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신점 봤을 때는 남편이 나이많은 의사나 젊은 군인 중 하나 될 거라고 했었거든
문제는 의사 아저씨 만나고 있는 도중에 몇 주 전에 외할아버지한테서 울 손주 사람 한 번 만나봐라 소리 들었어 ㅠㅠ
할아버지한테 아빠 제자 의사남친이랑 지금 사귀고 있다고 했는데도 만나만 봐라 만나만 이러셔서 현남친님께 양해를 구하고 주말에 맞선같은 걸 보러 갔어
군인은 군인출신인데...근데..이제...그게....응....청와대....경호..원... 이시더라.....ㄷㄷㄷ
진짜 무슨 문짝만한 분이 나오셔서 덜덜거리면서 앉아있었어
근데요..제가요... 남친이 있는데...외할아버지 때문에 나온 거예요 ㅠㅠ 죄송해요..거절을 더 열심히 했었어야 했는데 ㅠㅠㅠ
이러니까 소리 1도 안나는 속으로 삼키는 웃음 지으시면서 할아버지한테 들었다면서 의사분 만나고 계시는 거 다 안다고 오늘은 맛있는 거 먹고 재밌는 거 하고 들어가자고 하셨어
나는 진짜 차만 마시고 들어갈 생각으로 나왔는데 이미 일식 코스요리가 나오기 시작해버렸어
그래서 그냥 묵묵히 코박고 먹고만 있었는데 맛있는 사케가 있다고 해서 홀짝홀짝 마셨더니 알딸딸해져서 처음 보는 사람이랑 별얘기를 다한거야 ㅠㅠ
내가 그 쪽도 거절 못 해서 나오신거죠? 물어보니까 아니래 자발적이었대
저 남친이 데리러 오기로 했어요 하니까 자기가 집까지 데려다 주겠대
남친이 걱정해요! 하니까 걱정하라고 하래
그리고 기어코 집 앞에 나를 내려줬어
똥고집도 이런 똥고집일 수 없어ㅠㅠ
남친한테는 이 분 차 타고 집 가고 있다고 했는데 문제는 우리집 앞에 남친이 이미 도착해 있었.....ㅠㅠㅠㅠㅠㅠ
진짜 눈물 질질 나는 상황에서 두 사람한테 다 미안하고 외할아버지가 밉고 짜증나고 서럽고 ㅠㅠㅠ
무묭씨 잘 들어가요 하는데 나랑 남친 둘이서 엘베타고 올라가는....흡 ㅠㅠㅠㅠㅠ
그리고 더럽게 조용해버린 엘베...
집에서 남친한테 차 끓여주는데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고 ㅠㅠ 눈물나고 ㅠㅠㅠ 술기운에 질질 울고 ㅠㅠ
이 기나긴 스토리를 친구한테 말했더니 이럴 떈 신점이지!! 가즈아!! 하면서 내 손 질질 끌어서 그 떄 그 점집 데리고 감
진짜 개무서운게 내 얼굴 딱 보시자마자 오메 이것은 바람을 핀 것도 아니고 안 핀 것도 아녀 이러시는데 ㅠㅠㅠㅠ
너무 서러운거야 ㅠㅠ 저 바람핀 건 아니에여 ㅠㅠㅠ 이러니까
하이고야 쎄빠뜨같은 놈들 두 마리 있응께 돌 것지야? 호랭이같은 놈 좋아함시롱 으째 개같은 놈들만 꼬인다냐? 하셨어
저 누구랑 결혼해야 해여? 하니까
두 말없이 젊은놈! 이러시더라고
아니...지금 남친은 어쩌구요 ㅠㅠㅠㅠ 하니까
의사놈은 아직 아녀 하심
아직 아니라고 하는게 무슨 말이세여 ㅠㅠㅠ 제가 결혼하고 이혼하고 또 결혼해야해요? 하니까
잘 알구만 뭘 또 물어싸 근데 이혼할 일은 읎어 하심
친구 옆에서 웃다가 뒤집어지고 난 점점 울고 싶어지고....하아......
니가 이짝이랑 결혼하고 싶어해도 니 외갓집 식구들이 니 가만 안 둘걸? 구워 삶아서라도 저짝 군인이랑 결혼시킬껀데?
.........와....... 내 팔자에 정략결혼을 하나보다....싶었는데...아니 근데 이혼을 왜 안해여??? 하니까
날 빤히 보기만 하시더라고
나도 더 이상은 못 물어보겠는거야 왠지 알 거 같았어
그래서 얼마나 일찍 가는 거예요? 물어보니까 할 만큼은 다 하고 갈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잘 데리고 살으래....강아지 한마리 키운다 생각하고.. 어차피 강아지면 사람보다 일찍 죽으니까.....
이말 듣는데 진짜 갑자기 눈물이 펑펑 나더라... 강아지만큼 산다고 하면 길어봤자 15~20년일 거 아냐...처음 본 사람인데도 신경쓰이고 그게 짜증나고...이런 생각 드는 거 자체가 남친한테 너무너무 미안하고....근데 또 신경이 쓰이고...
그 와중에 애프터 신청한다고 그 경호원한테서 카톡 온 거 보고 속이 더 답답하고 모른 체도 못하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