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클릭시 원문 이동
* 기사/칼럼 일부 발췌
(임의 요약이므로, 가급적 전문 읽기를 추천)
* 날짜 순 정렬
이 드라마가 순한 멜로이면서도 빠져들게 만드는 건 그 안에 클래식 음악을 통해 담아내는 예술가 혹은 인간의 성장담이라는 휴먼드라마적 요소들이 더해져 있어서다. 채송아는 경영학과를 다니다 4수 끝에 음대에 들어와 바이올린 연주자가 되었다. 잘 하지는 못하지만 좋아하기 때문에 그 길을 선택하고 걸어가게 된 것. 반면 박준영은 이미 인정받는 피아니스트지만 자기 스스로 좋아해 연주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생계를 위해서 또 도와준 분들을 위해서 인정받으려 연주해왔지만 진정으로 좋아하는 마음을 담아 연주하지 못했던 것.
이 즈음에서 다시 이 드라마의 제목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제목은 물론 이 드라마가 삼각멜로를 소재로 담고 있다는 걸 드러내지만, 그것을 넘어서 박준영이 자신의 상처를 이겨내고 진짜 좋아하는 마음으로 브람스를 연주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과연 클래식 음악을 매개로 채송아와 박준영은 서로의 엇나간 관계에 의해 갖게 된 상처들을 보듬어주고 서로를 성장시킬 수 있을까. 이 순한 멜로의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2020. 9. 2. 엔터미디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이처럼 음악을 통해 인물들의 감정변화를 표현해낸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주목되는 인물은 박준영이다. 그의 말로 직접 쉽게 하지 않는 성격은 음악으로 에둘러 표현하는 이 드라마의 멜로 방식을 잘 담아낸다. 박준영은 ‘서서히, 조금씩(포코 아 포코)’ 다가오지만 ‘진심으로(이니히)’로 음악을 통해 마음을 전하고 ‘지나치지 않게(논 트로포)’ 그 마음을 건넨다. 그 사랑법은 느린 듯 보여도 의외로 세다.
채송아에 대한 박준영이 마음을 전하는 방식은 에둘러 표현되어서 오히려 더 강한 여운을 남긴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송아씨를 만나야겠다. 송아씨를 만나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 그래서 덕분에 알겠어요. 제 생각이 틀렸었네요. 낮에 학교에 갔던 게 사실은 웃고 싶었던 거였네요. 같이 있으면 즐겁고 자꾸 웃게 되니까... 송아씨가 보고 싶었던 거였네요.”
2020. 9. 9. 엔터미디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오디션, 합격, 성적 같은 것들로 누군가의 삶을 무례하게 재단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좋은 것을 하고 싶어 꿈을 꾸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고, 어떤 이들은 심지어 재능을 갖고 있어도 그걸 좋아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것이 어디 꿈에 있어서만 그러할까.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조차 세상은 그가 가진 것들로 재단한다. 좋아해도 좋아한다 말하지 못하고 끙끙 앓고, 저 혼자 포기하려던 채송아가 어느 날 다시 만나게 된 박준영에게 도저히 참지 못하고 “좋아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각별히 슬프게 다가오는 건 그래서다. 어쩌다 우리는 꿈도 사랑도 가진 것에 의해 재단되는 세상에 살게 된 걸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그래서 단순한 청춘 멜로로만 볼 드라마는 아니다. 거기에는 그들의 꿈과 사랑을 제 멋대로 가로막고 재단하는 세상에 대한 통렬한 비판의식이 저 밑바닥에 깔려 있다. 잔잔한 클래식 선율로 다가와 우리의 마음을 툭툭 건드리지만, 그러다 어느 순간 울컥 눈물이 터지게 되는 건 그 음악 언저리에 어른거리는 냉정한 세상에 이토록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는 청춘들의 신산한 삶이 느껴져서다.
2020. 9. 16. 엔터미디어
4회 송아와 준영은 이런 대화를 나눈다.
