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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중청년이 본 1월의 중드 목록, 후기
1,006 2
2025.01.3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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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중드 입문 8개월차 중청년이 돌아왔어.

모두 알찬 1월 보냈어?

 

그 어느때 보다 조용하게 시작한 2025년이었는데 벌써 한 달이나 지났다는 게 놀라워.

모두 연휴는 잘 보냈어?? 하루 지났지만 새해 복 많이 받아!! 차방덬들 올 한해도 항상 즐거운 일만 가득하고 하고 싶은 일들 모두 이루어지길 바래!!

 

이번 달도 지난 달과 비슷하게 수사물 위주로 봤어. 중드에 은근히 수사물이 많아서 찾아 보는 재미가 있는거 같아ㅎㅎ

 

 

 

그럼 이번 달 후기도 시작해볼게.

 

 

 

<1월 동안 본 드라마 목록>

 

128. 불완미수해인

우선 이 드라마는 권력형 성폭행에 맞서는 이야기라 단순 재미로 볼 드라마는 아니야. 보는 내내 인간에 대한 환멸, 가증스러움, 역겨움 등 느낄 수 있는 온갖 부정적인 감정은 다 느낀 거 같아. 드라마를 보면서 이렇게 까지 인간이 싫어졌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어. 강요하지 않았고 상대방도 거절하지 않았으니 강간이 아니라는 회장(피의자), 권력이 두려워 거부하지 못했지만 자기 의견 하나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회피를 반복하는 비서(피해자), 아군인 듯 적군인 듯 생각을 읽을 수 없는 변호사까지 하ㅏㅏㅏㅏ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해서 더욱 몰입하게 되는데 19화 정도 까지 모든 주인공이 역겹다고 생각했어. 거의 내내 턱 막힌 듯한 갑갑함과 답답함을 계속 느꼈는데, 드라마는 허구의 이야기라고 했지만 너무 현실적이라 불쾌했어. 현실은 더 하겠지. 실제로도 이런 범죄는 입증하기가 매우 까다로울거라 법정 공방이 오랜 시간 이어질텐데 모든 비판은 피해자만 받고, 죽은 듯이 살아갈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 피해자가 피해를 당했을 때 왜 피해자에게만 완벽한 품행을 요구하는 건지, 설령 피해자에게 도덕적 결함이 있었다 한들 그 결점 때문에 일을 당했다고 말 할 수 있는가?. 권력있는 자들의 같잖은 명예를 되찾겠다고 피해자 한 명을 사회적으로 매장시켜도 정당하다 말 할 수 있는가? 모든 면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감내해야 할 피해자들에겐 불공평한 거 같아. 드라마에서 변호사가 이런 말을 해 "언제부터 우리가 피해자가 왜 피해를 보았는지 스스로 해명해야 합니까? 조사받고 책임을 물어야 하는 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입니다." 실제로 지금도 수많은 피해자들은 본인이 당한 피해를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게 현실이야. 가해자는 증거가 없다면 무죄라고 주장하고, 증거는 피해자가 증명해야 하는 게 맞는 걸까? 악플로 상처받고 본인을 없어야 할 존재로 인식해 무너져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드라마지만 어느정도 현실적인 부분까지 잘 반영했다고 생각해. 이 드라마의 핵심 인물은 변호사인데 본인도 과거에 권력형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변호사라는 일을 하면서도 과거에 거부하지 않았던 자책감, 누군가의 도움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를 증명해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 보였어. 근데 이 사건을 겪으며 피해자는 변호사가 변호를 해 줘서 숨지 않고 극복해낼 수 있었고, 변호사는 피해자를 만나며 과거로 부터 해방됐다라는 느낌을 받았어. 그리고 독특했던 점이 회장(피의자)을 제외한 모든 주요 인물(피해자, 변호사, 형사)이 여성이야. 그래서 경제적 상황이나 권력적 우위에 있는 남성에 대적하는 여성들의 드라마라는 생각도 들었어.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부당함, 부조리, 억압, 그리고 그들이 가진 강인한 연대의 힘을 보여준 거 같아. 단순히 캐릭터로만 소비하지 않고 여성 인권과 사회적 정의에 대한 중요한 메세지를 던지는 거 같아서 생각해 볼 거리가 많았던 드라마였어. 

