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보러 다니면 꼭 듣는 말이 있어.
“올해 충 들어온다는데 괜찮을까?”, “자오충이면 사고 난다던데…” 이런 얘기들 말이야.
근데 이건 정말 오래된 오해야. 충이 들어온다고 무조건 나쁜 일 생기고, 합이 있다고 무조건 좋은 일 생기는 게 아니거든.
사실 충이랑 합은 길흉을 말해주는 게 아니라,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을 알려주는 개념이야.
이걸 이해하면 사주 해석이 완전 달라져.
합(合)은 ‘엮임’이야
합은 말 그대로 서로 끌리고 엮이는 거야. 그래서 처음엔 되게 좋아 보여. 사람 사이에 연결이 생기고, 관계가 만들어지고, 어떤 일은 협력으로 풀리기도 하니까.
근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너무 엮여서 꼼짝 못 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
예를 들어, 새로운 기회를 잡아야 하는데 기존 관계나 상황에 묶여서 못 움직일 수도 있지.
방국처럼 세력이 강하게 엮이면, 자기들끼리만 뭉치고 다른 오행을 배척하는 식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심지어 쟁합, 투합처럼 ‘합이 너무 강해서 오히려 싸움 나는’ 케이스도 있어.
결국 합은 “좋다, 나쁘다”보단 “묶인다, 고정된다”는 성질로 보는 게 맞아.
충(沖)은 ‘부딪힘’이야
충은 이름 그대로 부딪히고 깨는 에너지라서 사람들이 겁을 많이 내.
갈등, 단절, 파괴, 이별 같은 단어가 먼저 떠오르니까.
실제로 그런 작용도 있어. 관계가 틀어지거나, 기존 질서가 깨질 수도 있지.
근데 그게 전부는 아니야.
충은 ‘멈춰 있던 걸 움직이게 하는 힘’이기도 해.
묶여 있던 걸 풀고, 닫혀 있던 걸 열어주고, 정체된 상황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하거든.
그래서 충이 들어올 때 뭔가 갑자기 일이 터지는 것 같아도, 그게 꼭 나쁜 방향만은 아니야.
오히려 새로운 시작이나 생산, 전환이 일어나는 시점일 수도 있어.
예를 들어 일주가 정축일주인 남자가 있다고 해보자.
이 사람 사주에 재성인 금 오행이 거의 없고, 축토 속에 신금 하나만 숨어 있는 거의 무재 사주야.
근데 대운이나 세운에서 미토가 들어오면 축미충이 일어나지?
일지 충이니까 ‘결혼 깨지나?’ 이렇게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반대야.
이건 창고를 여는 ‘충개고’ 작용이야.
축토라는 창고 속에 있던 신금 재성이 밖으로 드러나는 거지.
그래서 오히려 그 해에 여자친구가 생기거나 결혼할 수도 있어.
이게 충이 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생산으로 작용하는 전형적인 예야.
결국 핵심은 ‘변화’야
합과 충은 길흉의 개념이 아니라 변동의 인자야.
합은 엮이면서 고정시키고, 충은 부딪히면서 바꾸는 거지.
묶여서 답답한 상황이라면 충이 와서 터뜨려주는 게 오히려 약이 되고,
불안정한 관계라면 합이 와서 단단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어.
그러니까 합이든 충이든 좋다, 나쁘다로 단정하지 말고
그게 사주 전체 흐름 속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를 보는 게 진짜 중요해.
결국 사주는 정적인 구조가 아니라, 계속 변화하는 생명 같은 거야.
합과 충은 그 생명이 움직이는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일 뿐이지, 단순한 길흉표는 아니야.
이 관점을 잡으면, 사주가 훨씬 깊고 입체적으로 보이게 돼.
이런 부분도 모르고 충이라 무조건 나쁘네 정성을 들이거나 부적써야해
넌 삼재야 이런걸로 몰아붙이는 사람 있으면 꼭 걸러내야해. 기본도 모르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