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기는 기록지를 넘어 선수와 코트, 그리고 그 장면을 지켜본 이들의 기억 속에 긴 시간 머문다.
부산 KCC 허웅이 만든 51점이 그랬다.
허웅은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맞대결에서 31분 16초 동안 3점슛 14개 포함 51점을 기록했다. ‘몰아주기 논란’ 속에 작성된 문경은, 우지원의 기록을 제외하면 3점슛 14개는 KBL 한 경기 최다 기록이며, 51점은 국내선수 기준 역대 최다 득점이다.
기록은 이제 역사 속으로 향했지만, 그날 밤 분위기와 여운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기록 달성 직후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4일 고양 소노와 맞대결 현장에서도 화제는 여전히 허웅의 51점이었다. 코트 안팎에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그날로 향했다.
동료들의 기억은 생생했다.
윤기찬은 당시를 떠올리며 웃었다. 경기 전 만난 그는 “51점이 기록인 줄은 몰랐다. 그냥 (허)웅이 형이 엄청 넣고 있다고만 생각했다. 경기 끝나고 나서야 최고 기록이라는 걸 알았다. 같이 운동하고 있지만,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슛을 던질 때마다 들어갈 것 같았고 실제로 그랬다. 설마 했는데 51점까지 갔다”고 돌아봤다.
김동현은 비교적(?) 담담하게 바라봤다. “놀라긴 했지만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원래 슛이 좋은 형이다. 그 정도는 충분히 넣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교창은 “51점 기록하는 걸 보면서 믿을 수 없었다. 신 내린 날 같았다”며 웃었다.
“농구의 신이 준 선물”
이 소식은 곧 타 팀 외국선수에게도 향했다. 기록을 경계하면서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경기 후 만난 소노 네이던 나이트는 허웅의 51점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믿기지 않는 순간이었다. 그만큼 많은 연습을 했다는 게 느껴졌다. 농구의 신이 훈련을 열심히 한 사람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날이었다. 그 순간이 허웅에게 온 것 같다.”
그 선물 같은 감각은 이날 경기에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팀은 비록 89-95로 패했지만, 허웅은 32분 40초 동안 25점(3점슛 3개) 2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로 분전했다.
기록은 역사 속으로 향했지만, 그날 밤이 남긴 울림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허웅의 51점은 그렇게 또 하나의 기억으로 남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