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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해먹고 산다 - 가끔은 게으르게 산다
2,302 10
2018.04.2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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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내내 30도를 찍었다.

그러더니 비가 오고 14도로 뚝 떨어졌다가

아침엔 춥고 낮에는 더운 일교차가 20도가 넘는 날씨의 연속이다.

이건 날씨가 변덕을 부리는 정도가 아니라 미친거라고 밖에...


이직 후 뭔가 급작스런 환경의 변화가 자꾸 생기는 중이라,

익숙해질만 하면 바뀌는 상황에 살짝 짜증도 나지만

그래도 가깝고, 차비가 안들고, 출퇴근 길 걸어서 갈수 있는 거리에 마트와 시장이 가까이 있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하루하루 다시 적응 중.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고 안좋은 점 10개 보다 좋은점 한두개를 놓고도 이게 상황이 바뀔수도 있다 생각하다 보면 결국은 그렇게 되더라.


허나 적응에 지친 고로 좀 적당히 게으름 부렸던 이번주 먹고 산 이야기,

시작.







보통의 기준에선 오버쿡 된 감자 볶음.

하지만 사실 내 취향은 이런쪽.

전분 빼고 적당히 씹히는 식감도 있는 빛깔 고운 감자 볶음도 좋지만

반은 튀기다시피 하고 전분도 안빼서 지들끼리 적당히 엉겨붙은 이런 감자 볶음쪽이 더 좋다.

애기 주먹만한 알감자 두개 채 썰어서 소금 후추만 솔솔 뿌려서 볶으면

밥 없이 이것만으로도 한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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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가슴살 장조림.

노브랜드 닭가슴살 한덩이에 물, 진간장, 술, 설탕, 통후추 해서 센불에 파르르 끓이다가

반쯤 익었을 때 통마늘 몇알, 꽈리고추 반줌 썰어넣고 다시 조렸다.

대량 생산해서 쭉쭉 찢어놓고 간 배기 기다렸다 먹는 장조림도 좋지만

이런 식으로 후딱 만든 장조림도 생각보다는 한끼 반찬으로 제법 먹을만 하다.

닭가슴살 한팩 사고 얻은 깨달음은 나는 역시 닭다리 파라는거...

얼른 소진 시키기 위해서 노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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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순두부 찌개

마감 세일에 낚여서 바지락 한팩을 또 샀다.

진하게 육수 내서 소분해서 얼려놓고 한봉지씩 꺼내 먹는 중.

아침에 출근하면서 냉장실에 내려서 해동한 진한 바지락 육수를

고춧가루 마늘 기름에 붓고 애호박 쫑쫑, 대파 송송, 순두부 한팩 툭 넣어서는

멀건 색을 대신해 칼칼한 맛을 내줄 건고추 하나 뚝 분질러 넣고 끓였다.

간은 액젓으로만 간단하게.

한동안 맑은 순두부만 끓여먹다가 오랜만의 얼큰한 찌개에 속이 뻥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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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은 날은 삼겹살 구이.

퇴근하고 이것저것 귀찮고 밥도 하기 싫으면 그냥 고기만 구워서 먹는다.

냉동 대패 삼겹 한줌 다른 간 없이 통후추만 갈아넣고 후다닥 구워냈어.

설거지도 하기 싫어서 언젠가 내용물만 쏙 비워냈던 일회용 떡볶이 용기에 담아서 먹음.

가끔은 이러고 게으름도 부려야 인간적인거라고 우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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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간장 조림.

닭 요리가 자꾸 나온다는건 냉동실에 애매하게 남은 닭고기가 있다는거다.

반마리 조금 안되게 남은 닭고기를 간장, 설탕, 술, 통마늘, 후추 넣고 조렸다.

이게 도대체 장조림이랑 양념 차이가 뭐냐고 묻는다면 배합의 차이다.

간장이랑 설탕이 더 진하게 들어가고 물이 적게 들어간다.

장조림 보다 단짠이 강하다.

이제 거진 다 소진시킨 꽈리 고추도 반줌 같이 넣고 조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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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는 이게 콩나물 무침.

참기름 소금, 혹은 참기름 국간장으로 무친 콩나물 무침도 있다지만

내가 어려서부터 먹던 콩나물 무침은 이런거다.

콩나물 한줌 소금 살짝 넣고 익혀서 고춧가루, 국간장, 다진 마늘, 다진 파, 참기름 넣고 조물조물 무쳤어.

그냥 반찬으로 먹어도 좋고 밥에 한젓갈 척 올려서 비벼 먹으면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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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만 건져먹은 떡볶이.

야밤에 뜬금 없이 떡볶이가 먹고 싶은데 우리 동네 제일 가까운 슈퍼가 걸어서 20분 거리의 마트다.

그나마 휘리릭 다녀올 수 있는 10년 단골 슈퍼가 사라진 자리에는 편의점이 들어선지가 어느새 반년이 가까워 온다.

안먹으면 죽을거 같은데 별수 있나.

편의점 떡볶이 한팩 사다가 양념은 고대로 냉장고로 직행하고 떡이랑 어묵만 건져서 써먹었다.

물은 아주 조금만 넣고 어묵 먼저 끓이다가 떡 넣고 고추장, 고춧가루, 설탕에 진간장 아주 찔끔만 넣어줬어.

다 하고 나서야 아, 알배추라도 좀 썰어넣을걸 했다.

그야말로 떡이랑 어묵만 들어간 떡볶이.

