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스퀘어 괴물 ‘괴물’은 남은 사람들의 고통을 본다
857 14
2021.04.08 11:37
857 14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가상의 지방 소도시에서 일어나는 연쇄살인, 극적으로 범인을 쫓는 형사들…. JTBC 금토극 ‘괴물’은 전형적인 한국 범죄 스릴러 드라마의 외피를 두르고 있다. 어둠이 깔린 갈대밭에서 시신을 발견하는 첫 장면만 보면 남은 이야기가 흐를 행로도 뻔해 보인다. 성격도 성향도 각기 다른 경찰 두 명이 고군분투 끝에 잔혹하고 지능적인 방법으로 살인하는 범인을 찾아 검거하고, 20년 전 사건의 비밀까지 파헤친다. 물론 두 형사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진정한 파트너로 거듭날 것이다.

예상은 빗나갔다. ‘괴물’은 일반적인 추적 스릴러와 다른 길을 간다. 범인을 잡아야 할 주인공 이동식(신하균)은 수상하기 그지없고, 파트너인 한주원(여진구) 또한 그를 의심한다. 의심스러운 인물은 이뿐만이 아니다. 모두 어릴 적부터 한 동네에서 봐온 덕분에 서로에게 비밀이 없어 보이는 만양 사람들은 저마다 감추는 것들이 있다. 시청자는 혼란스러운 상태로 의뭉스러운 얼굴들을 관찰한다. 작품은 자연스럽게 시청자에게 질문을 건넨다. ‘괴물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 

답은 빠르게 등장한다. 후반에 가서야 드러날 줄 알았던 연쇄살인범은 극이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을 때 밝혀진다. 그는 형제이고 이웃인 줄 알았던 ‘너’다. 하지만 그는 또 다른 질문을 남기고 극 중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드라마는 그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않는다. “사람 생명 빼앗는 놈들한테 이해, 동기, 서사 같은 걸 붙여주면 안 된다”는 오지화(김신록)의 대사로 선을 긋는다. 시청자는 그제야 괴물이 누구인지 밝혀내는 것이 이 드라마의 전부가 아님을 안다.

의심했던 얼굴을 다시 한번 살핀다. 이제 고통이 보인다. 20년 전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그들은 하루아침에 사라진 어머니나 동생이 돌아올까 봐 동네를 떠나지도 못한다. ‘괴물’은 남은 사람들의 분노와 슬픔에 초점을 맞춘다. 피해자와 유가족, 주변인의 죄책감을 그려낸다. 이동식은 쌍둥이 동생 이유연(문주연)이 사라진 후 당시 용의 선상에 올라 여전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하지만 그에게 중요한 것은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것뿐이라 괴물을 자처한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괴물’은 20년 전 이유연에게 무슨 일이, 왜 일어났는지를 하나하나 밝히며 우리의 이기를 마주 본다. 지역 유지와 사업가, 경찰은 자신의 죄를 덮고 지역개발을 도모하기 위해 20년 전 사건을 은폐했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개발을 앞두고 또다시 그때와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자, 그들은 사건을 묻기 위해 필사적이다. 사람들은 개발의 걸림돌인 진실을 알고 싶지 않다. 그래서 “재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괴물’은 매우 흔한 재료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섬세하게 요리한다. 사건을 자극적으로 조명하는대신 피해자의 고통에 집중하고 공감한다.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는 것은 나중의 문제다. 숱한 범죄 수사극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자세다. 완성도 높은 대본과 감각적인 연출,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제 몫을 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은 작품을 더욱 빛낸다. 남은 2회를 기대하는 이유다.

inout@

마지막 문단이 공감되어서 가져와봤어

'괴물’은 매우 흔한 재료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섬세하게 요리한다. 사건을 자극적으로 조명하는대신 피해자의 고통에 집중하고 공감한다.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는 것은 나중의 문제다. 숱한 범죄 수사극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자세다.

http://www.kukinews.com/newsView/kuk202104080009
목록 스크랩 (0)
댓글 1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당신의 운명을 뒤집어보시겠습니까? 영화 <타로>예매권 증정 이벤트 202 06.03 29,256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172,413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885,38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336,394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520,394
공지 알림/결과 📺 2024 방영 예정 드라마📱 86 02.08 644,635
공지 잡담 📢📢📢그니까 자꾸 정병정병 하면서 복기하지 말고 존나 앓는글 써대야함📢📢📢 14 01.31 659,063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1,034,181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5 22.12.07 1,924,941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51 22.03.12 2,931,793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2 21.04.26 2,177,695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4/4 ver.) 156 21.01.19 2,337,215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7 20.10.01 2,351,718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42 19.02.22 2,380,240
공지 알림/결과 ★☆ 작품내 여성캐릭터 도구화/수동적/소모적/여캐민폐 타령 및 관련 언급 금지, 언급시 차단 주의 ☆★ 103 17.08.24 2,358,571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2,593,313
모든 공지 확인하기()
13067433 잡담 선업튀 아니 걍 지들이 찍은 거나 내놓으라니깐 왜저런대 16:06 0
13067432 잡담 바로샘이 변우석 팬미팅 md 온판 열어줬으면 좋겠다 16:06 5
13067431 잡담 김혜윤이거 임솔같음 선업튀 1화우산엔딩 16:06 31
13067430 잡담 선업튀 근데 콘서트 영상은 블레로 줄거 같은데.. 2 16:06 38
13067429 잡담 나 심심해서 아파트404 틀었어 16:06 15
13067428 잡담 워너우정은 무능한 사람이 없는듯 16:06 20
13067427 onair 백집사 서해안 사투리 너무 힘들다... 16:06 7
13067426 잡담 선업튀 변우석의 대세 등극에 대해서는 "그런 때가 왔구나 생각이 든다"라면서도 "우석이 본인이 당황하기도 하고 버거워할 때가 있었다. 외부 에너지가 상상 이상으로 오니까, 혜윤이는 그래도 흔들리지 않아 보이는데 우석이는 당황하더라. 그래서 '누릴 수 있을 때 누려라 이런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다'라고 말해줬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어 보일 때 계란과 고기 먹으며 체력 관리하라고 말해줬다"라고 밝혔다. 8 16:06 173
13067425 잡담 변우석 인터뷰 또 대가리 깨 2 16:05 115
13067424 잡담 선업튀 콘서트영상을 그렇게 기깔나게 찍어놓고 1화에 딱 2분주고 말거냐고 2 16:05 30
13067423 잡담 선업튀 새로찍을 필요 없고~그냥 있는것만 주길~ 2 16:05 31
13067422 잡담 변우석 이시아랑도 케미 좋다 5 16:05 153
13067421 잡담 난 조조로 원더랜드봤는데 진짜 소리내면서 울고옴 1 16:04 62
13067420 잡담 애콜라이트 존잼이다 애콜;;; 스붐온. 3 16:04 33
13067419 잡담 눈물의여왕 진짜 우리 추진팀 공지도 딱 한번에 중요한건만 쏙쏙알려줌 16:04 68
13067418 잡담 원더랜드 나 허벌 눈물인데 눈물 1도 안 나옴 5 16:04 115
13067417 잡담 명작 드라마 추천해줄 수 있어? (작년이나 올해) 7 16:03 48
13067416 잡담 김혜윤 예능 스틸컷 보는데 유연석하고 저 5 16:03 203
13067415 잡담 탈주 CGV 회원 시사 하네 4 16:03 96
13067414 잡담 변우석 모델 출신인거 왜케 멋있지 4 16:03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