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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11. 쟈니상이 해주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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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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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계는 '살아있는 인간이 상품'이란 세계입니다. 따라서 사람이 사람에게 점수를 매기는 오디션은 당연히 따라붙는 것. 게다가 여기서 만나는 스탭이 탤런트 인생을 좌우하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참고로 쟈니즈 사무소의 탤런트도 전원 오디션부터 스타트합니다.


 이력서를 스스로 제출한 뒤 약 1년 후 사무소에서 연락이 와서, 말 그대로 제 인생을 결정한 쟈니즈 사무소의 오디션을 받았습니다. 거기서 만난 것이 사장인 쟈니 키타가와 씨. 1988년 10월 31일,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일이었습니다.


 오디션 장소였던 테레비 아사히의 리허설실에 가자 100명 정도의 남자 아이들이 있어서, 솔직히 약간 기가 죽었었습니다. 그 당시의 저는 춤 따위 한번도 춰본 적이 없었고, 오디션을 받는 것 자체가 처음이었습니다. 방의 가운데로 들어갈 용기는 전혀 없어서, 한구석에 혼자서 오도카니 서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담당 직원 같은 아저씨가 와서 박스에 들어있는 주스를 모두에게 나눠주며 다들 이쪽에 와서 앉으라고 지시했습니다. '드디어 시작이구나...'라며 두근두근 사장님이나 다른 지위 높은 사람(그런 사람들이 여러 명 오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의 등장을 기다리자, 그 직원인 아저씨가 말했습니다.


 "제가 쟈니 키타가와입니다."


 "에엣?!" 그 자리에 있던 아이들 전원이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 밖에 있던 어른은 안무가인 선생님 한명 뿐.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만, 쟈니상은 젠체하는 느낌이 전혀 없기에, 완전히 의표를 찌른 형국이 되었습니다.


 저희 오디션에는 번호표도 없고, 이름을 말하고 "특기는 ~입니다!"라는 대화도 없습니다. 물론 수영복 심사 같은 옷갈아입기도 없죠(웃음) 사복인 채로 사장님이 이름을 부른 아이가 그때그때 앞으로 나서서 해보라고 한 것을 한다는 스타일입니다. 사장님이 그런 대화를 하고 있는 동안, 반대편에서는 음악이 틀어져 있어서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이 댄스 선생님께 안무를 배우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소위 말하는 조용하고 긴장감 넘치는 느낌은 전혀 없었습니다.
 저는 이력서의 특기란에 "액션적인 춤"이라고 적었는데, 사장님은 여기에 신경이 쓰이셨는지 "이노하라군은 누구야?"라고 불러서 백턴을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완성도가 낮아서 착지에 실패. "그런 건 백턴이 아니야- 전혀 못하잖아-"라는 것이 제가 쟈니상에게 들은 최초의 평가입니다.


 쟈니상과의 대화가 끝나고 다른 아이들과 섞여서 안무를 배우고 있었더니 마지막에 "다다음주에 다시 와"라고 들었습니다. 2주 후 거기에 있던 것은 5명. 이때 함께 있었던 아이들은 모두들 데뷔 전에 그만둬버렸지만 "새로 온 아이들 이쪽으로 와봐"라고 들어서 갔던 곳엔 이미 어른스러웠던 히카루겐지나 결성 직전의 스맙, 나중에 토키오가 되는 고쿠분 타이치군이나 죠시마 시게루군이 있었습니다.


 '나같은 애를 여기까지 키워준 그 교육이란 어떤 것이었을까'라고 생각했을 때, 특히 기억나는 것이 타이밍에 관한 것입니다.
 타이밍의 좋고 나쁨은 무대에 한하는 것이 아니라 버라이어티나 드라마 등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것에 통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마주치는 게 2초 정도 엇갈리는 것만으로 "아아- 놓쳐버렸잖아, 최악이야-"라고 듣곤 했습니다. 당시엔 '그런건 내 탓이 아니잖아'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분명 '정말로 굉장한 놈은 그런데서도 운이 좋다'라는 것이 쟈니상의 지론인지도 모릅니다. 일반적인 상식과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지만, 확실히 연예계란 것은 그런 면이 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무대 위에 서진 않지만, 무대 뒤에서는 정말로 속전속결이신 분입니다. 중학교 때의 일인데요, 제 운동회에 토키오의 마츠오카 마사히로와 둘이서 보러 온 적이 있습니다. 셋이서 놀기로 약속을 했던 어느 일요일에, 저는 운동회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곤, 실망하는 마츠오카에게 "릴레이에서 마지막 주자라 도저히 빠질 수가 없어"라고 사과했더니, 당일에 쟈니상과 마츠오카가 와 버린 것입니다. 무엇이 위험하냐하면, 사실은 마지막 주자라는 것은 거짓말로, 세번째 주자였거든요. 그렇지만 설마 올거라곤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마지막 코너를 도는 지점에서 쟈니즈의 사장의 모습을 발견하고 "에엣, 어째서 여기에!"라고 깜짝 놀랐습니다. 마츠오카는 "너 마지막 주자가 아니잖아!! 바보자식!!"이라며 전혀 기쁘지 않은 응원까지 해주어서 기분은 최악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마지막 퇴장곡이 토시짱(타하라 토시히코)의 <NINJIN 무스메>였던 것에 쟈니상은 "이거 토시의 곡이잖아!"라며 정말 신이 났습니다. 그리고 "이런 옛날 곡이어도 운동회에 쓰는구나..."라며 애틋한 기분인 듯 했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쟈니즈의 사장이 일부러 운동회에 와 주다니 있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저는 기분을 바꾸어 여기까지 와 준데에 솔직하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쟈니상은 최근, 저와 타이치군이 하고 있는 <R30>이란 토크방송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고 있는 듯, 지난번엔 "그거 최고지-"라고 칭찬해주셨습니다. 타이치군에겐 그 뒤에 "요전번에 게스트로 나왔던 축제 같은 걸 연구하는 사람 좋더라-"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축제같은 걸 연구하는 사람'이란 미우라 준 씨. 저희들의 방송을 통해서 쟈니상이 지금까지 접점이 없었던 장르의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저에게 있어 숨은 수확입니다.





제목에 날짜가 없는 이유는, 이 글은 연재 땐 없었고 책을 내면서 새로 쓴 부분이기 때문이야!

오디션이랑 쟈니상이랑의 일화를 이렇게 자세히 들은 건 처음인 것 같은데, 쟈니상 이놋치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ㅠ


그리고 댓글 달아주는 덬들 항상 너무너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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