같이 들어있던 양념은 매운거 못 먹는 내 입에는 손도 못 댈 정도로 매워서 이걸 어찌하나 싶다.

언젠가 냉장고에서 화석으로 발굴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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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귀찮은 날은 시판 쌀국수

이래서 게으르게 살았다는거다.

이번주 시판 재료 제법 많이 해먹었다.

라면 못 먹는거 아는 직장 동료가 먹어볼래? 하면서 앵겨준 인스턴트 쌀국수를 용기만 옮겨서 냄비에 붓고 가스에 팔팔 끓여 먹었다.

생각보다 고수 맛이 진한게 내 취향.

간은 좀 강한 편이라 물은 좀 많이 부어야겠더라.

다 먹고나서 이거 이름 안봐놨다는게 생각났다.

사실은 지금 생각 났다.

또 먹고 싶어도 이름 몰라서 못 먹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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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해먹은 가지 구이.

지난 번에는 버섯이랑 꽈리 고추를 다져넣었었고

이번에는 샤브용 소고기랑 꽈리 고추를 다져 넣었다.

소고기랑 꽈리고추 다진거에 소금, 후추로 간 하고

달걀 노른자 하나랑 밀가루 아주 조금만 넣어서 젓가락으로 열심히 저어주면 지들끼리 알아서 점성이 생긴다.

씨부분 파낸 가지 속에 밀가루 슬쩍 묻혀주고 반죽한 고기 소 박아서 적당히 익혀주기.

고기 소를 넣은거라 버섯 소 넣은 것 보다 익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중간불이랑 약한불 사이에서 시간을 좀 두고 구웠다.

이런 식으로 해먹으면 가지를 생각보다 많이 먹게 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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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춧가루라 많이 들어간 무생채.

무 한토막 채 썰어서 고춧가루 물 먼저 들여주고

다진마늘, 다진 생강 약간, 액젓, 설탕, 식초 넣고 조물조물 무쳤어.

고춧가루 양을 잘못 가늠해서 색이 너무 진해졌다.

딴에는 비쥬얼 좀 신경 써보겠다고 대파도 송송 썰어올렸는데 아무래도 이런건 채 취향 아냐...

된장찌개 바글바글 끓여서 밥 비벼 먹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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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된장 찌개

바지락 육수 진하게 내서 대파, 애호박 넣고 바글바글 끓이다가 된장 한숟갈, 고추장 적당히 풀어 넣고

두부도 한모 썰어넣었다.

진하고 빡빡하게 끓여서 두부랑 바지락 살 흰밥에 으껴서 비벼가면서 위의 무 생채 올려서 먹었어.

이런 된장찌개 하나면 밥 한그릇 그냥 뚝딱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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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 나물 무침.

재래 시장 갔다가 한봉지 업어온건데 산취나물인지 머위 나물인지 기억이 꼬여버렸다.

뭐가 됐던 봄나물은 진리라,

소금물에 나물 한줌 데쳐서 된장, 고추장, 설탕, 참기름, 다진마늘 섞어서 조물조물 무쳤어.

집나간 입맛도 돌아오는 맛.

제철 나물은 진리고 봄나물은 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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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배추 찌개.

알배추 반통 적당히 썰어넣고 샤브용 소고기 한줌, 이슬표고 세개도 썰어서 올렸다.

육수는 물에다 가쓰오 부시맛 국시 장국을 슬쩍 색만 날 정도 넣고 다진 마늘 투입. 

육수낼 재료나 국시 장국이 없으면 물에다 국간장만 슬쩍 섞어도 고기랑 배추, 버섯에서 국물이 진하게 우러나와서 진한 육수가 된다.

팔팔 끓인 다음에 겨자장 만들어서 찍어먹었어.

사실은 이날 소주 한잔 무지 땡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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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간단 갈치 구이.

기름 두른 팬에 통통한 갈치 세토막 구웠다.

다른 간 필요 없이 통후추만 솔솔 뿌리면 밥 없이 이걸로만 또 한끼 해결이 된다.

요즘 너무 거저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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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물 딸기로 만든 딸기청.

재래 시장 들렀던 날 사실은 딸기 사러 갔었다.

A4용지 크기만한 스치로폼 박스에 담긴 딸기가 한박스에 이천원.

알은 작아도 제법 단단하고 달고 양도 많았다.

욕심껏 세팩 사다가 한팩은 그냥 먹고 두팩은 딸기청 만들었어.

딸기 두 상자, 2키로 조금 더 되는 양에 설탕은 1키로 짜리 한봉지 다 쓴거 같다.

믹서도 싫고 칼질도 싫어서 깨끗한 밀폐 용기에 딸기 남고 위생장갑 낀 손으로 으깨서

설탕 한봉지 넣고 고루고루 섞은 다음에 실온에 하루 뒀다가 설탕 다 놓은거 확인하고 병 두개에 나눠담았다.

작아 보여도 900짜리 병으로 두개다.

이러고 남은건 탄산수에 부어서 바로 에이드로 먹고요즘 열심히 탄산수에 섞어서 딸기 에이드 해먹는 중.

우유 못 먹는 나는 그저 에이드로 만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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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다 보니 또 딸기 사러 가고 싶어졌다.

퇴근길에 타이밍 맞으면 완전히 들어가기 전에 끝물 딸기 한번 더 사와야겠다.

요즘 제철 재료 해먹는데 재미 들려서 활 꽃게도 사러가야지 벼르고 있네...

날도 덥고 지치기 쉬운 계절이지만

맛있는거 먹고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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