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가 남자부 7개 팀, 여자부 7개팀으로 운영되는 만큼 전체 감독의 약 30%가 개막 3개월 만에 직장을 잃은 셈이다.
A씨는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프로배구를 향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부 팬들이 팀을 압박하는 문화가 생긴 것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견해를 냈다.프로 스포츠 중에는 팬들이 선수단 버스를 막거나 안티콜을 외치는 등 불만을 표현하는 방식이 적극적인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프로배구는 점잖은 팬 문화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배구계도 팬의 입김이 거세졌다는 게 A씨 주장이다.
그는 "건전한 비판은 얼마든지 좋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출전 시간이 줄거나 원하는 방식의 기용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만의 여론을 형성하는 팬들도 있다. 최근에는 그런 팬들의 목소리에 구단이 크게 휘둘리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배구 관계자 B 역시 "이전보다 배구를 향한 관심이 커지면서 성적과 결과에 대한 부담도 전보다 커졌고, 이것이 좀 더 쉽게 감독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흐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항상 감독 탓인 건 아니다. 쉽게 감독을 바꾸는 결정 외에도 팀 분위기를 바꿀 만한 종합적인 고려가 전제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외국인 감독 열풍이 불면서 다소 아쉬운 사령탑 선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A씨는 "최근 몇 년간 V리그에 외국인 감독 선임이 유행이었다. 모든 구단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팀들은 선임 자체를 더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어떤 외국인 감독은 팀 내 외국인 선수만 관리하겠다고 구단에 말했다더라.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끈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 등 성공 사례도 물론 있다. 하지만 외국인 감독 선임이 무조건 성공을 약속하거나 선진 배구를 보장할 수는 없다.
그는 "구단이 중심을 잘 잡고 팀 비전에 잘 맞는 책임감 있는 선임이 뒤따라야 한다. 아울러 팬들도 감독 혹은 구단을 필요 이상으로 흔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B씨 역시 "물론 감독 선임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한 팀의 문화와 철학을 결정한다는 생각을 갖고 신중한 선임이 있어야 많은 경질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감독을 떠나보낸 4개 팀은 모두 감독대행 체제로 우선 잔여 시즌에 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특별한 상황이 후반기 리그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선수 입장에서는 시즌 도중 감독이 교체되는 지금의 상황이 아무래도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감독대행을 중심으로 빨리 추슬러서 새로운 분위기를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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