 

 

129-130. 이십불혹1,2

등장 인물이 워낙 많고 각각의 서사를 다 보여주기 때문에 한 시즌 당 40부작이나 되는 드라마야. 시즌이 2개니까 총 80부작이지. 처음 볼 때는 이걸 언제 다보지? 싶었는데 고구마가 없어서 감정 소모 없이 보기 괜찮았고, 편하게 볼 수 있는 내용들이라 막힘 없이 쭉쭉 봤어.

 

▷시즌1부터 이야기를 해보자면 주요 등장 인물은 총 4명이야 샤오궈, 량솽, 다바오, 뤄옌! 4명 전부 계속 나오긴 하는데 스토리 비중을 따지자면 3:3:2:2 정도 되는거 같아. 유치하게 남자나 쫓아 다니는 뻔한 내용이 아닌 대학 졸업과 사회에 첫 발을 디딘 저마다의 삶을 조명한 이야기라 괜찮았어. 천편일률적으로 졸업을 하면 회사를 다닌다 이런 루트가 아니고 회사를 가는 사람이 있다면, 진로에 대해 방황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자신의 특기를 살려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텐데 이런 모습들을 다양하게 담아 줘서 지루하지 않았어. 4명 다 캐릭터 성격이 확실하고 우유부단한 인물이 없다는 것도 나름 포인트야. 샤오궈는 자기 객관화가 뚜렷하고 악착같은 끈기도 있고 노력해서 잘 살겠다는 신념이 확실히 있는 캐릭터라 좋았어. 다바오는 정말 보기 드문 캐릭터 였는데 금수저지만 전혀 돈으로 위세부리지 않고 누구보다 여리고 착한 마음을 지녔어. 또 순수하게 무언가를 좋아할 줄 알고 구김살 없는 성격이라 좋았어. 량솽은 표현이 서툰 전형적인 츤데레야. 4명 중에선 뤄옌이 제일 별로였는데 얘랑 관련된 이야기는 전부 별로였어서 거의 스킵했어. 각자가 겪는 삶에 대해 잘 되는 부분이 있으면 안되는 부분이 있듯이 양면을 담백하게 잘 보여줬고 중간중간 친구들의 우정도 잘 넣은 거 같아. 그리고 중드에서 빠질 수 없는 러브라인도 4명 다 있긴 한데 본격적인 로맨스 보다는 풋내기의 사랑에 가까운 느낌이었어. 다른 인물은 별 관심없었고 무려 회사 대표와 룸메(다바오) 동생과의 러브 라인이 있는 샤오궈가 제일 궁금했어. 사실 룸메 동생이랑 잘 되길 은근히 바랐는데 23화쯤 되니 어라? 내가 원하는 전개가 아니다 싶어서 멈추고 검색을 해봤어. 슬픈 예감은 언제나 틀리지 않더라.... 차이고 유학간다는 글을 보니 갑자기 흥미가 싹 사라지는거야. 근데 또 배우 병크가......하ㅏㅏㅏ 당연히 여대생 4명이 주인공이니까 4명만 검색해 보고 문제 없어서 시작했는데 서브가....음.... 주인공 아니어서 다행이다. 시작한 이상 완주는 해야지... 사실 샤오궈 혼자 나이에 맞지 않은 사랑을 하는 느낌이 계속 들고, 대표 태도가 끝까지 너무 별로였어서 반대(?)했던 거였는데 이쪽도 안 이뤄졌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ㅋㅋㅋ 아무튼 사회 초년생의 모습이 담긴 드라마라 풋풋하기도 했고 각자 자리에서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어. 빌런도 없고 발암 유발하는 캐릭터도 없어서 가볍게 보기 좋아.

