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뒤로 던져버리고 미친 듯이 쫓아가고 싶어질 때가 있다.
모래처럼 알알이 쏟아지는 무수한 사람들 속에서도 나는 당신을 닮은 그림자를 찾을 수 있다.
익숙한 향기를 맡는 것만으로도 온 몸이 그 향기에 얽힌 기억을 모조리 떠올려버리는 것처럼,
나를 얽고 있는 모든 사물의 끝에는 당신이 얽혀 있었다.
나는 항상 그렇게 당신을 생각하고, 쫓아가고, 닮아간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은 과거이다.
내 과거 속의 너는 항상 그대로인데 그런 너를 바라보는 나는 계속해서 변해간다.
나를 쫓고 있는 너의 푸르고 깊은 눈동자가 나는 싫었다.
그런데 이제는 녹음이 드리운 푸른 그림자만 보아도 나는 너를 떠올린다.
그늘을 찾아 걸어가는 동안에도 나는 너의 시선을 찾는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몸이 과거를 그리워한다는 것일 테지.
나는 항상 그렇게 너를 생각하고, 행여나 네가 따르지 않을까 뒤를 돌아본다.