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후기(리뷰) 옷소매 엊그제 영조 씬들이 있어서 여범 에피가 더 잘 이해된다
952 2
2021.12.19 14:55
952 2

살아생전 어릴 때부터 늘 비참함과 눈치 속에서

부친에게 아무런 사랑도 기대도 받지 못하면서 출신의 열등의식에 짓눌려왔고

온 세상은 정적과 반대 투성이에

형을 죽여서 왕위를 찬탈했다는 억울한 소문까지 평생 떠안고

왕관을 쓴 자의 무게를 버겁게 견뎌야 했던 시간들


늘 팍팍한 수라의 길을 헤쳐가면서 사람을 믿지 못하고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적대적이고 겉과 속이 다른 시선들을 느끼며

사방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게 익숙해졌고

세월이 지나 굳어가며 성격은 괴팍하게 비뚤어져만 감



그러면서도 자신의 손으로 나라를 휘어잡고 바로 세워

스스로의 능력으로 자기 입지와 위세를 드높이기는 했어도

누구 하나 축하해주고 진심으로 인정해주는 이 없었고

누구 하나 걱정해주는 이라고는 없이

주변에 따르는 사람들은 늘 두려워하고 눈치 보기에만 바빴다


아무에게도 속마음을 얘기할 수 없어 세상에 그저 자기 하나만 남겨진

역설적으로 천상천하에 오직 덩그러니 자신 하나뿐인

지존으로서의 고독하고 고립된 나날들


그래서 치매기가 오는 와중에도

앞으로 군왕의 삶을 이어갈 이에게 중요한 얘기로서

낚시터에서 세손에게 진심을 담아 알려줌

신하는 적이 되니 안 되고 마음을 나눌 여인이 반드시 한 명은 필요하다고



하지만 스스로는

나랏일은 잘 해냈으나 그와 같은 방식과 성격으로 집안을 잘 돌볼 수는 없었기에

본편에는 안 나오지만 정실이었던 정성왕후와의 부부관계는 갈등으로 얼룩진 최악

후궁감이었던 제조상궁 조씨는 말은 통하였으나 자신과 같은 독종으로서 이해가 통했던 것

사방을 둘러봐도 왕실 여인들마저 모두 정치적인 계산들 뿐


그런 와중에 자신의 어머니와 같은 궁녀 출신의 여인인 영빈을 만나

그녀에게서야 겨우 마음을 털어놓고 잠시 기댈 수가 있었는데



그 끝은 결국 또다시 파탄이 나서

자신이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기댈 곳이었던 영빈에게마저

자기 손으로 배아파 낳은 적장자를 죽이게끔 청을 올리게 만들어야 했고

그 자식은 괴롭고 쓸쓸하게 가둬 죽였으며

영빈은 그 죽은 자식의 삼년상을 치른 바로 다음 날 비참하게 세상을 떠남(병사 혹은 자살설 있음)



그렇게 황망하게 영빈마저 장례를 치르는 길

조문 자리에서 한때 자기가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진심으로 온 힘을 다해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사랑과 관심을 아낌없이 쏟아부으며 오로지 지극정성으로 돌봤던

그러나 허무하게 요절하고 만 화평옹주의 어릴 때와 무척 닮은 생각시 아이를 우연히 보고

단지 느꼈던 기분



스스로가 제대로 가정을 이끌어서

지금은 모두 잃어버린 사랑하는 아내와 그 딸을 함께 데리고

마음놓고 행복하게 살 수만 있었더라면...



이 얼음이 차다 한들 내 마음보다 찰까...

내 정녕 그녀를 잃었구나... 이제 두 번 다시 오지 않겠지...



그래서 여범의 일이 있었을 때

치매 속에서 정신이 온전치 않아 사리 구분이 안 되는 와중에도

눈을 감고 들려오는 목소리 속에서

현실에서 허락되지 않는 환상과 함께 서린 안타까운 죽음의 풍경들이

평생의 회한과 척박한 고독함과 서러움과 한 맺힌 아픔이

혼자서 떠안고 살아간 얼음보다 차게 사무친 마음과 함께 어지럽게 뒤섞여

왕은 숨죽여 눈물을 흘렸던 것이었음



그리고 그뒤 시간이 지나도 끝내 그 외로움 속에서 건져지지 못하고

병세는 갈수록 더 악화되어 망상과 의심의 진창에 날로 깊게 허우적대면서

끝내 아끼던 손자 너마저 내가 빨리 죽기를 원하는 거냐고 무너진 채 울부짖으며

노년에 홀로 미쳐가는 왕...


