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어떻게 보면 소소한 글이긴 한데 읽다가 확 꽂힌 부분이 있어서 번역해봤어.

예전에 낫투의 유리천장이라는 가사가 일부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매도됐던게 너무 화가 났었는데

실제로 유리천장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방탄이 유리천장을 부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는걸 보니까 울컥하더라고 ㅋㅋ

그래서 번역해봤어

https://www.reddit.com/r/bangtan/comments/bjqy17/appreciation_asian_american_man/?sort=new

원글은 이건데 독방에 맞게 약간 편집함 (타가수 언급 등)

[원글]

난 27살 동양계 미국인인데 BTS는 정말 대단해.

BTS가 미국에서 뜨기 바로 직전에 그들에 대해 알게 됐어.

작년 Fake Love가 나오기 전이었지.

2018년 BBMA에서 그들이 공연하는걸 봤는데 TV에서 그렇게 많은 동양인들을 본건 처음이었어.

동양인 남성으로서 난 항상 유리천장이 있다고 느꼈어.

사람들은 우리를 너드(nerd, 주: 빅뱅이론 주인공들 생각하면 될듯. 성적매력 없는 찌질한 범생이 이미지)라고 생각하고

만만하게 보거나 성적으로 가장 매력이 없다고 생각해.

미디어에서도 잘 다뤄지지 않지.

지금까지 음악업계에서 BTS만큼 존재감이 큰 동양인 남성들은 없었어.

그들이 최초로 이 유리천장을 부순거야.

그들이 성공해서 너무 행복해. BTS를 응원하려고 Love Yourself: Tears 앨범부터 최근 앨범까지 선주문 했어.

나도 아미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자랑스러워! <3

 

[댓글]

1.     한국계 미국인 여성으로서 나 역시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데 네가 그렇게 느낀다니 정말 기분이 좋다.

대표성은 중요한 문제야.

(주: 여기서는 Media representations, 즉 미디어에서 특정한 인종이나 집단, 사상 등을 표현하는 방식을 의미함.

미국 미디어에서 동양인들이 오랫동안 다른 인종에 비해 거의 다뤄지지 않거나 스테레오 타입에 기반해서,

혹은 차별적으로 묘사되어 왔기 때문에 동양인에 대한 representation(대표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어왔음)

그걸 네가 BTS를 통해 찾게 되었다니 기뻐. 

미국에서 BTS는 동양인 대표성 측면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이뤘고 세계가 한국과 동양인들에게 진정으로 문을 열도록 하고 있어. 

아미가 된 걸 환영해 (보라하트)

2.     내가 학생이었을 때 사람들이 TV에서는 절대 동양인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고 했던걸 생생하게 기억해 (불과 몇 년 전이었어). 

난 동양인들이 계속해서 스테레오 타입에 기반한 역할을 하거나 우리의 정체성을 비웃는데 익숙해지는 걸 봐야 했어. 

그리고 그런 종류의 대표성이 나나 다른 동양인들을 괴롭히는데 사용되는 걸 봤고.

2019년에 BTS가 그 모든 장벽들을 부수는 사람들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 

일곱명의 아름답고 착한 한국 남성들, 그것도 영어를 할 줄 아는 멤버는 한 명 밖에 없는 그룹이 말이야. 

그걸 해낸 게 BTS라서 너무나 행복해. 

특히 준이는 정말 생각이 깊고, 기존에 존재하던 자리(space)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자리를 만들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 

공연할 때 한복을 입는 것과 같은 사소한 것들마저 그래. 

BTS는 최고의 선례를 만들어 냈고 너무나 당당하게 자신들의 원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미국에서 더 다양한 정체성이 자랑스럽게 존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냈어.

 

3.     늦게라도 시작한게 어디야, 그렇지? 난 동양인 남자야… 거의 40대에 가까운… 이 녀석들이 자랑스러워.

4.     이거. 바로 이거야. 

8살 때 이민 온 필리핀계 캐나다인으로서 난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게 어려웠어. 

