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Quest-1] 인류의 진화는 물음표와 느낌표의 만남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들의 물음표는 바쁜 일상이나 '귀차니즘', 혹은 '카더라' 등에 의해 제대로 해소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 시작하는 '더 퀘스트(The Quest)'는 기자가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골라 직접 검증한 후 결과를 보고하는 코너다. [취재파일_001] 남성 브라질리언 왁싱 직접 해보니 취재 난이도: ★★ 취재 기간: 7일/소요 예산: 9만원 누적 보상: 좋아요 0, 공유 0 한 줄 요약: '수치심의 밑바닥에서 건져 올린 동심' ▶취재 계기 "형, 브라질리언 왁싱 한번 체험해보는 건 어때요?" 신규 코너인 '더 퀘스트'의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대학 후배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주변에 브라질리언 왁싱에 대해 궁금해 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나더러 직접 시술받고 체험기를 들려달라는 것이었다. 브라질리언 왁싱이라…. 머릿속에서 고약한 상상이 시작되자 대뜸 거부감부터 밀려왔다. 하지만 후배 녀석은 나름의 논리까지 더해가며 아이템에 목마른 나를 옭아맸다. ![]() 슬슬 구미가 당기기 시작했다. 실제로 일부 남자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브라질리언 왁싱을 해본 적이 있다고 고백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또 서양의 경우 위생이나 연인에 대한 에티켓 등을 이유로 왁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참에 '글로벌 스탠더드'를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之父母)요….' 잠시 부모님의 얼굴이 떠오르며 눈물이 났지만 결국 나는 30년 가까이 지켜온 효심을 포기하기로 했다. 첫 번째 퀘스트는 그렇게 시작됐다. ▶취재 당일 ![]() ![]() ![]() "올누드로 하시겠어요? 아니면 세미누드로 하시겠어요?" "네? 그… 그… 그게 뭔가요?" 동공지진으로 초점을 잃은 내가 되물었다. "올누드는 성기 주변을 완전히 제모하는 거고요. 세미누드는 성기 윗부분에 음모를 조금 남기는 거예요." 직원의 표정은 평온했지만 오히려 그 평온함이 답변을 재촉하는 압박으로 다가왔다. 나는 결정해야 했다. 독존과 공존, 획일성과 다양성 그리고 올누드와 세미누드. 다시금 동공이 떨려왔지만 이내 마음을 굳혔다. 세계사적 보편가치에 근거해 세미누드를 선택하기로 했다(절대 용기가 부족한 탓이 아니다). ![]() ![]() 경건한 마음으로 샤워를 마치고 벌거벗은 몸뚱이에 가운 한 장을 걸쳤다. 거울에 비친 눈동자에서 결의를 재차 확인한 뒤 벨을 눌렀다. 띵동~ 뚜벅, 뚜벅, 뚜벅, 온다. 심판의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 직원을 따라 걷는 20여 걸음이 무척 길게 느껴졌다. 설명하기 힘든 기분이 전신으로 퍼져갔다. 기억을 곰곰이 더듬어보니, 초등학생 시절 피자를 사주겠다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도착했던 한 병원에서 비슷한 기분을 느꼈던 것 같다. 스르륵. 하얀 미닫이문이 열리며 왁싱룸이 모습을 드러냈다. ![]() "안녕하세요." 경직된 자세로 시술대에 누워 대략 3분 정도를 기다리자 관리사 선생님이 들어왔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이었다. 다시 한 번 크게 안도했다. 평소 부끄러움이 워낙 많은지라 만약 여성 관리사가 시술할 경우 자결을 택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브라질리언 왁싱처럼 은밀한 부위를 드러내야 하는 피부 관리의 경우 손님과 같은 성별의 관리사가 시술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관리사 선생님은 담요 비스무리한 것으로 내 상반신을 덮어준 뒤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했다. 그리고는 찬찬히 환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모저모'에 대해 스캐닝을 마친 선생님은 "모가 굵고 밀도가 높아 통증이 좀 있을 수도 있다"는 소견을 전했다. 또 "처음 하는 경우 많이 아픈데 주기적으로 하다 보면 통증의 정도가 점점 낮아진다"고 덧붙였다. '주.기.적.으.로?'(통상 왁싱 후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데까지는 4주에서 6주가 걸린다고 한다.) 미안해요 선생님. 우리가 이렇게 보는 건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아요. ![]() ![]() ![]() ![]() 뜨끈뜨끈한 왁스가 벌목지역으로 지정된 부위로 치고 들어왔다. 선생님은 우드스틱으로 왁스를 잘 펴 바르고는 그 위에 천을 덧댔다. 3~4초 후 왁스가 적당히 굳자 선생님이 지그시 말했다. "좀 아픕니다" 촥!! "컥!" ![]() 바르고, 덧대고, 뜯고, 비명 지르고. 