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소년이 온다 하룻밤만에 다 읽고 눈물도 안흘리고 그랬거든?
너무너무 가슴이 답답하고 회가 치솟기만 했지 다들 읽다가 힘들고 그랬다는데 난 안그래서 뒷머리 긁적이면서 나의 무심함과 무감각함을 탓랬단 말이야.
근데 희랍어 시간을 읽는데 진도가 너무너무 안나가는거야. 읽기가 힘들다고 해야하나. 이게 뭐 슬프거나 그런 게 아닌데 문장 사이사이에 숨을 쉬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여운이 튀어나와서. 소리내서 읽어보고 천천히 읽다가 생각이 들더라
나 소년이 온다는 이렇게 안 읽었구나. 정말 휘리리릭 하고 책장 넘기듯이 읽었던거였어. 그걸 이렇게 읽으면 감당 못할 것 같아서 회피한거구나 싶더라. 나 되게 회피형 인간이거든. 책도 그렇게 읽나 싶어서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