의 마음이 닿기를 힘써 전하려는 세손...








이 드라마 미쳤다 진짜....

이번 예고에 "이선 네 이놈"을 듣고

진짜 뼛속까지 알 수가 있었음

이번에 이미 보여준 것들만으로도

내 인생 사극 탑3안에 무조건 들어가는 작품이 나왔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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