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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최용재의 까칠한 축구]2002 신화가 만든 괴물 홍명보, 신화의 종말을 선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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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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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커리어 최고의 업적은 역시나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축구를 넘어 한국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영광이자 환희였다. 이 역사를 이끈 한국 대표팀의 주장이자 위대한 리베로. 한국의 4강 신화에 절대적인 역할을 한 영웅이다. 한국 축구에서 가장 위대한 수비수라는 평가는 과장되지 않았다. 맞다. 분명 홍명보라는 선수는 위대한 선수였다.

하지만, 현역 은퇴 후 행보는 위대함과 어울리지 않는다. 아쉬움이 더욱 컸다. 아니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영웅은 변했다. 기대한 것과 많이 다르게. 2002 4강 신화가 뒤를 받쳐줬다.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단단한 까방권이 막아줬다.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도 선수 영웅을 감독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특혜를 제공했다. 홍명보는 괴물로 변해갔다.

한국 축구는 홍명보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과정을 무시하고, 절차를 무시하고, 상식에 어긋나도 홍명보가 중심에 있다면 하지 못할 일이 없었다. 모두가 맞다고 박수를 쳤다. 모두가 잘한다고 동조했다.


2005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홍명보는 코치진으로 합류했다. 그런데 1급 자격증이 없는 상황에서 대표팀 코치가 됐다. '무자격 논란'이 일어났다. 그때 축구협회는 "지휘권을 갖지 않는 보조 지도자 역할이기 때문에 홍명보 코치의 1급 자격증 취득 여부는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형평성 문제는 조용히 사라졌다.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감독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감독' 홍명보의 커리어가 시작됐다. 8강이라는 성과. 지도자 홍명보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그리고 이어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4강에서 골키퍼 교체라는 치명적 실책을 저지르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아시안게임에서 결승에 가지 못했다. 다른 감독이었다면 경질 당했을 것이다. 홍명보에게는 그런 잣대를 들이대지 않았다.

이런 선택은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획득으로 만회가 됐다.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었다. 위대한 한국 축구의 역사다. 감독으로서 커리어 최대 성과였다. 그런데 이때부터였다. 부작용이, 역효과가 생기기 시작했다. 홍 감독을 향한 '맹신'이 시작된 것이. 홍 감독이 하는 일은 무조건 옳은 것이라고 세뇌 당하기 시작한 것이. 무조건적인 찬양이 시작된 것이


이 맹신은 냉정함을 잃었고, 판단력도 잃었다. 성인팀을 단 한 번도 지도해보지 못한 홍 감독에게 성인 최고의 무대인 월드컵 지휘봉을 맡기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예고된 참사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 21세기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서 1승도 못한 월드컵이 됐다. 한국 축구를 2002년 그 뜨거웠던 신화 이전으로 후퇴시킨 것이다.

이 역시 홍 감독 본인의 선택이었다. 누굴 탓하겠는가. 대표팀을 지도했던 짧은 기간을 탓하지 않겠다고 했다. 축구협회는 옆에서 그저 절대적인 지지를 했을 뿐.

여기서 축구협회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월드컵 참패에도 홍 감독 유임을 선언한 것이다. 그야말로 한국 축구는 대혼란에 빠졌다. 월드컵에서 참패한 감독에게 또 다른 기회를 준다고 하니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홍 감독이 아닌 다른 감독이었으면 바로 경질이다. 논란이 커지자 홍 감독은 결국 사퇴했다. 여기서 확실히 알 수 있다. 홍 감독과 축구협회의 관계, 그들의 의리.


(중략)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 대표팀 선임 발표 후 무엇이 두려웠는지 뒤로 숨었던 홍 감독이 드디어 앞으로 나왔다. 모두의 눈과 귀가 홍 감독에게 쏠렸다. 도대체 왜? 10시간 만에 배신자가 됐는지. 그 이유가 너무 궁금했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개인적인 이유였다. 야욕이었다. 자신의 한을 풀기 위해, 자신의 명예를 되찾기 위한 선택이었다. 2014년의 아픔을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본심을 드러냈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내 축구 인생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겼다. 나를 버렸다.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 그래서 마음을 바꿨다."

이 말로 설득이 될 거라 생각했나. 오히려 분노의 강도만 높였다. 도전하는 것을 말리지 않는다. 그런데 왜 자신의 도전을 위해 남을 밟고 가는가. K리그와 울산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줬으면서, 자신의 도전은 응원해 달라고 한 것인가. 어떻게 남에게 피눈물 흘리게 해 놓고 자신의 영광을 찾아 도전하겠다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나. 너무 이기적이다. 너무 뻔뻔하다.


(중략)


신화는 꼭 아름답게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신화 속에도 어둠은 있다. 아픔도 있다. 신화라는 힘을 등에 업고, 변질되는 영웅을 많이 봐 왔다. 이런 이들이 힘을 가지고 판을 흐린다면. 방법은 하나다. 신화의 종말을 선언할 수밖에 없다. 고리를 끊어야 한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인물, 새로운 활기를 찾아야 한다. 최소한 면접을 봐야 대표팀 감독이 될 수 있는 상식이 통하는 시대로.

2002 4강 신화. 22년이나 흘렀다. 위대한 역사, 이제 아름다운 추억으로 보내주자. 더 이상 2002 후광으로 한국 축구를 장악하려는 이들을 용납하지 말자. 다른 경쟁력을 보자. 다른 가치를 더 눈여겨보자. 더 이상 당하지 말자. 더 이상 괴물을 만들지 말자. 과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미래도 없다. 추억은 추억일 때가 가장 아름다운 법이다.


https://naver.me/5wWDIjYc



기사가 진짜 길지만 꼭 읽어줬으면 하고 여기 가져온 글보다 더 많은 내용이 적힌 비판기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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