반복되는 작업이 30분가량 진행됐다. 내가 스파이였다면 벌써 기밀을 모조리 불었을 것이다. 관리사 선생님은 잠시 왁싱을 멈추고 집게를 들었다. 왁싱으로 제거되지 않은 털을 개별적으로 뽑는 작업이 이어졌다. 그 이전의 고통에 비하면 하찮은 수준이었다. "이 정도면 됐네요." 드디어 끝났나보다. "이제 뒤로 돌아주세요." %^&^%$!! 잊고 있었다. 브라질리언 왁싱에서 말하는 '성기 주변'에는 항문도 포함된다는 것을. 내게 물러설 곳은 없었다. 난 지체 없이 뒤로 돌아누워 선생님의 지시를 기다렸다. "이렇게는 안 되고요. 고양이 자세를 해주셔야 돼요." 고, 고양이 자세? 요가에 대해 잘 몰랐던 나는 고양이 자세가 어떤 건지 한 번에 이해하지 못했다. '일본 라멘집 앞에 서 있는 그 고양이 자세를 말하는 건가?' 내 어리버리한 반응에 선생님의 친절한 부연 설명이 이어졌다. "쉽게 말해서 'OTL' 자세를 해주시면 됩니다." 내 표정은 빠르게 굳어갔다. ![]() ![]() 홀로 남겨진 방 안에서 다소 수척해진 내 자신을 마주했다. 40분간 이어진 고통과 수치심의 이중주. 그 광란의 연주가 끝난 자리엔 20년 전 내가 누워 있었다. 2차 성징이 갓 시작돼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던 시절의 내가. 악취를 풍기던 온갖 위선과 겉치레가 무참히 뽑혀나간 자리에서 다시 동심을 꽃피울 수 있을까. 난 탈의실로 돌아가 주섬주섬 문명을 회복한 후 값을 치르고 숍을 나섰다. 시술 직후여서 그런지 환부가 화끈화끈, 따끔따끔거렸다. 몸도 마음도 지쳤지만 이 생생한 느낌을 빨리 기록해두고 싶었다. 서둘러 회사로 가는 택시에 몸을 맡겼다. 첫 퀘스트는 이렇게 끝났다. ![]() ▶일주일 후 일단 위생적인 면에 있어서는 상당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왁싱한 부위에 땀이 차거나 냄새가 나거나 하는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특별한 외부 요인이 없는 한 24시간 뽀송뽀송함을 유지할 수 있다. 시술 당일 따끔거리던 증상은 다음날 바로 없어졌다. 미관 측면에서는 평가해 줄 이를 찾지 못했으니 판단을 유보해야겠지만 개인적으로 아직 낯설기는 하다. 특이 사항으로는 방귀소리가 달라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제모 전에 비해 좀 더 힘 있고 탄력적인 소리가 난다. 직접 들려줄 수 없는 점 양해 바란다. ▶설문 Q&A (20대 남성 110명을 대상으로 직접 브라질리언 왁싱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110명 중 46명은 브라질리언 왁싱을 해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남긴 궁금증 중 가장 많이 나온 5가지를 골라봤다.) ![]()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아프다. 대신 그 고통이 민망한 신체적 변화를 막아준다. 구체적으로는 모근이 강하고 숱이 많을수록 아프다고 한다. 하지만 왁싱을 꾸준히 받으면 점차 모가 얇아지고 고통도 줄어든다. 2. 시간과 비용은? -시간은 개인별 털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 내 경우 40분 정도 걸렸다. 비용은 숍마다 다르지만 대략 1회당 10만원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3. 고객의 연령층은? -서울 강남의 한 왁싱숍에 따르면 고객의 90%가 20~30대라고 한다. 주로 외국 생활을 한 유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최근엔 여자친구가 데려와 처음 받아보는 남성들도 많아지고 있다. 재방문율은 10명 중 7~8명 수준이다. 4. 지속 기간은? -털이 다시 자라는 데까지는 4주에서 6주가 걸린다고 한다. 5. 안전한가? -관리사가 국가공인 피부미용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대개 자격증은 숍 입구나 로비에 비치돼 있다. 간혹 자격증 없이 불법 시술하는 곳도 찾아볼 수 있는데 그런 곳은 안전하지 않다. ![]() ▶사족: 이번 취재의 경우 객관적으로 난이도 자체는 그리 높지 않았다. 별 1개도 과하다고 할 수 있다. 비용만 지불하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재 난이도'가 별 2개인데, 이는 나의 전면과 후면 각각에 바친 국화 같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알아서 기자>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제보 및 의뢰를 기다립니다. (premium@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remium.mk.co.kr/view.php?no=16375 사자 갈기 없어진거 보고 사무실에서 읽다가 흐느낌 진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잡담 ㅇㅇㄴ) 내가 읽다가 통곡한 남자 브라질리언 왁싱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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