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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 씬에서 송아가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할때
준영이는 반대로 얘기할 수 있게 해 줘서 고맙다고 해.
그런 치부를 드러내도 불편하거나 도망가거나
연민 또는 동정할 상대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줄 그런 사람이 생겼다는 걸
확실히 안 거지.

그리고 대전에 함께 와줘서 고맙다는 얘기에 희미하게 웃는
준영이를 보면서 송아한테 고맙단 생각이 들었어.
준영이는 가족관계에서도 친구 관계에서도 늘 본인이 제일 후순위여서 그의 노력 배려 등이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곤 했는데
작은 배려에도 감사함을 전하는 송아를 보면서 이제야 준영이가 채워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늘 퍼주기만 했는데 서로 주고 받는 사랑을 시작했잖아.

엄마 식당에서 ‘이런 기분 처음이에요 ‘라고 한것도
비슷한 맥락 같아.
항상 타인의 세계로 끌려들어가 이리저리 헤매고
여행만 하던 아이가 타인을 내 세계로 데려왔잖아.
타지에서 누구에게도 맘 붙일 곳 없이 지내던,
그래서 어디가 집인지 모르던 소년이 사랑을 찾아서 집으로 돌아온 이야기가 진짜 동화처럼 예뻤어.

그래서 드디어 물리적 공간이 아닌 평온의 공간, 그 안식처를 찾은 준영이의 표정이 그 불편한 버스 좌석에서 제일 평안했던 거지.
사실 준영이가 바란 건 마음을 기대고 추운 마음을 녹일 정도의 온기였을텐데, 송아의 작은 손, 그리고 자신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기댄 송아의 체온에 준영이도 스스르 기댄 엔딩이 너무도 뭉클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