그리고 이렇게 평생을 모난 자기자신과 싸우느라 지쳤고

지금도 혼자 외롭게 어둠 속을 헤메고 있는 영조에게

보위에 오르기 직전 정적들과 위험들이 쳐다보는 눈 앞에서 자신을 모두 내던지며

솔직하게 담아왔던 깊은 속마음을 다 털어놓고

원망도 있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내 할아버지를 이제라도 붙잡아 지키고 싶다고

그러니 할아버지도 부디 자신을 지켜달라고

손자로서 자신의 마음이 닿기를 힘써 전하려는 세손...








이 드라마 미쳤다 진짜....

이번 예고에 "이선 네 이놈"을 듣고

진짜 뼛속까지 알 수가 있었음

이번에 이미 보여준 것들만으로도

내 인생 사극 탑3안에 무조건 들어가는 작품이 나왔다는 걸


목록 스크랩 (0)
댓글 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샘🩶] 모공 블러 + 유분 컨트롤 조합 미쳤다✨ 실리콘 ZERO! ‘커버 퍼펙션 포어제로 에어 프라이머’ 체험 이벤트 283 05.19 18,80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193,55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454,80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155,74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758,002
공지 잡담 발가락으로 앓든 사소한 뭘로 앓든ㅋㅋ 앓으라고 있는 방인데 좀 놔둬 6 25.09.11 510,574
공지 잡담 카테 달고 눈치 보지말고 달려 그걸로 눈치주거나 마플 생겨도 화제성 챙겨주는구나 하고 달려 8 25.05.17 1,130,645
공지 잡담 카테 달고 나 오늘 뭐 먹었다 뭐했다 이런 글도 난 쓰는뎅... 13 25.05.17 1,199,119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5/19 ver.) 152 25.02.04 1,797,063
공지 알림/결과 ────── ⋆⋅ 2026 드라마 라인업 ⋅⋆ ────── 𝘂𝗽𝗱𝗮𝘁𝗲! 123 24.02.08 4,612,613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5,556,745
공지 알림/결과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ノ =͟͟͞🎟 175 22.03.12 7,077,204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9 21.04.26 5,705,682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5,797,038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307 19.02.22 5,934,193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6,110,123
모든 공지 확인하기()
15773848 잡담 소현이 오늘 인형 같다 19:55 2
15773847 잡담 구교환 폭설 연기 존나 기대되는데 1 19:55 48
15773846 잡담 대군부인 나 진짜 주연배우 극호감이었거든?? 19:55 50
15773845 잡담 취사병 성재민아 교복입고 썸타는 거 주면 안대여? 19:55 9
15773844 잡담 정해인 군체 빕시 5 19:54 132
15773843 잡담 멋진신세계 나 구해준 사람이 청량함을 느껴보라면서 나랑 같이 비맞으면 어떨거같음? 1 19:54 23
15773842 잡담 구교환 필모에서 이런 내린머리 첨봄 ㅈㅇ폭설 3 19:54 87
15773841 잡담 구교환 박정민은 그냥 영화판에서 완전 잘나가보이는데 1 19:54 58
15773840 잡담 곧 개봉이라는말에 곧이 아니라는 얘기라는거 왤케웃기지 3 19:54 42
15773839 잡담 구교환 대놓고 스크린깔 얼굴임(p) 6 19:54 62
15773838 잡담 정해인도 왔네 4 19:54 134
15773837 잡담 원더풀스 스텝분이 채니구출하는 싸움씬 풀어줌 1 19:53 32
15773836 onair 붉은진주 하필 진주 만나기전으로 기억퇴행이라니..민준이가 연기인가 19:53 10
15773835 잡담 구교환 청룡 시상 하러 나왔을때 느좋이던데 1 19:53 37
15773834 잡담 변우석 제발회때 이러고 놀고 있었네 와 2 19:53 201
15773833 잡담 더킹투하츠 시작부터 어린 재하 승질머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9:53 16
15773832 잡담 구교환 폭설에서 얼굴 뭐지 5 19:53 177
15773831 잡담 김소현 군체 누구인연이징 7 19:52 176
15773830 잡담 구교환 폭설말고 공개안된작품 뭐있어? 3 19:52 41
15773829 잡담 최민식 박해일 영화는 대체 언제 개봉하나요.. 3 19:52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