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한 십년 전엔 블로그에 독서 후기 남겨봤는데,, 몇 권 못했거든,,
블로그 글쓰기 창에 들어가면 항상 좀 비장해지면서 !!!
문장도 다듬게 되고, 어쩌다 남들이 볼 수도 있으니까 비문도 걸러내려고 하고, 완결된 글로서(비록 3-4문단이더라도) 쓰려고 머리도 짜내게 되고...
그러다보니 완독 후에는, 블로그에 후기 써야된다, 라는 의무감에 마음이 무거워지고, 밀린 숙제처럼 되고,
새 책 읽기 시작하는걸 하루 이틀 미루게 되고 책에서 멀어졌던 적이 있어!
그래서 최근 몇 년은 노션에
1)책 정보(+내가 매긴 평점, 첫문장, 마지막문장)랑,
2)나중에 내용 떠올릴 수 있을 정도의 줄거리 요약이랑,(비문학 책은 목차만 붙여놔도 좋더라고)
3)책 읽으면서 중간중간 떠올린 짧은 생각들, (그냥 친구들한테 주어호응 안되게 카톡 수다 떨듯이 막 지껄여 놓는), 몰랐어서 사전 찾아본 단어들 적어두고
4)인용문 : 이북이면 형광펜 쳐둔 거, 종이책이면 인덱스 붙였던 문장들.
오늘 4년 전에 읽었던 <노멀피플>이랑 2년전에 읽은 세랑작가님 여행기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랑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이런 책들 내가 모아둔 문장 보니까
여전히 좋다.. ㅎㅎ
그리고 현재의 내가 붙들고 사는 말들이 그 때 읽었던 문장들에서 내가 배우고 품었던 것이구나, 를 다시한번 느낌
그때 좋았다고 남겨놨는데 오늘도 역시 넘 좋구나,했던 문장 몇개만 남겨놓고 가볼게
<노멀피플>
-그는 로레인을 임신시킨 남자에 대해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왜 그러겠는가?
그의 친구들은 하나같이 아버지라는 존재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그들을 열심히 모방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달라지는 데 골몰하는 것처럼 보인다.
- 메리앤은 다시 한 번, 잔인한 짓은 피해자에게 상처를 입힐 뿐 아니라, 어쩌면 가해자에게도 더 깊고 더 영구적인 상처를 입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 사람은 괴롭힘을 당할 때만 자신에 대해 통찰력 있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을 괴롭힐 때도 결코 잊을 수 없는 무엇인가를 알게 되는 법이다.
-누군가를 좋아하기 때문에 어떤 결정들을 내리고, 그러고 나면 삶 전체가 달라진다는 건 재미있는 일이야.
지금 우리는 사소한 결정들로도 삶이 크게 바뀔 수 있는 그런 기묘한 나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지금껏 넌 나한테 대체로 아주 좋은 영향을 미쳤고,
나는 내가 확실히 더 나은 사람이 된 기분이 들어. 네 덕분이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나는 그런 네거티브한 일을 맞닥뜨릴 때마다 거기에 관여한 사람들의 모습이나 언행을 세밀히 관찰하는 데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어차피 난감한 일을 겪어야 한다면 거기서 뭔가 도움이 될 만한 것이라도 건져야지요(아무튼 본전이라도 뽑자, 라는).
당연히 그때는 나름대로 상처를 받고 우울해지기도 했지만, 그런 체험은 소설가인 나에게는 무척 자양분이 가득한 것이었구나, 그런 느낌을 이제는 갖고 있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많은 사람을 짧은 기간 동안 속이는 건 가능하다. 몇몇 사람을 오랜 기간 속이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을 오랜 기간 속일 수는 없다'라고, 소설에 대해서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시간에 의해 증명되는 것, 시간에 의해서만 증명되는 것이 이 세상에는 아주 많습니다.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 문화 예술을 향유하는 것은, 그러나 어쩌면 매우 환경과 훈련의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 여행은 기껏해야 쥘 베른이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썼을 때부터나 안전했고, 그 전의 수천년간은 언제나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 이었다.
누군가 어떤 여행지에서 안전하게 돌아왔다는 것은 그 여행 지가 유난히 선량한 장소라서가 아니라, 여행의 보드게임 판에서 던진 주사위가 좋은 숫자였던 것뿐일 가능성이 높다.
주사위에는 나쁜 숫자도 있다. 평소에도 폭력의 표적이 되는 일은 흔하지만, 낯선 장소에서 여행자들이 얼마나 두드러지는 존재인지 고려하면 확률은 더 나빠진다.
여행은 눈에 띄는 나약한 표적이 되는걸 감수하고 하는 행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