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석진투어 앙콘 리뷰)

2024년 6월 12일 전역한 진(JIN)의 맨 첫 번째 공식 일정은 팬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었다. 방탄소년단(BTS) 정도 되는 스타가 전역 다음날인 6월 13일 행사를 잡았다는 것, 그리고 가까운 거리에서 팬들을 만나는 이벤트인 ‘허그회’ 시간을 행사에 포함했다는 것은 전적으로 아티스트의 자발적인 의지에서 비롯했음을 의미한다. 마침 6월 13일은 BTS의 데뷔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BTS는 매년 데뷔일을 전후로 팬들의 축제인 'FESTA'를 펼쳐왔다. 아직 군대에 있거나 복무 중인 다른 멤버들을 대신해, 맏형은 빌빠르게 아미(Army)들은 먼저 만난 것이다.

그리고 11월 첫 솔로 앨범 HAPPY를 발매한 것에 이어, 올해 5월에는 2번째 EP Echo를 발표하며 활발한 음악적 활동을 펼친다. 그 후 바로 첫 솔로 팬콘서트 '#RunSeokjin Ep. Tour'의 여정이 시작됐다.
한국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스타트를 끊은 투어의 명칭이 된 ‘RUN SEOKJIN(달려라 석진)’은 진이 제대 직후 시작한 유튜브 예능의 이름이다.
10월 31일, 11월 1일 이틀 동안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진행된 이번 앵콜콘은 공연일 3주를 앞두고 결정됐다. 갑작스러운 공연 공지에 팬들이 깜짝 놀라자 진은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찾아와 “3주 뒤에 가능한 경기장이 나와서 고민하다가 그냥 했다. 단체 앨범 준비 중이라 고민을 하긴 했지만 일단 저질러 봤다”라고 밝히며 아무렇지 않게 또 팬들에게 한 걸음 성큼 다가갔다.

“아쉬움없이 마무리하고 싶어서 이렇게 넓은 곳으로 마련했어요!” 공연 초반부 진이 한 말이다. 일본과 미국, 런던과 암스테르담 등 총 9개 도시에서 열린 단 18회의 공연으로 이미 7월과 8월, '빌보드 월드 탑 투어(Billboard World Top Tours)' 차트 순위권에 들었던 솔로 팬 콘서트를 마치고 또 어떤 아쉬움이 있었던 걸까? 잠시라도 틈이 생기면 뜨겁게 ‘김석진’을 외치고, 곡마다 구호와 응원법을 정확히 알고 있는 팬들의 사랑 앞에서 “달려라 석진, 이 소리가 너무 듣고 싶었어요!”라고 말하는 무대 위 진은 정말로 편안하고 행복해 보였다. 팬 콘서트의 컨셉트도 그다웠다. 모든 곡을 부르기 전에 앞서 ‘도전!’을 외치고, 틈틈이 팬들과 게임을 진행하는 것. ‘모든 구간이 가장 특별한 손님인 아미에게 주어진 미션’이라는 기획에 따라 진이 맞추는 문제의 개수에 따라 다음 곡 의상이 정해지기도 했다.

이번 앵콜 공연에서 첫 공개된 무대도 있었다. 피아노 연주와 함께 펼쳐진 3집 수록곡 “전하지 못한 진심”에 팬들은 연신 “완벽해!” “완벽해!”를 외치며 무한한 애정을 보였다.
진이 자신의 방식대로 팬들과 함께 10년 넘게 쌓아온 서사는 아름답고, 공고하고, 무엇보다 유쾌했다. 무대 위에 누워 “The Astronaut”을 부를 때, 진이 바라본 밤하늘은 어떤 풍경이었을까? 2017년 이후 8년 만에 무대에서 선보이는 진의 첫 솔로곡 “Awake”, 미니 2집 수록곡인 “Nothing Without Your Love”… 무대에 오른 아티스트가 부르는 멜로디와 소절이 모두 진솔한 고백이자 러브송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주 드문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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