"누굴 도와줄 때도 마찬가지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해도 이왕이면 도와준 보람이 있기를 기대하는 거니까." (송아)
"이사장님은 저한테 장학금 주실 때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셨는데." (준영)
"이사장님은 준영 씨가 피아노를 치면서 행복하게 사는 거 그걸 보시고 싶었을 거예요."(송아)
어쩌면 보답하고자 하는 동기가 강한 빚진 마음이 오히려 도움을 준 상대에 대한 보답을 막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준영이 '빚진 마음' 대신 '나는 이정도 도움을 받을 가치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사랑하게 될 때,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연주를 하게 될 때 비로소 진정한 보답을 하게 되지 않을까.
드라마가 끝나갈 때쯤이면 준영 스스로가 만족해하는 '행복한 연주'를 들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그 행복이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져 깊어져 가는 가을을 따스하게 맞이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2020. 9. 20. 오마이뉴스
이 드라마가 조용히 일으키는 파동은 여기에서 나온다. 굳이 예술을 전공하거나 미술, 음악, 공연 등에 취미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도 한 번쯤 이 드라마의 직설적인 물음 앞에서 망설일 수밖에 없다. 회사에서 단순한 매뉴얼에 따라 업무를 보는 사람이든 작가처럼 매번 새로운 것을 써내야 하는 사람이든 간에, 하루의 절반 이상을 함께하는 일에서 단 한 번이라도 “가슴이 뛰는” 순간을 발견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누군가는 시원한 답변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 질문에 답을 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당신이 선택한 길은 가치 있는 것이 되고, 채송아처럼 비록 꿈만 꾸다 끝나는 삶일지라도 그 삶이 절대로 의미없는 길은 아니게 된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드라마의 제목은 결국 당신의 삶을 사랑하냐는 물음이다. 브람스, 슈만, 클라라 세 사람의 사랑 이야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 각자의 삶이었다는 뜻이다. 재능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완성되는 게 진짜 삶이다.
2020. 9. 22. 지큐코리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청춘들의 애틋하고 풋풋한, 치열한 사랑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들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성장기를 그려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소년, 소녀들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자신들의 미래에 방황하고 치열하게 노력한다.
이 가운데 모두가 다른 얼굴을 하고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들과의 관계는 분명 어른이 되어가는 소년, 소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아빠에게 받는 위로와 조언, 어머니에게 받는 비참함, 부모님의 따뜻한 지원, 후원자의 냉정한 말이 주는 상처 등 이 모든게 어우러져 사람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더 단단해지기도 하고, 잘못과 현실을 깨닫기도 하고,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고, 독한 마음을 먹게 하기도 한다. 이들이 어른들이 주는 상처와 위로 속에 어떤 길을 걸어가게 될지, 그 성장사를 함께 지켜보는 것도 이 드라마의 묘미이다.
2020. 9. 22. 뉴스엔
음악을 좋아하고, 또 심지어 누군가를 좋아하는데도 급을 나누는 무례한 세상. 채송아와 박준영이 그저 좋아하고 함께 연주를 하는 것조차 커리어에 누가 된다며 막는 그런 세상이다. 그러니 별 의도 없이 던져지는 말 한 마디도 누군가에는 돌맹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박준영의 답답할 정도로 조심스러운 말들은 그래서 이해되는 면이 있다. 그건 이미 무례해진 세상에서 애써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그 마음 때문이니까.
2020. 9. 23. 엔터미디어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고 사랑했던 모든 것들을 계속해서 사랑할 수 있는 용기가 있을까? 자신의 보잘 것 없는 실력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송아는 자신이 딛고 선 냉정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지 다음회가 궁금해진다. 이 세상의 모든 송아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 좋아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2020. 9. 30. 오마이뉴스
# 현실 공감 응원형 “나도 송아였던 적이 있었지”
누구나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고 흔들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바이올린을 잘 하냐는 질문에 “좋아해”라고 애틋하게 말하는 채송아는 스물아홉살 성장통을 겪으며, 시청자들의 현실 공감을 자극하고 있다.
# 감성 충만 로맨스 몰입형 “남의 연애에 내가 설렌다”
복잡한 현실 속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채송아와 박준영의 로맨스는 시청자들의 연애 세포를 깨우며 감성을 불어넣고 있다. 사귀게 되었다고 끝난 게 아닌, 서로를 더 알아가는 과정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고 있는 것.
