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느 나오는 주말 예능은 다 챙겨보는 나로서는 요즘 놀뭐의 행보가 영 답답함

특히 도토페 끝나고 피디가 바뀐 이후로는 재미의 빈도는 현저히 줄어들고 편집도 엉성하다고 느껴짐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느꼈는지 특집별로 정리해서 알려드림 (주관주의)

'그럼 보지마' 같은 댓글 달거면 당장 뒤로 가셈 놀뭐 혼자만 보는거 아니니까...

맨 끝 대충 요약 있음

0. 부캐 예능으로서의 놀뭐는 없다

피디 바뀌기 전에는 제작진과 유재석이 분량을 뽑아내기가 힘들어 패밀리십 체제를 번갈아하기 위해 놀뭐, 놀뭐+로 나누어 구분하기로 했음

하지만 피디가 바뀌고 나서는 더 이상의 부캐 예능 없이 오로지 패밀리십 체제로 바꿔버림

이전의 부캐 예능을 좋아했던 나로서는 존나 큰 배신감을 느꼈지만, 그래도 유느가 있어서 참음

하지만 패밀리십 체제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와 케미를 이용한 재미를 쉽게 창출할 수 있다는 점,

반대로 단점은 이를 시청자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선 그들의 케미를 충분히 발산할 수 있는 특집들을 여럿 기획해야하고, 시간도 많이 필요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게스트에게만 기대는 특집들이 많아지니 멤버들의 케미는 없고, 게스트들에게만 의존하는 방송이 됨

나머지는 특집별로 후술하도록 하겠음

1. 설특집 세배 특공대

피디 바뀐 후 첫 특집이었고, 게스트로는 송은이, 지석진, 유희열이었음

무난한 재미를 만들기는 했지만, 아직은 어색한 멤버들의 사이가 눈에 띄고, 벌써부터 게스트에게 재미를 의존하기 시작함

다만, 충분히 할 법한 특집이기는 해서 딱히 태클 걸만하지는 않음

2. ~는 처음이지?

자전거는 처음이지? - 미주, 미나가 정준하, 유재석으로부터 자전거를 배우는 특집

삭발은 처음이지? - 정준하, 하하가 삭발 기념으로 구준엽, 돈 스파이크, 하림과 이야기를 나누는 특집

막내는 처음이지? - 유재석이 막내가 되어 조동아리 멤버들의 하루를 담은 특집

자전거는 처음이지?는 위드유 특집의 연장선이라고 봐도 무방하지만,

멤버들 전체의 케미가 더 중요한 패밀리십 예능 특성상 따로 떨어뜨려서 케미를 만드는건 딱히 좋은 생각으로 보이지 않음

삭발은 처음이지?는 '삭발'이라는 키워드로만 모여서 그런지 대화의 소재가 좁아 큰 재미를 못 느꼈고,

막내는 처음이지?는 이미 검증된 케미의 조동아리 멤버들이기 때문에 재미가 없을 수는 없었음

→ 제작진의 기획력에 의문을 품기 시작

3. 만나상회

형식 자체는 '윤식당' 등의 힐링 경영 예능, 놀뭐로 따지면 '인생라면'에서 빌려온 것 같은데,

'인생라면'처럼 최소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를 준 것도 아니고 그냥 '가게 줬으니까 운영해봐~'하고 그냥 시작됨

중간 내용도 힐링이라기엔 멤버들이 고생만 하고, 재미가 있다기엔 멤버들이 여전히 어색하고 재미를 못 뽑아냄

심지어 엔딩도 사장님 돌아오면서 그냥 끝

그냥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 밖에 머리에 남지 않았던 특집

유재석 1인 예능일 때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불만을 표하지만, 결국 해내는 모습으로 카타르시스를 작게나마 느낄 수 있었을텐데,

문제는 멤버들이 이런 상황을 극복할만한 아무런 기회조차 주지 않았으니 재미는커녕 멤버들이 안쓰럽게만 느껴졌던 회차

4. MBTI

단연코 놀뭐 역사상 최악의 에피소드라고 감히 얘기할 수 있음

나덬은 주말 예능 본방 사수가 무조건 1원칙인데 MBTI 특집 2편은 내가 시청 거부했을 정도로 개노잼

게스트는 조합 자체는 신선했으나 그게 다임 (그나마 스피드 퀴즈 때 침착맨 때문에 딱 1번 웃음)

MBTI를 내세웠지만 이미 유행이 많이 지난 후에 들고왔는데, 그나마도 제작진들이 MBTI를 제대로 아는건가 싶을 정도로 무책임한 기획이었음

차라리 내향형vs외향형이라고 했으면 모를까, 나머지 특성은 다루지도 않으면서 거창하게 MBTI 특집이라는 제목과 세트장을 준비한 건 무슨 생각이었을지 궁금함

게다가 팀을 나누고 소속감을 가지게 하는 특집하면 꼭!!!!!!! 하하가 심하게 오버하는 경향이 있어서 보는 내내 짜증+답답+시끄러웠고,

한다는 게임은 도대체 MBTI랑 어떻게 엮어야할지도 모르는 꼬리잡기, 스피드 퀴즈까지...

그리고 스파이 개념으로 멤버들을 속였으면 재미라도 있었겠지만 그냥 원래 알고 있던 성향이랑 다른 사람을 찾으라는데 힌트도 3:7 말고는 준비한 것도 없고...