 

▷시즌2에서는 주인공 한 명이 추가 돼! 포스터만 보고 5명이 나오는 건가 했는데 뤄옌이 유학을 떠나면서 새 인물로 자연스럽게 교체 되기 때문에 시즌1과 같게 4명 체제로 흘러가. 새로 추가된 인물이 암격리적비밀 여주여서 반가웠어. 샤오궈, 량솽, 다바오, 딩이쉬안(new) 이렇게 나오는데 스토리 비중은 2:5:2:1 정도 되는 거 같아. 시즌2는 량솽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많았어. 졸업하고 3년 후의 일상을 담아서 그런지 시즌1에 비해서는 확실히 사회 구성원이 되어 일하는 모습도 자연스럽고 한층 성숙한 느낌이 들더라. 같은 청춘물이지만 시즌2가 훨씬 현실적이고 진지했는데, 시즌1은 대체적으로 잔잔하게 일렁이는 호수같았다면, 시즌2는 한치 앞을 알 수 없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주식시장 같았어. 이게 어른의 삶이다! 그리고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사회라는 배경으로 확장되니 내가 주인공들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지더라. 샤오궈는 매사 열심히 하는 모습이 집착으로 변했고, 일하는 게 늘 버거워 보였어. 지나친 책임감에 언제 번아웃이 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노예 근성까지 있어서 보는 사람이 다 안쓰러울 정도였지. 근데 치쑹(동창이자 동료, 동업자, 남자친구)이라는 애를 만나면서 세상에 화도 내보고 일을 어떤 마음 가짐으로 해야하는 가를 알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 량솽은 가장 많이 변한 인물이야. 주변 인물과 일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타인을 포용할 줄 알게 됐고, 출연 비중이 가장 컸던 만큼 모든 면에서 마음의 그릇이 커지는 게 시각적으로 보이는 캐릭터였어. 다바오는 시즌1때와 완전 반대의 삶을 경험하는데 그때의 장점이 지금의 단점이 되기도 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인생을 제대로 배워가는 과정을 보여줬어. 모두 스스로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잘 보여준 거 같아. 딩이쉬안은 사실 암격리적비밀 딩셴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캐릭터가 비슷하고 관련 내용도 딱히 재밌진 않아서 넘겨도 무방해. 아무래도 기존 주인공들 이야기가 워낙 중심이다 보니 이 쪽은 서사가 약할 수 밖에 없어. 이번에도 새로운 남자들이 각각 등장하는데 남녀를 커플로 바로 엮어 소비하기 보다 동료로 시작해 차차 유대관계를 쌓고 알아가며 이어지는 서사가 괜찮았어. 특히 커플이라는 걸 사랑을 메인으로 내세우지 않고,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상대로 연출해 준게 참 좋았던 거 같아. 저는 늦게 사귈수록 오예입니다. 마지막에 28살이 되어 다시 만나자며 끝났는데, 실제로 시즌3이 나온다면 새로운 이야기들이 나올 거 같아. 누군가는 결혼을 했을수도, 누군가는 아직 사귀는 중이거나 롱디일수도, 누군가는 헤어졌을지도 모르는 다음 이야기를 상상해보며 잘 마무리 한 거 같아. 전체적인 전개와 내용은 시즌2가 더 좋았는데, 시즌1이 바탕이 되었기에 2가 더 와닿을 수 있었던 거 같아. 주인공을 이해하는 폭도 달라지고 변화하는 모습들이 흥미로워. 그래서 이십불혹을 볼 예정이라면 시즌 두 개를 연달아 보는 걸 추천해!

