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허훈의 투혼은 분명 놀라웠다. 허훈은 2차전부터 4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챔피언결정전 경기당 평균 26.6점을 기록하면서 역대 챔피언결정전 국내 선수 최다 득점 신기록(종전 1997시즌 기아 김영만 25.6점)을 세웠다.
반면 배스는 최선을 다한다는 인상을 주지 못했다. 겉으로 드러난 기록은 경기당 평균 24.4점과 11리바운드로 나쁘지 않았지만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준 1차전부터 점점 내리막을 탔다. 배스의 야투 성공률이 1차전 65%로 정점을 찍고, 이후 줄곧 40%대에 머물렀다. KT가 유일하게 승리한 2차전에선 페인트존슛 성공률 62.5%를 기록하면서 최다 득점(36점)으로 체면치레를 했으나 나머지 3경기는 이 조차 50%를 넘지 못했다.
농구 현장에선 배스의 출전 시간을 조절해주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배스는 챔피언결정전의 흐름이 결정된 4차전에선 백코트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한계를 노출했다. 그리고 그 부담을 오롯이 하윤기가 떠안아야 했다.
물론, 송영진 KT 감독도 배스 대신 마이클 에릭의 출전 시간을 늘리면서 체력 안배에 힘을 기울였지만, 배스가 여기에 불만을 품으면서 엇박자가 났다. 마지막 5차전 3쿼터 중반 배스가 유니폼을 벗고 코트 밖으로 나갔다가 몇 분 뒤 돌아온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태업을 의심할 만 했다. 모든 선수가 승리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할 때 KT는 그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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