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소집 위해서 일요일 점심쯤 파리 도착하자마자 바로 30분 정도 르 파리지앵이랑 독점 인터뷰 한 기사고 엄청 긴데 초반은 오랜만에 국대 복귀하는 거랑 데샹이랑 틀어졌다, 국대 소홀히 한다 그런 의혹(?)에 대한 얘기 나왔음. 너무 길어서 시즌 초 슬럼프에 대한 얘기랑 그리즈만 은퇴 관련 질문만 번역해봤음. 카테를 레알로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혹시 바꿔야 하면 말해조!
이 기간 동안 마드리드에서 상황이나 사생활 면에서도 순조롭지 않았는데. 될 대로 되라 다 버리고 싶은 순간은 없었나?
아니, 전혀, 한 번도. 아무리 뛰어나도 커리어가 순탄하기만 했던 축구 선수는 떠오르지 않는다. 어떤 선수라도 어려운 순간들을 맞닥뜨린다. 버티면서 노력할 줄 알아야 하는 순간들. 내 상황이 그랬고 적지 않은 이들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빨리 궁지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는데 이제 유지를 해야 한다. 난관을 빠져나오는 건 쉽고 고점을 유지하는 게 제일 힘든 일이거든. 결국 마지막에 중요한 건 그거니까.
성공밖에 없는 인생에서 처음 겪는 어려운 시기는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나?
이렇게 어려운 시기를 처음 겪는 건 아니다. 내 위상이 달라졌을 뿐이고 그에 따른 기대와 결과가 다른 것뿐이다. 다른 어려운 순간들도 겪었지만 지금과 같은 위상이 아니었기에 덜 알려진 것 뿐이다.
잘 안 풀릴 때 킬리안 음바페는 누구에게 털어놓나?
내가 어떤 것을 도피처로 삼느냐가 질문이 되어야 할 거 같다. 내가 사랑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로 돌아간다. 지난번 같은 경우엔 진심으로 축구에, 그리고 즐긴다는 생각에 매진했다. 좋아하는 것과 그걸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내 우선 순위는, 진심으로, 마드리드에서 잘하는 거였다. 빨리 난관을 헤치고 나와 내가 여기서 성공할 거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하는 게 가장 중요했던 게, 적응에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난 마드리드에서 첫날부터 행복했기 때문이다.
그럼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여러 가지가 합쳐진 결과다. 새로운 팀과 나라에 다시 적응해야 했고... 운동 기량 면에서 최고가 아니었던 시기였는데 빨리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려야 했다. 결승전도 치러야 했고, 리그도 경쟁이 치열해서 매 경기를 다 이겨야 했고, 챔스 룰도 바뀌어서 사흘에 한 번씩 경기가 있고, 7개의 대회가 다 걸려 있고 등등... 빠르게 흡수해야 할 상황이 많았다. 불행히도 난 그걸 ‘빠르게만’ 했다. 하지만 잘 풀릴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팀은 항상 날 최고로 잘 대해줬고, 상황이 반전되어 마드리드에서 내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부진의 요인을 설명해 보자면?
유로 우승도 못 했고, 유로에서 내 기량도 별로였고, PSG에선 시즌 말미에 경기를 훨씬 덜 뛰었고... 여러 가지가 누적된 거다, 부상, 부진, 그리고 내 커리어에서 별로 겪어보지 못한, 내 본래 기량을 되찾기 위해 난관을 극복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던 일들까지.
그런 순간을 계속 생각하나?
아니, 계속 생각하는 게 아니라,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에 자신에게 너무 엄격해서 그게 역효과로 돌아왔을 수도 있다. 축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할 일은 없다. 하지만 잘 하고 싶고 매 경기마다 이 경기가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기량을 갑자기 잃는 선수는 없다. 제일 최근의 예가 콜로 무아니다. 파리에서 토리노로 가는 길에 축구 실력을 되찾은 게 아니다. 그저 상황의 문제일 뿐이다.