 

 

131. 이십일천

중국 재난물은 처음 봤는데 불가고인 남주가 나온 걸 보자마자 혼자서 또 캐리하겠구만 싶었어. 재난물이지만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고 12부작밖에 안돼서 빠르게 전개돼. 싱크홀 사고로 백화점이 붕괴되면서 생존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내용인 만큼 인간 군상 드러나기 딱 좋은 소재지. 사고가 난 시점이랑 구조된 시점을 번갈아 가면서 보여줘서 어떻게 풀어갈지 흥미진진했고 긴장감도 어느정도 있었어. 근데 전체적으로 예상가는 전개로 흘러가서 '쟤 빌런짓 할 거 같다'싶으면 어김없이 나쁜 짓을 해. 그래서 고구마까지는 아닌데 그냥 짜증나는 인물이 많아서 약간의 답답함이 있었어. 인간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 생각이라는 걸 할 수 있는 고등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편익을 위해 행동하는 게 신기한 거 같아. 한 명의 선을 택하면 사고 생존자로 남아 남은 생을 인간답게 살았을텐데, 한 명의 악을 택하면서 전부 가해자로 바뀌는 운명이 아이러니했어. 

 

132. 풍중적화염

분위기가 무겁진 않은데 재미요소가 딱히 없는 수사물이라서 대체적으로 슴슴했어. 근데 평소에 슴슴한 것도 잘 봐서 그런가 의외로 지루하지 않게 쭉쭉 봐지더라. 현재의 사건과 이어지는 과거의 진실을 파헤치는 흔한 내용이고, 사건을 다 알려주기 때문에 사건보다는 인물들의 행동과 변화를 위주로 보는 게 좋아. 만장적계절에서 말을 못해서 수화하는 인물이 있었는데 그 배우분이 여기에서 핵심인물로 나와. 그때도 분량은 적지만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는 주인공 급(류바이 역)으로 나와서 반가웠어. 장르물에 정말 잘 어울리는 분위기와 연기력을 지닌거 같아. 수사물을 여럿 보다보니 드는 생각이 이게 검열의 영향인지 수사물 소재 폭이 진짜 좁은거 같아. 매번 왜 이렇게 1n년, 2n년전 사건과 현재를 접목시키려는 드라마가 많은 건지 모르겠어. 가끔가다 등장하는 신박한 드라마들 빼고는 다 비슷비슷하게 흘러가는 거 같아. 나는 그런대로 볼 만했는데, 아이치이 특유의 잔잔한 분위기를 안 좋아하면 불호일거야.

 

