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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라켓소년단 ‘라켓소년단’, 꼬꼬무 코믹 에피소드에 담긴 ‘다른’ 삶의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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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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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라켓소년단>의 지향은 2회, 해강이네처럼 서울에서 내려온 부부 에피소드에서 잘 드러난다. 핏기 하나 없는 얼굴의 아내와 매사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는 부부는 고추농사를 짓는다며 집을 빌려 땅끝마을로 왔다. 이장님은 농촌에 살러 온 부부가 반가워 농사에 필요한 로프니 제초제니를 아낌없이 빌려주신다. 이장님의 친절에도 불구하고 거저 주실 리가 없다며 경계를 풀지 않는 부부.

사실 이 부부는 농사를 지으러 온 게 아니라 모든 것을 잃은 채 생을 마치기 위해 내려온 것이다. 함께 목을 매기 위해 이장님에게서 얻어온 밧줄을 묶어놓은 채 생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던 부부. 그때 문 두들기던 소리와 함께 해강이가 카레 냄비를 들고 온다. 자기도 이사 오던 날 먹을 게 없었다며.

사실 그 카레는 밥 당번 해강이가 망친 카레이다. 합숙하는 친구들 모두 한 입도 먹지 못한 채 뱉어냈던 카레. 그 카레를 인심 쓰듯 해강이가 동네에 돌린 것이다. 동네 개도 그런 걸 준다며 항의하듯 짖어대는 카레. 그런데 생을 마치려던 이들 부부는 지금까지 먹어본 카레 중 제일 맛있다면서 먹는다. 그러다 울컥 아내가 먼저, 사실 죽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행복론을 연구하는 서은국 교수는 ‘행복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 맛있는 걸 먹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모든 걸 잃고 죽음을 선택했던 부부는, 생의 마지막에서 모두가 못 먹는다 했던 카레를 놓고 마주한 밥상에서 삶을 건진다. 이제 '생의 축배'처럼 다시 함께 먹는 카레. 문득 카레에 어울리는 김치를 떠올리는 아내. 그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김치 한 통이 배달된다. 이번에는 아까 길에서 부부와 아웅다웅하던 오매 할머니(차미경 분)의 솜씨다.

삶의 벼랑 끝에서 이 부부를 구해준 카레와 김치. 그건 또 다른 정의 도미노이다. 그 퉁명스럽던 오매 할머니가, 서울에서 갓 내려와 밥도 굶고 낯선 환경에 두려워하던 해강이를 데려가 밥을 줬던 것이다. 그리고 손자를 위해 준비해둔 와이파이 잘 터지는 놀이방을 기꺼이 해강이네 오누이에게 열어주셨다. 그 ‘함께’가 이제 해강이에게 카레 나눔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그런가 하면 생전 처음 혼자 광주 동생네 잔치에 갔던 오매 할머니. 그런데 젊은 청년이 낯선 광주에서 길 잃은 어린애처럼 갈 곳 몰라하던 할머니의 행선지를 찾아주었다. 왜 그런 친절을 베풀었냐는 질문에 '처음이시라면서요'라고 대답하던 청년의 한 마디가 오매 할머니의 뇌리에 남았다. 그렇게 자신에게 인사도 하지 않던, 이사 온 부부에게 할머니는 겉절이를 만들어 보내 그들의 생명을 구원해 주게 된 것이다.

미담으로 이어진 '우리'의 이야기

<라켓소년단>의 에피소드들은 미담처럼 이어진다. 권투부에게 얻어터진 용태(김강훈 분)를 보고 해강이는 대뜸 그들을 찾아간다. 호기롭게 나섰지만 결국 해강이를 비롯하여 우찬(최현욱 분)이의 얼굴은 만신창이가 됐다.

그렇게 쌈박질을 벌였다는 사실 때문에 잔뜩 쫄은 아이들. 그걸 본 배 감독(신정근 분)은 뜻밖에도 그들과 합류하지 않은, 평소 총애해마지 않는 주장 윤담(손상연 분)에게 기합을 준다. 같은 팀인데도 함께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결국 윤담이 시간 내에 도저히 완수할 수 없는 기합은 나머지 팀 동료들의 합류로 역시나 ‘우리’를 확인하는 시간이 된다. 그저 있는 듯 없는 듯하라며 돈 몇 푼에 쫀쫀하게 굴던 왕년의 '하얀 늑대'가 보여준 팀 스피릿의 단련 과정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코믹한 에피소드들은 자기밖에 모르는 사춘기 소년 해강을 '라켓소년단'으로 성장시켜 나간다. 물론 매사 까칠하고 아버지와 와이파이를 놓고 딜하는 해강 역시 알고 보면 전지훈련비도 내지 못하는 아버지를 배려해주는 마음 따뜻한 소년이기도 하다.

<라켓소년단>의 배경은 현실의 땅끝마을이지만, 나니아의 옷장 속 공간처럼 이 세상에서 만나보기 힘든 판타지적 장소이다. 낯선 사람들이 어울려 한집에 살고, 이웃이 서로를 들여다봐 주고, 자기 것을 기꺼이 나눈다. 우승보다 팀원의 안위와 협력이 운동의 목적이다. <라켓소년단>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점점 찾기 어려워진 따뜻한 연대의 정서가 담겼다.

http://m.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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