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별리그 3경기를 돌아본다면.
지난해 12월3일 조추첨을 통해 멕시코에서 (조별리그) 경기하는 게 정해졌다. 고지대와 고온다습한 도시에서 해야했다. (사전 캠프부터) 어느 곳에 초점을 둘까 했는데 1,2차전이 열리는 고지대(과달라하라 아크론 스타디움)에 맞추는 게 낫다고 견해를 모았다. 결과적으로 1차전 잘 됐다. 2차전은 (결과는) 좋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아쉽다. (경기를 잘한 만큼) 승점을 땄으면 3차전은 이렇게까지 안해도 됐다. 가장 좋지 않은 시나리오로 왔다. 어제는 우리가 해온 3경기 중 가장 좋지 않았던 게 맞다. 이유가 분명히 있는데, 환경적인 면에서도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 32강전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지속해서 준비하는 자세로 보내야 할 것이다.
- 남아공전에서 김민재가 교체된 뒤 보인 행동(팔 벌리고 코치진에 항의하는 동작)을 두고 여러 말이 나오는데.
선수 스스로 오해라고 한다. 난 당시 옆에 서 있었다. 코치진에서는 김민재의 종아리가 아프다고 봤다. 선수와 의사소통을 통해 더 뛰는 게 어렵다고 봐서 교체한 것이다. 이후 상황은 난 정확히 보지 못했다. 다만 교체에 대한 불만은 전혀 아니다. 스스로 원했다.
- 김민재의 해명은 수비 간격이 벌어지는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더라. 수정이 어려웠나.
볼을 상대에 빼앗기는 과정이 좋지 않았다. 콤팩트하게 움직여야 했다. 바로 압박해서 볼을 탈취하는 게 1,2차전에서는 괜찮았다. 어제는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느꼈다. 잘 뛰지 못하니 공수 간격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 앞서 2경기를 잘했는데 갑자기 팀 에너지 레벨이 떨어진 것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온다. 선수의 자세 등도 언급하는데.
멕시코전 이후 내부적으로 어수선한 건 있었지만 선수단 내 문제가 있거나 그런 건 없다. 난 그런 부분을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철저하게 준비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건 없다고 말씀 드릴 수 있다. 우리도 솔직히 왜 갑자기 이런지에 대해 당황스럽다. 물론 경기 시작하고 조금 지나 볼이 지속해서 상대 의도대로 우리의 중앙으로 오고 내주고 역습을 허용하면서 당황해했다. 또 선수가 심리적으로 너무 잘하려고, 이겨서 (32강을) 결정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이 부분은 (잠시 후) 선수들과 얘기하려고 한다.
- 외신에서는 ‘한국이 32강에 올라가지 못해도 이상하지 않다’며 혹평하던데. 며칠 사이 32강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나.
외신의 혹평은 정확하다. 우리가 잘했을 땐 칭찬받는 거고 못하면 못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우리가 (32강을) 어느 그룹에 팀과 할지 모르지만 다방면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중요한 건 선수들이 얼마나 회복하느냐다.
- 설영우가 팬의 악플에 대해 대응한다는 등 선수단이 뒤숭숭해 보이는데.
월드컵에 와서 안팎으로 뒤숭숭하지 않은 대회는 이번이 처음인것 같다. 내부적으로 멕시코전 직후 잠깐 그러한 분위기는 있었지만 (지속해서) 뒤숭숭하거나 그런 건 없다. 쉽게 얘기하면 2014년 (브라질 대회) 나갔을 땐 지금의 50배정도는 어려웠다. 물론 지금 결과가 좋지 않은 게 맞물려서 나올 수 있는 문제인데, 어떤 의도에서 그랬는지는 선수와 얘기 해보려고 한다.
- 남아공 감독이 한국의 약점을 잘 파악했다고 말했는데. 토너먼트에서는 전술 변화가 있나.
