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준혁(22,185cm)의 결막염 때문에 꺼낸 고글. 팀 분위기는 되레 불붙었다.
안양 정관장 신인 소준혁은 2024 KBL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0순위로 지명됐다. 소준혁은 최근 웜업 슈팅 때 안경을 낀 채 등장했지만, 안경 뒤엔 퉁퉁 부어오른 붉은 눈이 있었다.
취재진과 만난 소준혁은 “평소 시력이 좋지 않아 렌즈를 끼는데 이번엔 결막염이 심해져 웜업 때는 안경을 쓰고, 경기 때만 렌즈를 낀다. 슛 쏠 때 너무 불편하다. 점프할 때 흔들려서 안경에 계속 손이 간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결막염엔 렌즈 착용이 권장되지 않지만, 소준혁은 프로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 소준혁은 “저번 경기에서도 렌즈를 꼈는데 너무 건조해서 뻑뻑하더라. 경기 끝나고 더 심해졌다. 혹시 몰라 오늘(23일)은 스포츠 고글도 챙겼다.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일단 렌즈를 끼고, 불편하면 고글 쓸 생각이다”라며 전했다.
앞서 말한 ‘스포츠 고글’은 프로농구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지만, 정관장에선 이 고글이 팀 케미에 불 지르는 점화 버튼처럼 쓰였다. 이에 대해 소준혁은 “고글을 끼고 훈련하니까 형들이 ‘최고의 무기’라고 하더라(웃음). 너무 웃겨서 집중이 안 될 정도였다고. 내가 그렇게 웃기게 생겼나…”라며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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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막내는 이 변화를 어떻게 느꼈을까. 소준혁은 “연패 중일 때는 말조심하려고 눈치를 봤다. 형들이랑 친하지만,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지금은 연승 중이다 보니까 장난도 더 치고, 더 좋은 분위기로 살릴 수 있어서 훨씬 좋다”며 차이점을 전했다.
이어 “연패 중엔 운동할 때도 분위기가 처지는 게 느껴졌다. 그런데 감독-코치님이 ‘연패 신경 쓰지 말고 우리가 할 것만 잘하면 언제든지 올라갈 수 있는 팀’이라고 계속 강조해 주셨다. 그래서 모두가 더 열심히 하다 보니 연승으로 이어지고 좋은 경기력도 나오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상식 감독의 말은 약속이었다. 정관장 선수들은 그 약속을 매 경기, 온몸으로 써내려갔다. 소준혁도 15경기, 출전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코트에 들어설 때 팀의 공기가 달라질 때가 있었다. 늘 부지런히 뛰며 수비했고, 가끔 터지는 외곽슛은 팀에 숨을 불어넣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되새겼다.
이에 대해 소준혁은 “상대가 슛을 최대한 어렵게 넣게 만들고 체력을 소모시키면 나는 그걸로 수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형들의 체력 안배와 감독님이 원하시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래서 수비를 다부지게, 투지 있고 에너지 넘치게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항상 그런 마음가짐으로 코트에 들어간다”며 돌아봤다.
묵묵히 자신의 온기를 팀에 보태고 있다. 오래 뛰진 않지만, 그 짧은 순간에도 팀 분위기에 확실한 자국을 남긴다고 했다. 기록엔 남지 않아도, 에너지는 먼저 공기를 흔든다. 주장 박지훈도 소준혁의 기여를 짚었다.
“나는 늘, 막내일 때부터 벤치 분위기가 팀의 힘이라고 믿었다”라며 운을 뗀 박지훈은 “경기를 뛰지 않더라도, 들어오면 화이팅 해주고, 같이 응원해 주고, ‘파울 몇 개다’ 이런 식의 토킹도 중요하다. 그런데 준혁이가 그런 걸 정말 잘해주고 있고, 막내가 아니라도 충분히 잘할 친구라서 고맙다”고 전했다.
시즌 초반, 소준혁은 엔트리 밖에 머물던 시간조차 헛된 날이 없었다. 박지훈의 짧은 격려를 주머니 속 행운처럼 간직하며, 언젠가 찾아올 자신의 계절을 위해 묵묵히 준비했다고.
이어 박지훈은 시즌 초반 소준혁과 나눴던 기억도 꺼냈다. “시즌 끝나고는 나한테 드리블도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 정말 열심히 하고, 성실한 친구다. 시즌 초반에 엔트리에 못 들었을 때도 내가 ‘계속 준비하고 있어라’고 말해줬는데, 그걸 절대 놓지 않고 묵묵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 열심히 해서 대한민국 최고의 3&D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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