개인적으로 멤버들과 제작진 모두가 미스였던 총체적 난국 그 자체였다고 생각함

→ 이 때 이후로 놀뭐가 심각하게 잘못되고 있구나 느끼기 시작함

5. 누나랑 나

미주 편은 래원과 조나단이 함께 했는데, 제작진이 케미를 얼마나 못 만드는지 억지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줬다고 생각함

요즘 아무리 젊은 꼰대가 많다고는 하지만 20대 후반인 미주가 20대 초반인 아이들을 데리고 꼰대짓을 한다는 그 상황 자체가 몰입이 잘 안 될뿐더러,

특집 내내 미주랑 게스트들 모두 어떻게든 재밌게 만들어보겠다고 억지로 상황 만드는 것 자체가 보기 안쓰러웠음...

그리고 내용들도 잘보면 포커스가 '꼰대'라기 보다는 '세대차이'에 더 가까워서 진짜 제대로 된 기획을 한 건가 싶었을 정도였음

미나 편은 양세찬은 그렇다쳐도 또세호가 나오면서 이미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눈에 훤했고,

실제로 진상인가 싶을 정도로 조세호의 억지스러운 상황극을 그나마 양세찬이 어떻게든 무마하려고 하는게 눈에 띄었음

그냥 미나만 새된 특집

그나마 유재석 편은 재미는 있었지만, '조동아리' 특집의 연장선이면서도 이미 검증된 케미를 가져왔기 때문에 제작진의 기획력과는 무관하다고 보는게 맞음

하하 편은... 꼭 굳이 구색을 맞춰야 했는지 게스트로 박주미를 불러서 웬 소개팅 자리마냥 만들었는데...

도대체 이 특집을 왜 하는거지? 싶을 정도로 억지스럽게 끼워넣어서 재미 감동 그 무엇도 놓쳤다고 생각함

6. WSG 워너비

일단 난 이 특집의 시작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음

1) MSG 워너비의 이름을 따라감

'MSG 워너비'라는 이름 자체도 SG 워너비 같은 남성 보컬 그룹을 만들겠다는 취지였으면

여성판은 'WSG 워너비'가 아니라 (방송에서 계속 언급되듯) 씨야 같은 여성 보컬 그룹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어야 했는데 개인적으로 매우매우 아쉬운 부분 중 하나

2) 너무 이른 음악 카드

피디가 바뀐 후 이렇다할 특집을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음악 카드를 꺼내버림, 즉, 게스트가 중심이 되어버린다는 뜻인데

반대로 얘기하면 멤버들의 케미를 만들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뜻이고, 당연히 멤버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재미는 급감해버림

 

그리고 이 특집이 진행되면서도 너무 많은 문제점들이 눈에 띔

1) 부캐 예능 때의 진행방식을 그대로 따라감

'MSG 워너비' 때는 유재석이 혼자 진행했기에 (그 때도 질질 끈다고 욕 먹기는 했으나) 최소한 블라인드 오디션 때는 그리 오래 끌었다고 느끼진 않았음

반면 'WSG 워너비'는 시작부터 3팀이 따로 심사하고, 멘트를 한 번씩만 얹어도 늘어져버리기 십상인데, 불필요한 부분까지 방송해버리면서 끝없이 늘어지기 시작함

사람들이 이 특집에서 바라는건 블라인드 오디션에 어떤 가수들이 참가했는지, 그리고 공개 이후에는 그들의 서사가 궁금하지,

멤버들이 주가 되면 안 됨에도 불구하고 자꾸 포커스가 멤버들에게 가버림

2) 게스트에게 주어지는 분량이 적음

위와 이어지는 이야기로, 자꾸 멤버들 혹은 작곡가에게까지 시간을 자꾸 할애하려고 함

그냥 작곡가가 어떤 의도로 왜 작곡했는지만 알면 되는거고, 무슨 노래를 만들었는지는 짤막하게 소개하고 가도 될텐데,

정작 TV 화면에 가장 많이 비춰야할 WSG 워너비 멤버들이 예고편에만 등장하는 회차는 진짜 편집 미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

3) WSG 워너비 멤버들 케미도 못 만듦

멤버들조차 제대로 된 케미를 못 만들었으면서, 게스트가 가장 중심이 되어야하는 이 특집조차 제대로 케미를 못 만들어줌

특히 그 백미 중 하나가 대면식 편인데, 이 때 토크는 좀 줄이고 단체곡 안무 연습이 못해도 30분은 나올 줄 알았음

멤버들끼리 꽁냥꽁냥하면서도 힘들었던 얘기도 하면서 열심히 안무 연습하고, 결국 무대의 오르는 모습으로 서사를 충분히 만들 수 있었지만...

근데 그런거 일절 없고, 시덥잖은 댄스 신고식과 토크가 끝나자마자 갑자기 단체곡 부르고 에피소드가 끝나버림...

도대체 이 특집을 왜 진행하는지에 대해 생각은 하고 있는건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이해가 되지 않는 편집점과 서사 전개를 보여주고 있음

<대충 요약>

1) 멤버들의 케미가 부족한 건 그들의 케미를 만들 특집을 진행하지 않은 제작진 탓

2) 제작진이 편집 너무 못함, 쓸데없는 장면들 다 살리고 정작 필요한 장면들은 다 쳐내는, 이해되지 않는 편집점과 서사 전개

3) 놀뭐가 서사 중심 예능인걸 감안해도 자막이 노잼을 넘어서 무잼 수준, 유느가 없었다면 얼마 안 가 폐지됐을 것 같다고 느낄 정도로 재미없음

4) 심지어 기획력도 갈수록 의문, 다 이미 했던 특집들의 연장선 느낌

→ 결론: 현재 제작진이 제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