우리가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 안정적으로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상대에 맞춰서 몇가지 방법은 다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온 것을 갑자기 바꾸는 건 선수단엔 좋은 게 아니다. 일단 상대가 정해지면 전체적으로 고민할 생각이다.
- 남은 기간 선수에게 동기부여가 중요할 것 같은데.
모든 사람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남탓할 때가 있다. 선수도 그럴 수 있는데, 내가 강조한 건 ‘탓할 거리가 있으면 나를 탓하라’고 했다. 예를 들어 (멕시코와 2차전에서) 김승규의 실책을 두고 그에게 탓하지 말고 그런 준비를 하지 않은 감독을 탓하라고 했다. 일단 현재 선수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굉장히 피곤하다. 월드컵에서 한 경기를 치르는 건 굉장히 에너지를 소진한다. 오늘과 내일은 회복하고 어떤식으로 준비할지 계획하겠다.
- 1,2차전과 비교해서 남아공전 데이터를 분석했나.
어제 데이터를 봤을 땐 멕시코전보다 뛰는 양은 조금 줄었다. 고강도는 좀 더 많았다. 그런 걸 볼 땐 전체적으로 선수의 체력 등은 큰 차이가 없다. (외부에서) 느리게 보일 순 있을 것인데 데이터로는 문제가 없다. 일단 어제 경기력이 왜 그랬는지는 쉽게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술적으로나 뛰는 양 모두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기에 명확하게 무엇이라고 정답을 얻지 못했다.
- 이강인이 커트해서 나가려고 할 때 뒤에 있는 선수가 우물쭈물하던데? 선수들이 열심히 안한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우리는 내부에서 선수의 그런 부분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 모습이 보인다면 우리가 상황을 알아봐야 한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난 그런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데 특별히 느끼지 못한다. 외부에서 그런 게 보인다면 알아볼 필요는 있다.
- 손흥민을 어제 후반 교체 투입했는데 잘 맞았다고 보나.
손흥민은 1,2차전에서 스프린트 위주로 경기했다. 상대 뒷공간을 노리기 위해 손흥민의 활약이 필요했다. 나름대로 잘 했다고 본다. 3차전은 날씨도 덥기에 후반에 들어가서 뛰는 게 낫다고 봤다. 공간이 생기면 지금 골치거리인 득점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품고 (손흥민과) 미팅을 거쳐 결정했다. 어제 나오진 않았으나 평소처럼 자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다만 그 평가가 골이냐 아니냐로 나와 선수도 팀도 어려움이 있다.
- 전술의 방향성이 맞다고 보나. 예를 들어 남아공전에서 후반 0-1로 지고 있을 때 페널티박스에 볼을 투입해서 크로스로 기회를 만든다는 계획이었던 거 같은데, 저조했다.
그 부분은 훈련 땐 잘 된다. 경기 땐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상대성이 있다. 매일 같은 상대와 하는 게 아니다. 감독이 그것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선수도 했는데 잘 나오지 않는다면 감독의 책임이다.
- 1,2차전 경기력과 3차전이 너무 달랐다. 이런 분위기면 며칠 안 남은 32강에서 이전처럼 할 수 있을지 우려가 있다.
축구가 모든 게 준비한대로 되지 않는다. 잘 될때도 있지만 안될때도 있다. 어제는 잘 되지 않았다. 준비한 만큼 잘 나오지 않으면 감독의 잘못이다. 나도 선수 생활했지만 선수들이 어떤 멘탈을 가지고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코치진에서 모든 걸 준비시키지만 경기장에서 얼마나 나올지는 우리도 모른다. 수십개의 상황을 두고 준비하나 여러 돌발변수가 나올 수 있다. 그걸 대처하는 건 선수가 해야 한다. 다만 모든 책임은 감독이 진다. 앞으로 3~4일간 어떻게 해서든 잘 만들어내야 한다. 잘되면 선수들이 잘해낸 것이고, 안 되면 감독이 책임지는 것이다.
잡담 오늘 홍명보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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