당신에게 전환점이 된 건 언제였나?
전환점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점진적으로 찾아온 거 같다. 경기에서 기량이 좋아지고, 득점을 하기 시작하고 플레이도 훨씬 더 본능적이 되고, 더 예리해지고, 더 날카롭고, 더 유기적이 됐다.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딱히 전환점이 된 경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11월 말, 12월초부터 좋아지기 시작해서 3,4 개월째 잘 되고 있다.
(데샹 국대 감독 그만두는 얘기 나왔는데 후임 감독으로 자기 입에서 나오길 기다리는 이름 있는 거 다 알지만 그건 프축협 회장이 할 일이기 때문에 자기가 낄 얘긴 아니라고 함. 지단이랑 마드리드에서 가끔 보는데 너무 자주 보면 또 그걸로 억측 있을 수 있어서 너무 자주는 안 본다는 얘기 다음에 그리즈만 얘기로 이어짐)
마드리드에 있는 또 다른 프랑스인 얘긴데, 당신이 앙투안 그리즈만이랑 이웃에 살면서 말도 안 섞으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현웃 터짐) 천만에, 앙투안이랑은 자주 얘기를 나눈다. 나 앙투안 아들 완전 사랑하잖아, 애가 엄청 축빠여서 약간 나 어릴 때를 보는 것 같다. 아마로, 너무 좋아! 하지만 같은 도시를 연고로 하는 두 팀이 극렬한 라이벌이어서 애매한 상황이긴 하다. 프랑스에선 연고가 같은 두 팀이 라이벌이란 게 어떤 의미인지 잘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앙투안이랑은 정말 잘 지낸다. 벌써 여러 번 바베큐 해줄 테니까 자기 집에 놀러 오라고 했는데 더비 전이 다 끝나기 전에 마드리드에서 그러긴 어려울 거 같다. 그래서 아직 못 갔는데 꼭 갈 거다. 이웃에 살잖아, 같은 단지라서.
그리즈만의 국대 은퇴를 두고 여러 가지 추측이 많다. 이 얘기를 해볼 기회가 있었나?
물론이다. 앙투안이 은퇴하기 전에 이야기를 나눴다. 국대 은퇴 사실을 알았을 뿐 아니라, 왜 은퇴하려는지 이유도 들었다. 하지만 앙투안 경우도 (데샹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내린 결정이고 그 선택의 이유를 사람들에게 얘기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 전에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9월 소집 때도 다시 얘기를 했다... 9월 소집은 나에게나 앙투안에게 힘들었다. (*이탈리아 전 패배로 두 선수는 많은 비난을 받음) 둘 다 많이 괴로웠고. 벨기에 전 이후 함께 마드리드로 돌아왔다, 앙투안 가족도 함께 있었다... 은퇴 발표를 보고서 전혀 놀라지 않았다는 것 말고는 더 할 말이 없다.
9월 소집 때 왜 힘들었나?
우리 책임이 아닌 것에 대해 어느 정도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때는 대표팀에 대한 우리의 헌신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앙투안과 함께 우리가 대표팀을 위해 한 일이 다 헌신짝 취급 받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대표팀을 위해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사람들처럼. 하지만 원래 그런 거다. 높은 레벨의 축구가 요구하는 건 그런 거고, 그 모든 걸 감수하고 극복하려 노력해야 한다. 앙투안은 그만하기로 결정했고, 난 못 할 것 같은 때까지는 해볼 거다. 어디까지 갈지는 보면 알겠지.
대표팀 은퇴 생각을 벌써 하는 건가?
아니, 2026 월드컵 우승에 집중하려 애쓸 뿐이다. 월드컵 우승을 한 번 더 하는 게 내 목표라고 늘 말해왔다. 나머지는 별로 생각 안 한다. 내 걱정이나 기대 모두 2026년과 북중미 월드컵을 향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