자라면서 내 정체성과 문화 때문에 힘들었는데,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는 그것들을 많이 드러내면 안될 것 같았기 때문이야. 

(특히 난 인종이 다양하지 않은 작은 지역 출신이라서.) 

뻔한 얘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은 지금과는 달랐어. 

미디어도, 그걸 사람들이 소비하는 방식도. 

영화나 TV에 동양인들이 나오면 대부분 정말 작은 역할을 맡거나 동양인 스테레오 타입(너드 등등)에 맞는 역할을 했지. 

전체적으로 동양인을 보는 시각이 정말 얕고 좁았어.

BTS는 제대로 된 동양인 대표성(representation)을 보여주는 진정한 예야. 

과거에 서양 미디어에서 흔히 보여지던 전형적인 동양인 스테레오 타입은 하나도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성공했지. 

한국어로 된 음악을 하고, 미국에서 공식적인 자리에 나올 때면 최대한 한국을 대표하는 것을 택했어 

(한국인 디자이너의 옷을 입고 나오거나 현대차를 타고 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예술성은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어. 

사랑, 두려움, 희망, 꿈, 성장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얘기하기 때문이야. 

드디어, 정말이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동양인들이 (미디어에서) ‘평범’하고도 ‘다양한 면을 가진’ 사람들로 묘사된다는 것을 말이야. 

게다가 BTS는 서로 정말 다른 외모와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잖아 (동양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는 사람들, 보고 있어?). 

아직 동양인들이 제대로 대표(representation)되기에는 갈 길이 멀지만

BTS는 얼마나 상황들이 나아졌고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고 

그건 내게 정말 많은 행복과 희망을 줘. 

그들은 진정한 개척자야.

5.     BTS는 단순히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것이 아니야. 

그들은 정말로 업계의 기준을 변화시키고 있고 많은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믿고 싶어하는 것과는 달리 BTS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야. 

그들이 차트를 휩쓰는 동양인의 예가 되어서 정말 기뻐. 

BTS처럼 진정성 있고 좋은 사람들이 그걸 해내서 다행이야.

6.   난 몇 년 동안 쌍꺼풀 없는 내 눈을 싫어했었어. 

그 당시에는 내 눈에 메이크업을 하는건 불가능한 것 같았어. 

쌍꺼풀 없는 눈에 어떻게 화장을 해야하는지 알려주는 유튭 영상이 없었거든. 

학교에서 뮤지컬을 했는데 선배들은 내 눈에 어떻게 아이라이너를 그려야 할지 전혀 몰랐어. 

난 케이팝 아이돌들이 쌍꺼풀 수술을 하는 걸 보면서 청소년기를 보냈지.

하지만 정말이지 지민이의 눈은 최고고 누가 스타일링을 하는지는 몰라도 그 사람은 신이야.

그러니 새로운 동양인 세대는 BTS를 보면서 동양인처럼 보이고 동양인이 된다는 것에 대해 신나하겠지?

그걸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져.

7.     난 항상 동양인 남성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 

미국 미디어에서 그들을 묘사하는 방식은 정말 불공평하거든. 

최근 몇 년 동안 동양인들이 맡는 역할이 아주 조금 더 다양해지긴 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동양인 남성들은 성적 매력 없는 너드나 쿵푸 마스터, 혹은 개그 캐릭터로만 묘사됐었지. 

Nickelodeon(주: 미국 방송채널 이름)에서 케이팝에 관한 어린이 쇼를 방영하는데도 

사람들은 동양인 남성들이 시장성이 없기 때문에 캐스팅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했었지.

BTS의 인기를 과거 다른 보이밴드와 비교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장벽들을 깨부숴야 했는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 

그들이 가진 모든 게 장벽이었잖아. 

‘잘 팔리지 않는’ 동양인 남성에다, 언어, 메이크업/패션(서양에서는 낯선 스타일이니까), 중소회사 출신이라는 것까지. 

그들이 현재 이루어 낸 성공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그 의미가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