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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하이큐 츠키히나 * 내가 지켜보는 미래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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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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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기억하고 있어?

                                                                                   우리가 처음 만나던 그날을

 

 

 

 

 

 

*

 

유독 더운 날이었다. 여름... 여름, 여름. 그래, 여름이었다. 우거진 나뭇잎들이 흔들거리고, 바람 한 점 없이 잔잔한 하늘, 햇살은 아플 정도로 뜨거웠던 어느 여름의 날. 평소와 같이, 평소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던 날, 나는 자살을 결심했다.

 

 

이유를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었다. 내가 이 삶에 미련이 없다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한지. 나는 이미 이 삶에 흥미를 잃었고,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전개된 삶이라면 차라리 죽고 다시 태어나는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지루하고, 지루하고, 지루하고. 높은 빌딩에 부딪혀 부서지는 햇살이 따가워 살짝 눈살을 찌푸렸을 뿐, 딱히 기분이 상했다거나, 짜증이 난다거나 하는, 그런 기분의 연장선이 아니다. 나는 언젠가부터 아무런 기쁨도 느끼지 못했고, 아무런 슬픔도 느끼지 못했으며, 분노, 짜증, 쾌감. 마음으로부터 폭발하는 감정의 외침 따위 나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지독히도 무감각스런 사람이 되어 있었기에. 평범함의 미덕? 평범한 삶의 소중함? 멋진 말이지만, 딱히 새겨듣고 싶은 말은 아니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너희들은 모른다. 몰라, 모른다고. 그러니 내게 그렇게 충고한다는 듯 말하지 말아라. 너희는 끝까지 나를 이해할 수 없을 거야.

 

 

 

"츳키, 내일 약속 있어? 별 약속 없으면 나랑 어디 좀 같이 가 주라."

미안.

"어이, 츠키시마. ...나, 랑, 연습 좀 같이, 하자."

싫어.

"츠키시마."

싫다고.

"츠키시마~"

싫다니까.

 

 

 

어째서인지 오늘따라 내게 약속을 청하는 사람이 많았다. 평소에는 있는 듯 마는 듯이었는데, 내가 그리 존재감이 있는 사람도 아니었을 테고, 다른 사람들이 많은데 굳이 내게 말을 걸 이유도 없다. 같은 부활동에 속해 있다, 어릴 적부터 아는 사이였다, 이웃이다, 뭐 이런 것들 외에는 나와 그 어떤 접점도 없는 사람들 주제에, 오늘따라 내 얼굴에 흐르는 이상한 기류를 눈치채기라도 한 듯이 문득 말을 걸어왔다.   ...귀찮게.

 

 

어서, 어서 집으로 가자. 어서 집에 들어가서, 약을 먹고, 영원히 잠들어 버려야지. 감기는 시선의 끝에는, 무언가 새로운 것이 있을까? 넓고 넓은 우주를 부유할 수 있을까? 뭐 그런, 의미 없는 가정들. 지금 내가 여기서 사라진다고 해도 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누군가... 슬퍼는 해 주겠지만 그것도 한 순간. 어차피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잊혀질 것이고, 그들은 그들만의 시간을 살아 나가게 될 것이다. 달라지는 것은 없다, 변하는 것이 없다, 바뀌는 것도 없다. 나는 그런 존재일 뿐, 내가 타인을 생각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는 그다지 중요한 존재가 아니겠지. 이대로 잠에 빠져들어, 몇 백년 후 미래에 다시 깨어난다면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작게 하품하며 약국에 들어섰고, 뻐근한 어깨를 두드리며 수면제를 사고, 달 하나 보이지 않는 새카만 하늘을 바라보며 길을 걸었다. 1시간? 아니, 30분. 30분 후에 나는 죽는다. 죽을 것이다. 그렇게 결심한 밤 10시의 어느 거리. 자,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오늘은 날도 흐렸고, 아무리 여름이라지만 이미 해는 진 지 오래다. 근처에 딱히 가로등이라거나 네온사인 같은, 빛나는 물체도 없다. 그런데... 그런데, 왜 이렇게 눈이 부신 걸까.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아무렇지... 않았는데. 이 골목에 들어선 이후부터, 눈이 부셨다. 너무 부셔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릴 만큼, 아플 정도로 눈이 부셨다. 흐려진 눈가를 간신히 매만져 치켜떴을 때,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뭐랄까, 분명히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음에도, 사람같지 않은 빛을 뿜어내는 그... 존재. 그래, 존재라고 하자. 어느 순간 내 앞에 나타난 그 존재는 태양을 닮은 머리칼을 지닌, 태양처럼 빛나는. 태양이 사람의 모습을 하고 나타난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을 만큼 눈부신, 그런 존재였다.

 

 

 

"...츠키시마?"

 

 

 

 

 

 

 

 





삘 받은 김에 썼는데 뒷부분이 도저히 안 써져서 앞부분부터 올림... 뒷부분도 기대해줘...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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