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카테의 수많은 연극,뮤지컬덬들이 왜 이 드라마에 빠졌는가
혹은 왜 연극,뮤지컬적이 도드라지는 드라마라고 칭하는가에 대한 일개 연뮤&드라마 오타쿠의 총 리뷰.
한 오타쿠의 의견 하나라고 봐주길 바람. 가끔 왜 이 드라마를 연뮤적이라고 생각해? 라는 글들을 봐서 정리해봤어.
1. 드라마를 구성하고 있는 많은 "중요" 조연들
2. 소품들을 활용한 다양한 장면의 디테일들
3. 어떻게 보면 이 해석이 맞고, 저렇게 보면 저 해석이 맞는 다양한 드라마 해석
4. 카메라는 풀샷을 잡지만 클로즈업 수준의 연기를 하는 배우들
5. 덕후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
이렇게 5개의 카테고리로 정리가 되더라구.
1. 드라마를 구성하고 있는 많은 "중요" 조연들
이 드라마는 지나가는 엑스트라조차도 메타포로 꽉꽉 채워넣고 있어.
센차가 붙어있는 장면의 커플들 이라던가, 4화에 나온 트럭운전사를 살해한 교도소 수감인이 푸들이었다라던가.
한 명의 엑스트라를 놓치지 않고 다시 활용해.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 "중요"조연들은 금가즈를 뜻해.
중/소극장 뮤지컬에 비해, 대극장 뮤지컬들의 원캐스트 앙상블들 중, 극을 중요하게 이끌어가는 역할을 부여받은 앙상블들이 있어.
극 중에서 나오는 배역명도 있고, 그 앙상블들은 뮤지컬의 큰 축은 아니지만, 각자의 인생을 가지고 극의 중요 서사를 이끌지.
금가즈는 확실하게 빈센조의 큰 축은 아니야. 하지만 빈센조를 이루는 중요한 극의 서사이지.
큰 축은 빈센조가 한국에 와서 바벨을 무너트린다.이지만, 이 바벨을 무너트리기 위한 중요 디테일들은 금가즈가 키를 쥐고 있어.
금가즈가 금을 찾는 센조를 막아서지 않았더라면, 센조는 이미 금을 찾고 몰타로 떠났겠지. 우리 드라마는 그렇게 2부작 드라마로 종영했을꺼야.
금가즈가 각자의 인생에 대한 굴곡점이 우리에게 안보였더라면, 세탁소 사장님의 센조에게 생긴대로 살어. 라는 조언은 꼰대의 조언으로 밖에 안보였을꺼고.
각자의 인생이 맞물려 각자의 시너지를 내고, 그 시너지로 극의 큰 축을 움직이는건 드라마도 영화도 있는 이야기지만, 연뮤에서 가장 크게 다가오는 지점은
앙상블들이 연기를 못한다거나 앙상블들이 각자의 인생이 없이 연기를 하면 연뮤는 대체 저게 뭔 이야기야? 라고 흐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무대의 변화가 적고, 시간의 변화를 잘 나타낼 수 없는 연뮤에서 앙상블들의 연기로 극의 내용을 이해 시키는 지점들이 굉장히 많거든.
그렇기에 금가즈의 존재는, 그리고 메이킹에서 보여지던 금가즈와 센조와의 합은 더더욱 연뮤스러운 지점으로 다가왔어.
연기적 앙상블이란 단어는 영화나 드라마보다 무대예술에서 많이 쓰던 이야기인데, 우리 드라마의 메이킹은 정말로 극단의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끈끈함이 있거든.
배우 한명 한명이 모여 끈끈하게 연기 합을 맞춘 그 지점들.. 우리 많이 봐왔잖아?
2. 소품들을 활용한 다양한 장면의 디테일들
이 드라마는 구석의 한 소품들로도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굉장히 많아. 덕후의 뇌절 해석 아니야? 라고 할 수 있지만.. 1화에 깔아놨던 소품을 n화 뒤에 다시 회수한다던가
조명으로 보여주고 싶은 장면을 포커싱 한다던가.
16화에 센조에게 파란색 조명을, 바벨즈에게 노란색 조명을 쏴서 저 둘의 다름을 보여준다던가 하는 디테일들은, 장소의 한계성을 조명으로 극복하는 연뮤의 디테일들을 가지고 왔어.
보통 드라마는 화자를 중심으로 포커싱하는 연출을 굉장히 많이 쓰는데, 우리 드라마는 화자가 아닌 갑자기 옆의 소품을 같이 포커싱한다던가
전체 배우들을 잡는 풀샷을 보여준다던가 하면서 디테일들을 가지고 가고 있어.
마치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건 말하고 있는 화자가 아니라, 그 옆의 배우 혹은 소품이라는 듯이.
