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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이혼’ 욕먹는 재판만 하는 조승우, ‘이면을 보는 자!’ [김재동의 나무와 숲]
[OSEN=김재동 객원기자] 남편·아이 두고 외도한 불륜녀 DJ, 시어머니 폭행한 며느리, 베트남서 어린 신부 돈으로 사와 학대한 중늙은이...
모두 신문 사회면을 장식할만한 파렴치범들이다. 또한 JTBC 토일드라마 ‘신성한, 이혼’의 타이틀롤 신성한(조승우 분)의 의뢰인들이기도 하다.
이혼 전문 변호사 신성한의 고객들은 겉보기에 유책 배우자 일색이다. 사람들 입에 즐겨 회자(膾炙)될만한 간 잘 밴 주인공들 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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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모의 ‘무정블루스’를 들으며 막걸리 한 잔으로 쓰린 속을 달래던 마춘석에게 신성한의 전화가 걸려온다. 마춘석은 그 통화에서 “영광 엄마 딱 보니 야, 데려와야 쓰겄다는 생각이 들었지라. 동생들에 홀어머니까지 답이 없구나, 이 집이. 나가 농사 좀 더 지으면 이 집 식구들은 먹고 살겄구나.”싶었다며 “나이 50에 아들 얻어 좋았지요. 근디 인자 나이 50에 가난한 여자 돈으로 사와 패는 천하에 빌어먹을 놈이 되야부렀소”라며 신세 한탄을 한다.
그 속내를 들은 신성한은 “마선생님 명예회복 하셔야죠. 돈으로 어린 타국여자 데려와서 학대하고 폭행한 사람 아니라는 걸 밝히는 게 명예 찾는 겁니다. 아주 떠들썩한 놈이 될 겁니다. 그래서 선생님 명에 찾아올게요.”라고 전의를 밝힌다.
신성한은 딘티화가 취득이 쉽지 않은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서까지 부양할 가족이 많은 베트남으로의 복귀를 결정한 부분이 이해가 안간다. 여기에 해남을 다녀온 장형근(김성균 분)과 조정식(정문성 분)의 현지 청취에 따르면 딘티화가 한국어 교육에 빠짐없이 참여는 하지만 한국말이 도통 늘지 않았고, 교육 후 배웅해 주는 고국 청년과의 사이가 예사롭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청년은 베트남으로 복귀했음도 알게 된다.
법정에 선 신성한은 딘티화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마영광이 마춘석의 친자가 맞는 지를 물었고, 당황한 딘티화가 자신의 변호사 박유석(전배수 분)을 애타게 부르는 동안 재판부에 친자확인검사를 요청한다.
시어머니(허진 분)를 폭행한 며느리 박애란(황정민 분) 사건이나, 바람 핀 DJ 이서진(한혜진 분)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남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표피적인 결론만으로 매도하던말던 신성한은 진실에 천착해 이면을 제대로 살핀 후 의뢰인의 처지에 공감하고 그 이익을 보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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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사람을 위한 제도다. 착하고 약한 사람을 보호하고 강하고 나쁜 사람을 제어한다. 하지만 세상엔 법 때문에 우는 약하고 착한 사람들과, 법 덕분에 웃는 힘있고 나쁜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진실과 정의에 눈감는 법꾸라지 때문이다.
사람을 깊이 들여다보는 신성한이 드라마 속 박유석으로 대변되는 법 기술자를 골탕먹이는 스토리는 어떤 에피소드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