# 역주행 유발 복습형 “볼수록 음미하는 맛이 있다”
은유적인 드라마의 장면들을 해석하는 시청자들의 댓글과 리뷰 반응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보는 재미를 높이고 있다. 주인공들의 대사, 행동 등에 담긴 의미들을 이야기하며, 시청자를 드라마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2020. 10. 5. 엑스포츠뉴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채송아를 통해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늦게 시작해 꿈도 사랑도 채워지지 않는 시간들. 하지만 드라마는 그런 지나간 과거의 시간들보다 앞으로 이들이 꿈꾸고 사랑해갈 시간이 더 소중하다는 걸 두 사람이 함께 보내는 시간을 통해 담아낸다. 늦은 꿈도 사랑도 없다며.
2020. 10. 6. 엔터미디어
그렇게 무력한 자신과 마주하며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노력해도 제자리걸음을 하는 자신의 모습에 좌절하는 박은빈과 김민재. 이 두 사람의 모습을 드라마는 어떤 특별한 사건을 계기로 급격하게 바꾸지 않는다. 아주 천천히 두 사람의 좌절을 그린다.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누군가에게 부딪히지 못하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준다. 그러면서도 때때로 자기 일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고민하고, 악쓰고, 힘겨워하고, 발버둥 친 그 모든 것을 보상받는 날이 올까?
다음 이야기가 주목되는 12회였다. 전개가 더뎌서 아쉬운 사람도 있겠지만, 사람은 결코 쉽게 변할 수 없는 법이기 때문에 나는 이 드라마가 마음에 든다. 부디 우리 주인공 두 사람이 함께 무대에 올라 연주를 하는 그 해피엔딩을 기대해보고 싶다.
2020. 10. 12. ㅍㅍㅅㅅ
클래식이라는 소재를 통한 평범한 청춘 멜로로 여겼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이제 사회극으로의 면모까지를 더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클래식이라는 우리가 겉으로 보기에 아름답게만 보이던 세계가 사실은 경쟁사회와 스펙사회 그리고 부조리한 조직문화 같은 적폐적 현실 속에서 결코 아름답게만 볼 수 없다는 걸 이 드라마가 드러내고 있어서다.
물론 이런 사회극적 요소들은 드라마를 그저 달달하고 설레는 마음을 즐길 수 없게 만들지만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애초부터 그리려던 청춘멜로와 엇박자를 낸다고 보긴 어렵다. 결국 이 작품이 하려는 이야기는 ‘꿈’과 ‘사랑’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좋아하는 마음’으로 자유롭게 할 수는 없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어서다. 꿈에 대한 이야기가 클래식의 현실을 가져와 사회극적인 분위기를 만든다면,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빈부와 스펙의 현실이 드리워진 청춘멜로의 풍경을 그려낸다.
결국 무언가(누군가)를 좋아하고 그래서 그걸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일이 어째서 청춘들에게 이토록 어려워졌는가를 드라마는 꼬집고 있다. 채송아와 박준영 그리고 한현호와 이정경의 음악과 사랑의 변주가 절절하고 아프게 다가오는 건 이 순수한 청춘들 앞에 놓인 암담한 현실 때문이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고 그 현실을 만들어내는 적폐들이 있어 이 청춘들이 아프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이 청춘들의 현실을 직시함으로써 그저 달달한 청춘 멜로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2020. 10. 13. 엔터미디어
이들은 과연 다시금 함께 우산을 쓰고 걸어갈 수 있을까. 모질고 냉정한 현실의 폭우 속에서도 함께 우산을 쓴 채 꿈과 사랑을 향해 자유롭지만 행복하게 걸어 나갈 수 있을까. 그건 쉽지 않은 일일 게다. 자유롭지만 행복하길 원했어도 결과적으로는 고독한 삶을 살았던 브람스처럼. 하지만 내리던 비가 눈이 되어 흩날리듯 시간이 흐르고 난 어느 시점에 돌아보면 그 아팠던 시절들도 행복한 추억이 될지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클래식을 소재로 한 멜로드라마지만 그 안에 결코 가볍지 않은 현실의 무게를 얹어 뒀다. 꿈도 사랑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 현실의 무게. 아마도 그래서 채송아와 박준영의 안타까운 사랑과 꿈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더더욱 응원의 마음을 가졌을 게다. 이 땅의 많은 청춘들이 현실의 무게 때문에 꿈꾸던 것들이 꺾이지 않기를 바라며.
