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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정민 기자] 치열한 대진표가 아니었다면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았을까.

힐링 로코물 '월간 집'이 작품성에 비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고 있다.

JTBC 수목드라마 '월간 집'(극본 명수현/연출 이창민)은 집에서 사는(live) 여자와 집을 사는(Buy) 남자의 내 집 마련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치솟는 전셋값과 내 집 마련이라는 화두를 로맨틱하게, 또 유쾌하게 녹이고 있다.

청약 당첨만을 기다리다 '청약 조울증'이라는 별명을 얻은 나상순(안창환 분), 재개발 아파트에 집착하다 집에서 미운 털이 박힌 최고(김원해 분), 진짜 내 집을 찾아 여기저기 떠도는 나영원(정소민 분)의 모습은 짠내와 공감을 유발한다.

'내 집 마련'을 목표로 달려나가는 과정에서 그려지는 나영원, 유자성(김지석 분) 로맨스 역시 관전 포인트. 작은 집이라도 제 온기로 가득 채우는 삶의 공간으로 집을 대하는 나영원과 오로지 투자 목적으로만 집을 바라보는 유자성은 티격태격하면서 서로에게 스며들고 있다. 이에 더해 나영원을 짝사랑하는 연하남 신겸(정건주 분)의 풋풋함까지 더해져 설렘을 안기고 있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3-9, 11, 13을 집필했던 명수현 작가는 틈틈이 쌓은 코미디 내공을 '월간 집'에 그대로 녹이고 있다. 유자성이 나영원을 괴롭히다 밤송이에 찔리는 신, 부동산 면적 등으로 비밀번호 17자리를 설정하는 신, 갑자기 비 '깡' 춤을 추며 나타나는 나상순 모습이 그 일례다.

그럼에도 시청률은 저조한 편에 가깝다. 첫 회 시청률 3.171%(전국 가구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을 기록한 후 꾸준히 2%대를 고전하고 있는 것. 치열한 대진표가 가장 큰 부진 이유로 꼽힌다. MBC 수목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2'(이하 '슬의생2')와 동시간대 방영되기 때문.

특히 지난 시즌부터 탄탄한 시청층을 보유했던 '슬의생2'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17일 '슬의생2'가 첫 방송된 후 '월간 집'과 '미치지 않고서야' 모두 매주 목요일마다 시청률이 소폭 하락하고 있다. 반면 '슬의생2'는 꾸준히 10%대를 유지하며 전작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큰 사건 없이 반복되는 듯한 에피소드 역시 아쉬움을 남긴다. 오해하는 유자성과 나영원의 엇나가는 관계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 하지만 시청률만으로 재단하기 힘든 '월간 집'이 지닌 소소하고 따뜻한 매력은 분명히 있다. 남은 회차에서 '월간 집'이 보유한 매력을 전파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