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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내 인생 처음으로 감정을 뒤흔드는 소설을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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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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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작가 소설


진짜 그 어떤 감동적인 책을 읽어도 '음 그렇구나 다른 사람들은 감동적이었겠네 근데 난 그냥 뭐 재밌어 or 재미없어' 로 반응해서

학창시절에는 난 뇌발달이 비정상인가 생각까지 했는데


이건 읽고 괴로워서 방을 한참 서성였어

답답한데 그게 빡침이 아니라 슬픔으로 이어진 건 처음이야

작가 인터뷰에 '아무도 모르는 사랑 이야기가 밝혀질 수 있는지 말하고 싶었다.' 라고 했는데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였으면 나도 몰라도 되지 않았나 싶어

그렇지만 다시 읽고 싶다는게 참 ㅋㅋ

재독 욕구 드는 책도 오랜만이야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가 이런 거였구나 생각도 들고 좋은 소설이었어


도서관에서 빌려본 건데 이 책은 살 거야 이북도 살 거야

오랫동안 다시 볼 거야



+)) 

내가 이 책을 읽고나서 왜 이렇게 감정이 동조됐는지 생각해봤는데

진실을 그대로 안 드러내고 독자가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들었어 마치 추리소설처럼

이 점은 작가 인터뷰도 같이 보는 게 더 이해가 잘 될거야


Q. 스스로 독자에게 불친절한 소설이라고 했다. 과감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독자를 믿는다는 느낌이다.


약간의 믿음이 있다. 화자를 바꾸고 시간 순서를 바꾸는 것은 소설이 예술 장르로서 갖는 다양한 기법이다. 다소 불친절하더라도 스토리텔링의 방법으로 활용한다면 독자들이 즐길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Q. 기존의 소설에서는 어땠는가.


처음 등단했을 때는 매우 친절했다.(웃음) 이 책의 주제는 무엇인지 책에 모두 썼다. 그렇게 친절하게 다 설명하니 재미도 없고 독자들이 잘 받아들이지 못하더라. 친절하면 친절할수록 메시지를 받아들이는데 수동적으로 변하는 듯하다.



Q. 친절한 소설일수록 소통이 안 되는 모양이다.


독자가 글을 해석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면 내가 말하려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가져간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문제는 독자들을 적극적으로 개입시키는 방법이다. 상세하게 밝히지 않음으로써 독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스스로 해석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이 소설도 의도와 다르게 결말이 여러 가지가 됐다.(웃음) 듣고 있으면 놀랍고 맞는 것 같기도 하다.



Q. 소설 속 핵심 단어는 ‘심연’이다. 어떤 의미인가.


내 경험을 말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설명일 것 같다. 예전에는 소설을 쓰면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더 좋은 단어를 찾고 문장을 가다듬었는데, 그럴수록 더 모르겠다고 하더라. 작가로서 절망적인 경험이었다. 그러다가 결국 인정을 하게 된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심연’ 같은 것이 항상 존재하고 ‘나는 나이고 너는 너이기에 서로를 다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따라서 작가인 나는 최대한 열심히 글을 쓰면 되는 것이고, 그것이 완벽하게 전달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라고 인정하면 되는 것이다.



Q. 그런 입장이라면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관계에도 심연이 있다는 것인가.


그걸 인정하는 것이다. 비관적인 시각이 아니라 가족과 친구, 연인이라도 모두 다 알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관계를 시작하는 것이다. ‘서로 마음을 열면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 같은, 심연이 없다고 전제한 관계는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Q. 하지만 소설에서는 인물들이 순간순간 심연을 넘나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수십 년 동안 만난 적이 없는 카밀라와 지은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설명하기 곤란하지만 순간순간 심연을 건너는 경우가 있다. 사랑에 빠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단숨에 서로의 진심을 알아보는 것이다. 그것은 남녀의 사랑일수도, 가족간의 사랑일 수도 있다. 친구간의 우정도 마찬가지다. 소설에서는 크게 2번 정도 나오는 것 같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카밀라와 이희재가 만날 때 단숨에 서로를 알아보는 장면이다.



Q. 결국 심연을 넘어가는 찰나의 순간에 대한 이야기인 셈이다.


심연을 건너는 느낌을 언제 받을 수 있을까. 아마도 사랑을 하는 순간일 것이다. 사랑을 하고 존중 받고 있다는 감정은 심연을 건너 하늘을 나는 느낌일 것이다. 물론 찰나의 순간이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평생 심연을 건너지 못하면서도 한 순간의 경험 때문에, 다시 날아오르기 위해 우리는 열심히 사는 것은 아닐까. 이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출처: https://blog.naver.com/wh02se/150148616735



불친절해서 내가 노력했더니 인물의 마음에 내가 도달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지금까지는 어떤 매체로 어떤 이야기를 접해도 결국 타자로 느껴졌거든

고마운 소설이고 생각할 거리도 많은 소설이고 표현이 노련하고 아름다운 소설이었어

읽겠다는 덬들 많은데 꼭 읽었으면 좋겠다.


++))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건 나의 일이었다." 라는 말이 책에 나오는데

이 문장에서 '너'는 남자친구에게 '달의 영향권 안에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 받고 

'너'의 꿈속에서 파란 달이 나왔을 때 엄마의 사랑을 무의식적으로 느껴

근데 파도는 바람뿐만 아니라 달의 인력으로 생기는 기조력 등의 영향으로 생긴대

달인 '너'가 있기 때문에 바다인 '나'는 당연히 파도치는 거고 '너'가 있기 때문에 '나'가 당연히 '너'를 생각하는 거지

작가가 의도했든 아니든 나는 이런 식으로 받아들일래

이 문장이 이 책에서 중요한 문장인 것 같아서 한 번 써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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