2020. 10. 20. 엔터미디어
채송아도, 박준영도 마침내 행복을 찾았다. 내내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라던 박은빈의 말대로, "'힘들었지만 잘 지내자. 잘 지내'라는 이야기이니 우리 드라마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김민재의 바람대로다. 이들은 다시 상처 받는 날이 오더라도 함께 잘 극복하고 또 사랑할것이라는 믿음을 남겼다.
이렇듯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속 인물들이 생사를 오가는 극한 상황에 처한 것이 아님에도 시청자들은 누구보다 이들이 행복하길 기원하도록 만들었다. 이는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것을 최선을 다해 사랑했지만 온전히 보상받지 못해서, 사랑하는 만큼 지켜내고 싶지만 서툴러서 스스로 상처 받고 행복을 놓치는 일은 살다보면 숱하게 겪는 일들이다. 그래서 채송아와 박준영이 이 모든 것을 잘 극복하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드라마를 함께 달려온 시청자들에게는 위로가 됐다. 우리도 상처를 잘 극복하고 행복해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준 것이다.
2020. 10. 21. 뉴스엔
20일 채송아(박은빈 분)와 준영(김민재 분)이 손을 맞잡고 활짝 웃는 모습을 끝으로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막을 내렸다. 로맨스 멜로 드라마의 정석에 따른 엔딩이라 할 수 있겠지만 16부를 그들과 함께 웃고 울었던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 반가운 엔딩이다.
그리고 그렇게 손을 맞잡고 웃는 그들에게 상이라도 내리고 싶다. 왜냐하면 지난 16부 동안 이 두 젊은이는 그 누구보다 충실하게 자신의 삶에 던져진 문제에 대한 답을 얻으려 애써왔으니까. 그저 사랑만이 아니다. 스물 아홉, 자신들에게 던져진 삶이 준 화두에 대해 진지하게 천착한 이들의 이야기는 그저 사랑 이야기 이상이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암송되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처럼 '두 갈래 길'에 대한 진지한 답을 내놓았다.
.
드라마는 행복은 상처받지 않음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린다. 사랑만이 아니다. 준영과 송아는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각자 포기하는 상처의 시간을 가졌다. 송아는 오랫동안 좋아했던 바이올린을 포기했고, 준영은 피아니스트로서 명예를 조금 더 높여줄 콩쿠르를 포기했다. 행복은 이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두 갈래 길 중 하나의 길을 선택하는 것과 같다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말하고 있다.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드라마는 잔잔하고 느리게 흘러갔지만 그 어떤 청춘 드라마보다 '청춘의 고민'에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천착했다. 젊음의 시간, 아니 젊음의 시간만이 아니라 살아가며 늘 다가오는 '행복'에 대해, 그리고 그 삶의 행복을 추구하려 다가갈 때 다가오는 아픔들에 대해 고뇌했다. 그리고 두 주인공만 아니라 극중 모든 인물들이 자신들이 보다 행복할 수 있는 길에 섰다.
2020. 10. 21. 오마이뉴스
마음이 조급했다. 바이올린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온 무수한 시간들. 그러나 앞에 앉은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성적순으로 줄 세워 앉히는 오케스트라의 맨 뒷자리, 채송아(박은빈)는 그 자리를 한번도 벗어나지 못했다.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천재가 될 수 없었다.
.
그는 어디에서도 천재였고, 선생님으로 불렸다. 2013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자 없는 2위로 입상한 뒤 어디를 가든 박준영(김민재)은 사람들에 둘러싸였다. 실력만큼 잘생긴 외모로 공연마다 관객이 몰려들었다. 화려했다. 무대에서는 항상 스포트라이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그러나 환한 무대를 벗어나면 대기실까지 이어진 어두운 통로처럼, 드러나지 않은 그의 삶은 언제나 답답하고 암흑속에 갇혀 있는 것 같았다.
.