19화에서 김실장 옆 빈 공간을 잡아 홍차영이 나타나 김실장을 각목으로 칠 것이라는걸 알아봐 달라는 듯이.
https://img.theqoo.net/rUAJV
이 드라마에 몰입하지 말라면서 의도적으로 디테일을 떨어트렸지만 이 드라마를 이해하기 위한 소품들과 연출은 굉장히 디테일하게 들어가 있어. 제발 좀 알아봐달라는 듯이.
센차가 만나는 장면마다 커플들이 있던 것도 똑같은 이유지. 이 둘은 커플이 될꺼라는 암시와 세뇌를 계속 우리에게 주는거야.
연뮤 무대는 굉장히 협소하기 때문에, 필요 없는 소품은 없어.
안 쓰이는 소품은 있어도 그 자리에 있어야, 지금 이 무대가 몇년도를 말하는지, 이 무대가 어디와 어디를 뜻하는지 보여주는 장치로 사용되지.
3. 어떻게 보면 이 해석이 맞고, 저렇게 보면 저 해석이 맞는 다양한 드라마 해석
연뮤는 단 한가지 엔딩과 과정을 정해두지 않아. 더블 / 트리플 배우마다 같은 역이라고 해도 해석하는 인생이 달라.
A배우가 해석한 ㄱ의 인생은 ㄴ을 연모하는 사람이라면, B배우가 해석한 ㄱ의 인생은 ㄴ을 측은하게 생각하는 사람일 수도 있는거지.
우리 드라마에서 가지각색의 과정에 대한 해석과 리뷰들은 저런 배우마다의 해석이 다른 것과 맞물려있어. 심지어 센본과 차본이 생각하는 엔딩이 다른 것마저.
그리고 연뮤덕들마저 자신의 배우에 대한 해석이 배우와 달라 ㅋㅋ 심지어 덕후들 사이에서도 갈려.
어떠한 것을 중점으로 봤느냐에 따라 갈리기 때문에 지금 30페이지 가까이 달려가는 우리 독방의 후기 카테와도 닮아 있지.
무엇을 어떻게 보았는가, 어떠한 배경 지식을 가지고 보고 있는가에 대한 해석의 다름에도 연뮤같아 보인다.라고 말할 수 있음.
4. 카메라는 풀샷을 잡지만 클로즈업 수준의 연기를 하는 배우들
2번과도 이야기가 통할꺼 같은데, 연출은 분명 풀샷을 잡고 있지만 배우들은 뒤통수 마저도 연기하고 있어.
온천여행의 버스 안에서 금가즈를 풀샷으로 잡고 있지만 금괴의 정체와 기요틴 파일을 알고 있는 안군, 사무장, 홍차는 불안해 하는 표정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던가
설렘테스트에서 아웃포커싱 되었지만 센조가 심장 다 털린 몸짓과 표정을 보여준다던가 하는 그런 연기들.
https://gfycat.com/CapitalSpottedBlackrussianterrier
분명 카메라에 자세하게 안 잡히지만, 굉장히 디테일하게 연기를 하고 이게 이어진 호흡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무대예술을 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주고 있어.
이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른 덬이 적어준 링크 첨부할께.
https://theqoo.net/vincenzo/1987200979
5. 덕후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
3번과도 좀 통하는 이야기인데, 이 드라마는 굉장히 덕후들에게 생각을 많이 하게 해.
과연 악인인 빈센조가 금괴와 사랑을 전부 차지하는 결말이 맞는 것일까.
악인인 빈센조를 우리가 왜 응원했던 것인가.
작가는 악인을 등판하여 우리에게 무슨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은 것인가.
등등등
이 드라마가 도대체 우리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하는거지? 이 드라마로 우리는 어떠한 이야기를 전달 받아야하는거지? 에 대한 생각이 많아져.
한정된 대사 안에서, 짧게는 90분 길게는 3시간 내로 연뮤는 관객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달해야해. 그래서 표정이 더 과장되고 몸짓이 더 과장되어져있지.
우리가 이걸 이렇게 풀었을때 너넨 어떻게 받아드릴꺼야? 라는 물음을 주는게 무대예술이고 그렇기에 더 장면 곳곳의 디테일들을 분석하고 클로즈업 해서 보는데,
빈센조가 그걸 하고 있어. 이 드라마 장면의 소품들과 디테일들은 한번 봤을때는 지나가지만 여러번 보면 보이게 되지.
연뮤도 한 번 봤을 때 지나간 소품들과 조명들이 두번째 보면 아 이래서 이때 조명이 반짝 했고, 이 가사에 이 소품이 나오는 구나를 알 수 있는데, 매우 우리 드라마와 닮아 있어.
그렇기에 난 이 드라마가 연뮤와 닮아있다고 더 생각했지.
종영 한달째인 드라마에서 계속 새로 보이는 지점이 생기고, 새로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라 진짜 흥미로웠고 더 연뮤같았음.
물론 일개 드라마&연뮤 겸덬의 분석이지만 재미있게 읽었으면 그거로 만족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