133. 상견니

대만 드라마 추천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상견니! 이름만 무수히 들었던 상견니를 드디어 봤어! 허광한은 경계선의 남자에서 처음 봤고(근데 이게 너무 강렬했음ㄷㄷ), 그 다음이 상견니인데 이거 보니까 사람들이 왜 허광한을 좋아하는지 알 거 같았어(՞˶・֊・˶՞)'. 하얀 교복을 입고 세상 무해하게 웃는다? 박제하세요. 아 인정👍 양아치미 있는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완벽하게 부합한다? 아 또 인정👍👍 사실 사전 정보 없이 시작한 드라마라 가볍게 생각했는데 아주 어마어마한 드라마더라. 결국 중간에 노트 펴서 타임 슬립 진행 과정을 그려가면서 봤을 정도였어. 와 정말 촬영하는 사람도 헷갈리겠는데? 싶을 정도의 인물 관계라 정리가 필수였던거 같아. 내가 그려놓은 화살표만 해도 10개는 되네. 이런 장르를 별로 안좋아하거나 복잡한거 싫어하는 사람이면 불호일 듯 한데, 나는 머리 복잡한거 좋아하고 이리 저리 정리하는 걸 좋아해서 꽤 재밌게 봤어. 일반 타임 슬립물이랑 달랐던 게 평행세계가 아닌데 어딘가에 살고 있는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에게 들어간다는 거였어. 그리고 하나의 시점만 있는게 아닌 여러 시점이 교차하면서 등장하는 설정 자체가 굉장히 독특해서 흥미로웠어. 장면 변환이나 시점이 휙휙 변해서 다소 불친절하긴 한데 다 떠먹여 주기만 하는 드라마는 또 별로여서 오히려 스릴있었어. 보면서 '잠시만, 어?, 뭐?, 뭐야, 응?' 같은 말을 제일 많이 한 거 같은데 그 때마다 멈춰서 화살표 추가하고, 어떻게 된거지 생각하는 과정이 재밌었어. 중간 중간 다른 시점을 암시하는 말들이나 증거같은 걸 찾는 것도 좋았고 회차가 짧은데 이 많은 걸 전부 알차게 풀었다는 게 대단한거 같아. 대신 전체적으로 인물 관계랑 타임슬립 시점에 집중하다 보니 로맨스는 거의 없어. 로맨스를 딱히 안즐기는 나야 좋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뭐가 있었나?? 싶네. 아! 여주랑 남주가 수많은 타임슬립을 거치며 만나는데 본질적으론 처음부터 둘만 좋아했다가 어떻게 보면 포인트인거같아. 어떻게 이렇게 녹여낼 생각을 한거지? 대단해. 또 재밌는 게 여주는 2명을 연기하고, 남주는 무려 4명(왕취안성/리쯔웨이98,10,19)을 연기해. 근데 남주는 같은 인물로 다양한 시점을 보여주는 게 포인트고, 여주는 다른 인물을 성격 차이로 보여주는 게 포인트야. 여주가 한 명은 동태, 한 명은 생태로 연기하는데 진짜 다른 사람처럼 보여서 신기했어. 여주 같은 경우는 사실상 한 명만 시점을 왔다 갔다 하는거라 그다지 복잡한 건 없는데, 남주가 문제야. 여기서 모든걸 설명할 순 없지만 알고 나면 정말 남주는 엄청난 사랑을 했다는 걸 알 수 있어ㅋㅋㅋ 주인공 말고 모쥔제라는 서브 남주도 한 명 있는데, 난 얘가 등장할 때마다 '하....모쥔제 ㅠㅠ' 라는 말이 절로 나오면서 내가 다 마음이 아픈 기분이었지 뭐야. 한 드라마에서 주인공이랑 서브 모두 맘에 들기 힘든데 그 힘든걸 해내는 엄청난 드라마였어. 스릴러도 가미해서 일련의 사건이 진행되는데 범인 관련 이야기를 다소 극단적으로 끌고 가서 나는 그 부분은 굳이? 라는 생각이 좀 들긴 했어. 그래도 미스터리 장르 좋아하는 사람들은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재밌게 볼 거 같아. 난 한 번 본 드라마는 다시 안보는데 상견니는 나중에 타임 슬립 전개가 다시 생각날 거 같아. 

 

134. 상견니(영화)

결론부터 말하자면 드라마에 비해 많이 아쉬웠어. 처음엔 나름 괜찮게 시작했어. 드라마가 각자의 시간을 살아가고, 그 가운데 만날 운명은 만난다 느낌으로 끝나서 연장선같기도 했거든. 드라마에서 여주가 했던 대사를 영화에선 남주가 하기도 하고 비슷한 요소들을 교차로 넣은 건 좋았어. 그런데 2시간이 채 안되는 분량에 너무 많은 것들을 넣으려고 욕심을 부린 것 같아. 영화만 본 사람들은 주인공들의 관계성을 한번에 이해했을까 싶었어. 2017년에서 2014년으로 타임슬립한 황위쉬안이 천윈루한테 들어가서 4자 대면을 하는데 본인이 황위쉬안이 맞다는 걸 증명하듯이 쏟아낼 때 제작진들이 내용을 전개해 내는 게 많이 급하구나를 느낀거 같아. 자연스럽게가 아닌 정보를 떠먹여주려는 모습이 너무 보였달까. 무려 세 명이 동시간대에 타임 슬립해 오는 것도 많은데 거기다 멀티 유니버스까지 더해져서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지? 라는 의문이 들었어. 감정선이 없이 사건 전개하기만 바빠서 전체적으로 붕 떠있는 느낌이었고 여운보다는 억지 감성이었던 것 같아. 개인적으로 드라마 시청 후 이어서 본 게 오히려 독이었어. 

