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에 적갓(aka적겨자잎) 씨를 쏟아서
적갓이 무궁무진하게 자랐는데,
자라는 속도를 먹는 속도가 못 따라가서
주말농장을 지휘하는 대장 동무(동거인)가
이렇게 된 바에는 씨 날 때까지 뒀다가
씨앗 모아서 홀그레인 머스타드나 만들어 보자는 미친 소리를 함.
왜 난 거기에 찬성한 걸까..
그때의 난... 적갓을 그만 먹을 수 있으면 아무래도 좋았던 거 같아......
하여튼 그런 이유로
일주일 중 가장 스트레스지수 높은 월요일 밤에,
겨자 쭉정이고르기 대회가 시작된 거임.
살려줘.......
키인지 복조리인지 하여튼 조상님이 지혜와 과학의 정수는
일절 있을리 만무한 야만적인 도시인인 관계로ㅠㅠ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쭉정이를 골라낸......
하......🤦🏻♀️ 이거 하면서 할머니 생각 엄청 나더라ㅠㅠ
할머니가 어릴 때 조밥 만들 때 조 어떻게 골라냈던 거예요...
상쾌한 월요일 밤에 부엌에 쭈그리고 앉아 둘이서 두 시간을 고른 결과
씨앗 한 줌
(oꆤ︵ꆤo)
겨자씨 한 톨 우습게 보지 마라...
싹싹 긁어 먹어... 진짜... 하........
근데 우린 이미 냉장고에 홀그레인 머스타드도 있고, 하인즈 머스타드도 있고, 치킨너겟에 딸려온 허니머스타드도 남았는데 왜 이러고 있는 거야 대체
근데 사진 찍고 촤르륵 하는 거 듣는다고 깔짝거리다가 바가지 엎음
순간적으로 동거인한테 살해당할 줄 알았는데
두 시간 같이 고생해서 그런가 욕 안 하고 그냥 주워 담아주더라 ㅎㅎ
그리고 아직 덜 익어서 안 까진 거 이만큼 남음 ㅎㅎ
그리고 밭에도 아직 안 익어서 안 딴 씨앗 한 무더기임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