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이 변경된 이유
FIFA가 이 규정 변화의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많은 이들은 이번 월드컵 출전 팀 간의 상당한 전력 차이 때문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번 대회에서는 과거보다 점수 차가 일방적으로 벌어지는 대승 경기가 나올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22년 월드컵에서는 조 추첨 당시 FIFA 랭킹 기준 49위 이하인 팀이 49위 사우디아라비아, 51위 카타르, 60위 가나 등 총 3팀(전체 32개국 중 9%)이었다.
반면, 2026년 대회에는 조 추첨 당시 FIFA 랭킹 기준 49위 이하인 팀이 무려 13팀(전체 48개국 중 27%)이나 출전하게 된다. 해당 국가들은 50위 우즈베키스탄, 51위 카타르, 56위 DR 콩고, 58위 이라크, 60위 사우디아라비아, 61위 남아프리카공화국, 66위 요르단, 68위 카보베르데, 71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72위 가나, 82위 퀴라소, 84위 아이티, 86위 뉴질랜드이다.
FIFA는 1차 타이브레이커를 승자승 원칙으로 변경함으로써, 큰 점수 차의 대승이 발생하는 빈도와 그 점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적용 예시
이 방식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주는 예시가 있다. 벨기에와 이집트가 최종 순위표에서 승점이 동률이 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앞선 맞대결에서 벨기에가 이집트를 1-0으로 이겼다면, 두 팀의 순위 경쟁을 가릴 때 전체 골득실차는 의미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양 팀 모두 인지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시나리오라면, 벨기에는 (다른 이유로 다득점이 필요할 수는 있겠지만) 조별리그 순위 경쟁을 이유로 전력상 한 수 아래인 뉴질랜드와의 최종전에서 굳이 득점을 쏟아부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주목할 점은,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한 팀이 승점 6점, 두 팀이 3점, 나머지 한 팀이 0점인 상황에서, 1위 팀이 3점인 두 팀을 이미 모두 이겼다면 조 1위를 확정 지은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승점 0점인 팀과의 최종전 결과는 승패에 상관없이 1위 팀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벨기에가 승점 6점, 이집트와 이란이 3점, 뉴질랜드가 0점이라고 가정해 보자. 벨기에는 이미 조 1위가 확정되었기 때문에 조별리그 최종전인 벨기에-뉴질랜드 경기의 점수는 벨기에에게 무의미하다. 사실, 뉴질랜드 역시 이집트와 이란과의 맞대결에서 이미 패배하여 토너먼트 진출이 좌절돠었으므로 이 경기 결과는 뉴질랜드에게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팀들은 새로운 타이브레이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앞선 예시들처럼 단순히 골을 쏟아부을 필요가 없어지고 그런 상황에서 덜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가동할 가능성이 커진 것 외에도, 각 국가들은 월드컵 초반부터 약체를 상대로 점수 차를 벌리려 애쓰기보다는 다른 강팀과의 맞대결 자체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물론 UEFA(유럽축구연맹) 소속 국가들은 수년 전부터 이 방식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이러한 전술적 조정이 많은 감독과 선수들에게 완전히 낯선 일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