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프랭크에 대해서 느낀 점은..
이 사람은 어릴 적 무시당했던 남성성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함
그래서 그런 남성성을 회복하기 위해 2차 세계대전에도 참전했고, 이후에는 '지적여 보이는 화술'을 연마했고,
자기가 보기에 일등급인 여자인 에이프릴을 만나고, 그녀가 임신하자 그것을 책임지는 방식을 선택했던 것으로 보였어
소설 속 프랭크가 분노하는 지점은 "가부장"으로서의 권위, 남성성이 흔들릴 것 같은 때...더라고
그리고 에이프릴은, 소설 속에서 심리가 대놓고 드러난 적이 후반부에 한 챕터밖에 없어서 짐작만 할 뿐이지만
어떠한 정서적 외로움이 있었고, 그걸 해소하기 위해 프랭크라는 남자를 만났으며,
의도치 않게 임신했을 때 낙태하지 못했던 결과(지금의 결혼생활)에 대해서 분노와 인지부조화를 느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함
적어도 프랭크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예민하게 알아차리는 것 같다고 느꼈어
화목한 중산층 부부의 전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자신에 대한 혐오, 그리고 그런 상황 자체에 대한 혐오를 느끼고 있는 걸로 보였고... 그래서 프랑스로 떠나자고 했지만 그 시도가 좌절되었지
소설 속에서는 에이프릴이 프랭크를 위해 파리로 가자고 말하는데, 난 그 부분이 참 솔직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읽히더라
에이프릴이 찾고 싶었던 건 프랭크의 정체성이 아니고 본인의 정체성이었던 건 아닐까...?
그러나 그 시대적 한계 때문에 본인이 정체성을 찾기는 어려우니, 남편을 통해 그 성과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고 싶었던 건 아닐까 (1950년대 가부장사회에서 살아가는 백인여성적 사고로) 싶더라고
그래서 결말에 에이프릴이 모든 분노와 미움을 내려놓고 그런 선택을 한 게 넘 마음아프지만 또 가장 용기있게 느껴졌음
책 제목이 레볼루셔너리 로드인데 이 소설 안에서 가장 혁명적이었던 사람은 에이프릴밖에 없었던 것 같아...ㅜㅡㅜ
진짜 명작은 명작이다 싶었음... 정말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