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갑자기 좋아하게 된 게임 커플 온리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인생 처음으로 일본 2차 행사를 가게 됐어
20대 때도, 30대 때도 한 번도 안 가봤던 걸 40대가 돼서야 가게 될 줄은 몰랐어
애 둘은 남편에게 맡기고, 혼자 1박 2일로 도쿄에 다녀왔어
도쿄에 가는 것도 거의 15년만...
행사는 일요일이었고 월요일엔 출근해야 해서 토요일에 출발해서 일요일 밤에 돌아오는 일정
빅사이트가 하네다 공항이 가깝다길래 하네다로 갈까 했는데,
비행기 값이 나리타보다 15~20만 원이나 비싸더라 ㅠㅠ
그래서 토요일에는 나리타로 가서 바로 이케부쿠로를 조금 구경했고,
일요일에는 행사 끝나자마자 하네다로 가서 밤 8시 비행기를 타고 돌아왔어
집에 도착하니까 월요일 00시 30분ㅋ
일반참가가 처음이라 몇 시에 가야 하는지도 몰랐어
공지에는 7시 전에 줄 서지 말라고 써 있었는데,
후기 보니까 다들 훨씬 일찍 간다길래 괜히 마음이 급해졌어
호텔을 힐튼 아리아케로 잡았는데, 아침 6시에 창가에서 밖을 보니까
역에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와서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더라
그걸 보자마자 조식 포기하고 (원래 안 먹을 생각이긴 했지만) 6시 반도 되기 전에 체크아웃 했어
그냥 사람들 따라 걸어갔는데 처음 가는 길인데도 다들 같은 방향이라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도 되더라

근데 날씨가 문제... 눈이 정말 많이 오고 있었거든.
밖에서 줄 서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빅사이트 안으로 들여보내줘서 눈도 안 맞고 덜 추웠어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내 앞에도 사람이 꽤 있었고 뒤에는 계속 계속 줄이 늘어나더라
그걸 보면서 이 행사는 무조건 일찍 와야 하는 거구나 싶었어


이거 뒤로 2,3배는 더 서 있었던 듯
4시간을 기다려야 했는데, 이상하게 시간은 금방 가더라
자기 자리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으니까 중간에 화장실 다녀와도 아무렇지도 않았고
간이 의자 가져온 사람도 정말 많았어. 그냥 바닥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많았고
다들 휴대폰 보거나 가방 정리하거나... 대화도 엄청 조근조근하더라
입장이 시작되자 뛰지 말라는 안내가 나왔는데도 뛰는 사람은 있고 ^^;
나도 최대한 빠르게 내가 제일 먼저 가야 할 부스로 향했어
꽤 앞 번호라고 생각했는데, 도착해 보니까 벽부스 쪽에는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어
이 사람들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 싶고...
그렇게 한 시간 반 동안 고군분토 하듯 원하는 부스를 돌면서 책을 샀고
그 다음 한 시간 정도는 일반 부스를 천천히 둘러봤어
그런데 1시쯤 되니까 벌써 정리하는 분위기가...
3시 마감이라 다 못 살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완매라서 못 사는게 문제ㅋ
노벨티도 일찍 줄 섰는데 못 받은 것도 있었고
부스마다 준비한 수량이 이렇게 다를 줄은 몰라서 조금 아쉬웠어
그래도 좋아하는 장르, 좋아하는 커플, 애정이 담긴 동인지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손에 들고 있으니까 여기가 진짜 천국 같더라.
이렇게 큰 공간에 사람들이 모여 같은 걸 좋아하고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
다들 줄도 잘 서고 살짝 부딪쳐도 웃어 넘겨주고 끝줄 종이 들고 있는것도 잘 넘겨주고
이미 늙고 지친 덬이라 체력이 한계에 와서, 예전에 좋아했던 다른 장르 쪽으로 갈 생각은 아예 못 했어
눈도 다행히 더 안내리고
행사 끝나고 호텔로 돌아가서 짐 찾고, 그대로 하네다 공항으로 리무진 타고 갔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수월했고, 무엇보다 너무 신기했어. 도파민이 계속 돌더라.
갈까 말까 고민하는 덬들이 있다면, 진짜로 고민하지 말고 한 번은 꼭 가보라고 ㅜㅜ
담에 또 가볼 예정!!
너무 싱나 오늘 일 못 하는 무묭이 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