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지난주 수요일에 확진되셨어.
나는 부스터샷 4개월차에 맞으려고 좀 미뤘다가 딱 걸려서 자가격리대상자가 됨...
다행히 나랑 아빠는 첫날 PCR 검사결과에서 음성.
이제부터 최우선 목표는 추가 감염자가 없게 하는거니까 그때부터 나는 엄청 바빠짐 ㅠㅠㅠ
1. 환기 및 소독
우선 엄마는 PCR 검사 받고 돌아오자마자 화장실 있는 방에 격리함.
나는 집에 모든 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시키고 손잡이며 리모컨이며 하나하나 소독티슈로 닦았어.
그리고 엄마 차로 가서 마스크 쓰고 장갑끼고 소독하고 창문도 살짝 열어두고 나옴 ㅠㅠ
평소 생활할때는 거실 같은 공용공간에선 계속 마스크를 쓰고 내 방에서만 벗었어.
엄마는 물론이고 아빠랑도 밥을 같이 안 먹었어. 식기, 치약도 다 따로 썼어. 누가 걸려있을지 모르니까 ㅠㅠ
2. 재택치료자를 위한 물품
증상에 맞는 감기약, 체온계, 산소포화측정기, 작은 비닐봉지, 큰 비닐봉지, 뿌리는 살균제, 락스, 고무장갑, 생수, 전기포트, 각종 차, 물티슈
중요한건 이 정도 떠오른다. 아무래도 인후통이 큰 증상이다보니 목에 좋은 차를 수시로 드시는게 좋은데 매번 뜨거운물을 줄 수 없으니까
아예 전기포트를 방에 보냈어. 전기포트 진짜 중요하드라. 도라지차 티백 같은거 자주 드심.
그리고 음식은 무조건 일회용 그릇에. 내가 수거하지 않고 안에서 바로 버릴 수 있게 했어.
그래서 비닐봉지도 많이 필요하드라고. 나중에 폐기할때도 깔끔하게 할 수 있게.
3. 엄마 위로해 주기
확진 둘째날 큰일이 터짐. 엄마가 평일에 두시간씩 손주들을 봐주는데 이제 만 3살도 안된 둘째 조카가 키트에서 양성이 나옴...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ㅠㅠㅠㅠㅠㅠ
내 방에서 엄마방 소리가 조금 들리는데, 그 소식 이후 엄마가 내내 우시더라.. 자기 때문에 어린 손자가 걸렸다고ㅠㅠ
다행히 우리 조카는 열도 크게 안나고 밥도 잘 먹고 잘 이겨내고 있어 ㅠㅠㅠㅠ
엄마 우는 소리에 맘 아파서 나는 평소에 해보지 않은 영상통화도 계속 걸고 전화도 자주하면서 엄청 씩씩한 모습을 보여드렸어. 나라도 이래야지 싶어가지고 ㅠㅠ
지금 5만명씩 나오는데, 엄마가 조금 일찍 걸렸을뿐 죄인인건 아니라고.
얼른 밥 잘 먹고 건강해져야 다시 애기들 봐주는거 아니겠냐고 엄청 다독여드렸어 ㅠㅠ
이놈의 역병이 걸리고나면 마치 주변에 죄인이 된거 같아서 몸보다 마음이 아픈거 같더라 ㅠㅠ
난 어제 해제전검사 받았는데 다행히 음성! 그래서 오늘부로 자유의 몸이 됐고 ㅎㅎ 아침에 나가서 부스터샷도 바로 맞고 왔어.
처음에 가족이 확진되면 당황스러울텐데
격리 잘 하고나면 추가감염 없이 무사히 넘길수 있을거라고 말해주고 싶어서 못쓰는 글쓰기 실력으로 주절주절 해봤어.
다들 건강하게 이 시국 넘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