 

135. 회래적여아

뭘 볼까 뒤적이다 시작한 드라마였는데 생각보다 몰입감도 높고 반전과 스릴러 요소까지 갖춘 드라마였어. 가족간에 서로 속이고 감추는 전개가 꽤나 놀라운 부분이 많았고, 감추려는 자와 밝히려는 자들의 밀당이 돋보였어. 부부로 나오는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사람 마음은 정말 얇은 종이 한 장이 펄럭이듯 움직여서 캐릭터 참 입체적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 개인적으로 초중반 전개가 좋았고 가장 스릴감을 많이 느꼈던 거 같아. 후반부는 전반부에 비해서는 덜하지만 회차 수가 얼마 안돼서 짧고 굵게 보기에 나쁘지 않았어.

 

136. 문향탐안록(闻香探案录)

한국어 제목이 따로 없어서 아이치이에 한글로 검색을 하면 안떠! 나는 구글에 검색해서 타고 들어갔는데, 중국어 제목도 같이 적어 두니 볼 덬은 복사해서 검색해 봐. 한국어 제목이 따로 없는 드라마들은 못 보는 줄 알았는데 한국어 AI자막있으면 어느정도는 볼 수 있겠더라고. 그래서 AI 자막으로 봤는데 여자 주인공 이름을 자꾸 이상하게 번역하는 거 빼곤 내용 번역은 나쁘지 않았어. 전부 성우 더빙 같았는데 다 처음 보는 배우 뿐이라 거슬리지 않았어. 근데 늘 그렇듯 외국인이 등장하는 조계지 배경에 내용이 너무 흔해서 기존 민국 시대 배경의 수사물들과 다른 점이 하나도 없었어. 캐릭터도 딱히 두드러지는 특징은 없지만 초반엔 못 볼 정도는 아니었는데, 후반은 그냥 재미가 없었어. 궁극적으로 일련의 일을 벌인 배후의 이야기에 딱히 공감하지 못했어. 차라리 사이코 범죄면 이해 하겠는데 구구절절 서사 심어주려는 모습이 내가 느끼기에 별로 였나봐. 심지어 뭐 대단한 이야기도 아니더만ㅋㅋㅋ 기존 드라마들의 아류작이라는 느낌이 강했고, 시즌2가 나올거 같이 끝나긴 했지만 예상가는 전개라 나오지 않고 끝냈으면 좋겠어.    

 

137. 표백

나는 트위터나 카페를 안해서 중드 관련 정보는 오직 더쿠에서만 얻는데, 새로운 장르물이 나왔다길래 나름 기대했었어. 그간 봤던 수사물 중에선 확실히 자극적인 부분이 많았지만 장르물스러운 연출이라고 생각했고, 배우들도 연기를 잘하길래 유쾌한 드라마는 아니더라도 작품성은 괜찮을 수 있겠다 생각 했었어. 근데 중간쯤 보다가 표절문제부터 피해자를 향해 2차 가해(범죄자의 이름을 피해자의 이름으로 사용)를 했다는 글을 보고 실화 기반을 이렇게 왜곡하고 불쾌하게 각색해도 되는건가 싶었어. 제대로 알아 보거나 제재하기는 커녕 묵과한 제작사와 플랫폼(아이치이)도 무책임하다 싶더라고. 시작한 드라마니 끝까진 봤지만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는 드라마였어. 범죄자들에 포커스가 가있는 것도 사실 별로였는데 신분 세탁 후 아무렇지 않게 삶을 영위하는 것도 화가 났고 무엇보다 피해자들한테 잘못한 게 없다는 태도가 정말 뻔뻔했어. 실제 사건의 전말이나 결과는 몰라서 드라마와 비교할 순 없지만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에 비하면 가해자들은 너무나 편한 사형 선고를 받아서 반쪽짜리 정의 같이 느껴졌어. 

 

 

항상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1월도 잘 마무리하고 그럼 다음에 또 올게, 안녕!

 

 

p.s 수사물을 연달아 봐서 그런가 다음번엔 밝은 내용이 보고 싶은데 혹시 추천해 줄 드라마(현대극 위주) 있을까??

개인적으로 이번 달에 본 이십불혹같은 드라마 좋았어! 학교를 다니거나, 일을 하거나 현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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