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주:
지금 업계에서 세계에서 1,2위 하는 갤러리요
빈 물류창고나 사창가가 있었던 곳에서 시작했어요
현대미술관도 폐업한 연초공장을 개량했구요
여기도 재밌는 공간이 나올 것 같아요
이 대사에서
빈 물류창고,사창가가 있던 곳, 연초공장=결혼 전 희주 과거
세계에서 1,2위 하는 갤러리-희주가 지으려는 태림 갤러리=희주 현재, 미래
상징하는 것 같음
변호사가 갤러리 관련으로 시모가 간섭할 거라면서
장모님을 견딜 수 있겠어요?라고 물으니까
희주가 "네. 전 제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알거든요"라고 대답함
이 대사도 중의적으로 해석되는데
결혼을 거치면서 시댁의 무시 속에 가정을 지키는 것은 물론
작가로서의 성공까지
희주가 기를 쓰고 쌓고 또 쌓아서 올린,
현재의 인생을 대변하는 말 같달까
마치 희주 스스로 제 인생에 대해 내린 결단이라고 해야하나?
'내가 어떻게 올라왔는지 알기에 버텨야만 하고
놓을 수 없으니 버틸 수 밖에 없다'는 그 심리를
이 장면을 통해 작가가 은유한 느낌임
본방 때는 이 장면이 음?이랬는데 끝나고 곱씹어보니
이 장면이 있어서 이후 해원과의 술집씬, 그리고 엔딩씬서
희주가 심리적으로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이 더 극적이었다 느낌
6회까지 그려져온 희주의 심리적 추락(불안이나 경계심)이
보다 더 큰 낙폭으로 다가온 것 같아
그러면서 또 느낀 건
확실히 희주는 과거의 자기 자신 또한 놓지 못하는 사람이란 것
이전회차 운동씬서 시어머니가 친정 두고 하는 막말에
희주가 강사한테 "차라리 악의라도 있으면 좋겠어요" 라고 했잖아?
이건 희주가 시어머니의 가치관이나 태도를
온전히 납득하지 못하는, 다른 종류의 사람이란 걸 의미했다고 봄
희주는 여러 장면들 봐도 시댁, 남편, 가족 앞에서는
가면 쓴 것처럼 사는 사람인데
그게 해원이나 우재 앞에서는 과거, 혹은 진짜
자기자신의 모습으로 무장해제되는 느낌임
그래서 서우재가 다가왔을 때 느낀 혼란, 흔들림도
결국 희주 스스로 진짜 자기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기에 나오는 반응같음
동미한테 아일랜드 일에 대해 후회한다고 했고
이혼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 했지만
사실 희주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돈이나 가정 등 현재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집착이나 욕망+
결혼 전과 같이 아무 것도 없고 조금 더 남루했던,
과거 또는 진짜 자기자신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때문이라고도 생각됨
하지만 그 두려움만큼 자기자신의 원점에 대한 그리움,
회귀본능도 강해서
정희주는 서우재가 나타난 순간부터 계속 그를 거슬려하는 거고
서우재의 작품도 구매하게 된 거라 생각함
소유함으로써 느끼는 안정감?이라고 해야하나
서우재 작품이 시어머니 사무실에 배송됐을 때
극도로 불안해하고 놀란 희주 반응이 그 반대 상황인 거고
어쩌다보니 글이 길어졌는데
아무튼 살얼음판 위 걷는 것처럼, 모래성 위에 서있는 것 같은
희주가 몰리면 몰릴 수록 재밌다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