좋아하기에 끝을 망설이는 그녀와 천재이되 마음 둘 곳 없는 그는 친구가 된다. 짝사랑에 상처받은 그녀에게 들려준 월광에 이은 생일축하곡. 그 연주는 그녀에게 보내는 것이되 그가 나에게 하는 말이었다. 음악이 사람을 위로할 수 있다지만, 언제 위로받았는지 떠올리지 못하던 이들에게 잠깐의 진심어린 연주는 서로에게 따스한 온기로 다가왔다. 스물아홉, 불안의 끝에서 20대의 마지막 계절을 보내는 이들은 조금씩, 느리게, 조용히 그렇게 서로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다. 하지만 때로는 굵직한 선택과 마주해야 하고, 또 포기해야 한다. 과거와 이별하고 새로운 나를 찾아야 한다. 스물아홉, 경계에 선 청춘은 이제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온기를 맞대며 선택하고 포기하며 지나온 것보다 훨씬 많이 남은 이야기를 함께 풀어내려 한다.
“그날 무슨 소원을 빌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때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사람 덕분에 나는 상처받고 또 상처받더라도 계속 사랑하리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계속 꿈을 꾸고 또다시 상처받더라도 내 온 마음을 다해 다시 사랑하면서 앞으로 걸어나갈 것이다.”
2020. 12. 3. 서울경제
올가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란 드라마가 클래식 음악 애호가와 콘서트 고어들concertgoer에게 잔잔한 반향을 남기고 종영했다. 이 드라마는 오래 기억될 것 같다. 클래식 음악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와 객석뿐 아니라 그 뒤에 감춰진 음악대학, 교수, 음대생, 문화 재단, 콩쿠르, 기획자, 음반 등 여러 가지 실제 요소를 현실성 있게 제시해 클래식 음악계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기 때문이다.
.
클래식 음악계에서 후원의 의미와 문화 재단의 긍정적인 존재를 부각한 점도 이번 드라마의 미덕이다.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굴지의 음반사를 비롯한 클래식 음악계에 있었던 류보리 작가의 작품답게 연기와 설정의 리얼리티가 근사했다. 박은빈은 전문가의 집중 레슨을 받으며 바이올린을 배웠다. 김민재는 피아노 연주 시 전공자들도 감탄할 만큼 정확한 손 연기를 펼쳤다. 예술의전당, 아트센터 인천, 월간 객석 사무실 등 촬영 장소도 실재감을 더해줬다.
.
가장 인상 깊었던 곡은 송아와 준영이 졸업 연주회에서 함께 연주했던 브람스 ‘F–A–E 소나타’였다. 불꽃 튀는 격정 속에 시선을 교환하는 이들의 연주를 보노라니 바이올린이 송아이고 피아노가 준영이 되어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다. 실내악의 묘미인 악기 간의 대화가 드라마를 통해서 안방으로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2020. 12. 4. 서울시립교향악단 12월호
대중적이지 않다는 클래식 소재, 신인 작가와 감독과 젊은 배우들의 만남은 사실 쉽지 않은 출발이었다. 조영민 감독은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흥행이 쉽지 않은 조건이라는 이야기는 주변에서 많이 들었고 회사에서 걱정을 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처음부터 끝까지 뚝심있게 자신들만의 속도로,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신인 작가의 뚝심, 신인 감독의 섬세한 연출, 악기 연주까지 직접 해낼 정도로 피나는 연습을 한 배우들의 열정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누군가의 인생 드라마로 완성했다.
.
이에 힘입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열혈 마니아들을 대거 양성했다. 시청률은 5-6%대에 그쳤지만 화제성은 남달랐다. 무엇보다 작가, 감독, 배우까지 '좋은 신인의 발견'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었다는 평.
12월 31일 진행된 '2020 SBS 연기대상'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 받았다.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낮았음에도 주요부문 트로피를 가져갔다. 작품성과 화제성을 고려한 시상으로 보인다. 박은빈은 최우수상을, 김민재는 우수상을 수상했고 쟁쟁한 후보들과의 경쟁 끝에 함께 베스트 커플상까지 거머쥐었다. 김민재는 이날 드라마 속 박준영으로 다시 한번 변신해 '트로이메라이' 피아노 공연까지 선보이며 드라마의 아름다운 마지막을 장식했다.
2021. 1. 1. 뉴스엔
수정, 추가해야 할 것들이 있으면
https://theqoo.net/1801040720이쪽으로 부탁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